[Opinion] 2000s 팝송들을 추억하다 [음악]

그 시절, 내 가슴을 뛰게 했던 팝송
글 입력 2023.01.19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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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처음’은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다. 첫 직장, 첫키스, 첫 월급을 사용한 곳…. 무언가를 처음 접하고 처음 한다는 것은 그만큼이나 새로운 감각이다. 2000년생 토종 한국인인 내가 난생 처음 팝송이라는 외국 문물은 접하게 된 것은 막 2000년 후반으로 넘어가던 초등학생 때의 일이다.


학교 수업시간에 틀어 준 에이브릴 라빈의 노래부터 시작해, 집에서 컴퓨터로 찾아 수없이 들었던 노래들, 지금 보면 아무것도 아닌 듯 느껴지지만 초등학생이었던 나에게는 상당한 문화충격이었던 몇몇 뮤직비디오들…. 이후로 시간이 흐르며 내 플레이리스트에는 수많은 팝송과 각종 외국 힙합 노래들이 추가되었지만, 아직도 초등학생 시절 나에게 신세계와도 같았던 노래들은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들을 노래가 없어지면 귀신같이 그 시절 내가 좋아했던 노래들을 찾는다. 이제는 까마득해져버린 초등학교 시절의 기억이나, 컴퓨터 수업 전 5분 교실에 먼저 도착해 친구들과 노래 한 곡을 듣고 있는게 소소한 행복이었던 시절이 희미하게 생각난다.

 

Y2k 패션이며 온갖 복고 유행이 판을 치는 세상이다. 사람은 가지지 못한 것을 원한다던데, 지나간 시절의 향수를 간접적으로나마 느끼고 싶은 건 모두에게 공통된 사항인 것 같다. 2000년대 초반, 내 심장을 뛰게 만들었던 노래 세 곡을 추천한다.

 

 

 

Avril Lavigne - Sk8er Boi


 

 

 

초등학교 영어 수업시간에 보여 준 이 노래의 뮤직비디오를 보고 나는 짙은 펑키한 아이라인에 통 큰 바지를 입은 에이브릴 라빈에게 한 눈에 반했다. 에이브릴 라빈은 당시 내가 한창 빠져있던 미국 하이틴 로맨스 드라마에 등장하는 예쁘고 인형 같은 눈을 한 여고생들과는 다른 종류의 멋짐이 존재한다는 것을 처음 알려 준 사람이다.


이후 펑크나 록 음악을 듣게 된 것에도 아마 에이브릴 라빈이 나에게 심어준 펑키한 쿨한 사람의 이미지의 영향이 분명 있었다. 십대의 감성에 잘 들어맞는 가사와, 뮤직비디오 속 에너지 넘치는 에이브릴 라빈의 모습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노래다.

 

어린 초등학생의 마음에 고등학생이 되면 스케이트 보드를 배우고, 뮤직비디오 속 에이브릴 라빈 처럼 살아보겠다 다짐하기도 했었다. 스물을 넘긴 지금도 나는 무서워서 보드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에이브릴 라빈과 닮은 구석이라고는 긴 머리와 통 큰 바지 뿐이지만 말이다.

 

 

 

Soulja Boy - Kiss Me Thru The Phone (Feat. Sammie)


 

 

 

저절로 머리를 흔들게 만드는 흥겨운 노래다.

 

초등학생 시절의 나에게는 유튜브보다 네이버 검색이 더욱 익숙했다. 새로운 노래를 찾고 싶을 때에는 네이버 블로그와 카페에 ‘팝송 추천’이나 ‘가사 해석’을 쳐서 좋은 노래들을 발견하곤 했다. 이 노래도 네이버 블로그를 돌아다니다가 발견하게 되었다. 기계음과 랩이 적당한 비율로 섞인 이 노래가 신기하면서도 중독성있게 다가왔다.


한동안 거의 잊혀져있던 이 노래를 최근 들어 다시 자주 듣게 되었다. 참 신기한 일이다 – 젊음의 거리라는 홍대 술집에서 2008년 발매된 이 노래가 흘러나오다니 말이다. “Baby, you know that I miss you”로 시작하는 후렴구는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내 머리를 가볍게 흔들게 한다.

 

사람의 흥을 돋우는 데에는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다. 단순하고 유치할지라도 예측 가능하고 신나는 비트와 복잡하지 않은 가사. 그것이면 충분하다.


 

 

The Great Escape – Boys like Girls


 


 

2000년대 후반 ~ 2010년대 초반 tv광고에 자주 등장하던 팝송이다. 나도 한창 팝송에 관심이 많던 시절, 광고에서 배경음악으로 이 노래가 사용되는 것을 듣고 단번에 반해 제목을 검색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후렴구에서 시원하게 터지는 보컬의 목소리와 단순하면서도 웅장한 멜로디라인은 들을 때마다 벅찬 감정을 준다.


학교에서 학생들이 교실을 뛰쳐나가고, 공연장에서 밴드의 공연을 보며 노래를 따라부르는 모습이 등장하는 뮤직비디오는 뻔하지만 그 시절 좋아했던 하이틴 영화와 미드를 떠올리게 한다. 언제 들어도 기분 좋은 벅참과 떨림을 주는 곡이다. 2000년대 후반 어리고 순수하게 세상에 대한 기대에 가득 차 있던 시절을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음악인들은 계속해서 등장하고 음악은 계속해서 발전한다. 음악은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시도하며, 그 장르는 세분화되고 사운드는 보다 섬세해진다. 하지만 때로는 투박하고 단순하지만 어딘가 마음을 건드리는 그 시절 노래를 듣고 싶어진다.

 

나의 플레이리스트는 오늘도 잠시 시간 여행을 한다.

 

 

 

박소현.jpg

 

 

[박소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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