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아기자기한 영화의 한 장면 : 맥스 달튼, 영화의 순간들 63

글 입력 2023.01.03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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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자기함을 좋아한다. 뜯어볼수록 재미있고, 어딘가 기분 좋게 만들고. 심지어 어감도 귀엽다.


영화의 장면들을 아기자기하게 그려낸 <맥스 달튼, 영화의 순간들 63>에 다녀왔다. 자세히 볼수록 귀엽고 재미있는 맥스 달튼의 상상력을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전시는 1막 영화의 순간들, 2막 웨스 앤더슨 컬렉션, 3막 맥스의 순간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 기억에 크게 남는 3요소를 위주로 감상을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아기자기하고 재미있는 그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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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재미있던 그림을 말하자면 바로 A love story.

 

사랑 영화의 주인공들을 담아 놓은 그림이다. 처음에 흘긋 볼 때는 몰랐지만 한참을 그림을 지켜보고 있으니 아는 주인공들이 보인다. <타이타닉>의 로즈와 잭,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레트와 스칼렛, <문라이트 킹덤>의 샘과 수지, <가위손>의 킴과 가위손 등.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디테일이 보인다. <사랑과 영혼>의 몰리와 샘을 살펴보면 '영혼'에 해당되는 샘의 외곽은 흐릿하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의 벤자민은 영화 속처럼 노인의 모습을 하고 있다.


짝 없이 홀로 서있는 남자도 보인다. 바로 <그녀>의 테오도르. 자세히 보면 그의 셔츠 주머니에 영화 속 파트너가 보인다. AI 운영체제 '사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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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그림은 영화를 알면 알수록, 그림을 보면 볼수록 선명히 보인다.

 

<지브리 스튜디오> 시리즈, <007> 시리즈, <이터널 선샤인> 등 작품의 모티프가 되는 영화를 더 많이 보고 왔다면 그림을 더 자세히 읽어낼 수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절로 든다.


특히나 2막을 구성하는 웨스 앤더슨의 영화 <프렌치 디스패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등을 감상한 후에 전시를 본다면 그림의 동화 같은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알면 알수록 더 즐길 수 있는 그림들과 동화 같은 상상이 가득하다.


 

 

봉준호 완전체 섹션



작품들을 열심히 보다 보면 어느 순간 익숙한 장면들이 보인다. 바로 '봉준호' 감독의 영화들.


아는 영화들이 보인다. <살인의 추억>, <설국열차>, <마더>, <기생충> 등. 그중 <기생충>의 장면을 옮겨 놓은 그림들을 볼 수 있었다. 이번 전시에는 63아트 전시만을 위한 신작 일러스트와 봉준호 감독 완전체 섹션이 최초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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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그림은 그중 가장 재밌던 그림. 영화를 알고 본다면 보이는 디테일들이 많다. 방 안에서 키스하고 있는 기우와 다혜, 주방 쓰레기통에 놓여 있는 피(사실 핫소스) 묻은 휴지, 주방 아래 온몸으로 문을 닫고 있는 문광, 지하실에서 스위치를 누르고 있는 근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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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의 <마더> 또한 영화 자체가 인상 깊었기 때문인지 그림을 오래 뜯어볼 수 있었다. 영화 속 중요한 장면들을 한 폭의 그림에 눌러 담았다. 경찰차에 연행되는 도준, 도준을 따라 뛰어가는 엄마. 난간에 걸린 모습 그대로의 피해자 문아정, 그림의 뒤편 불타고 있는 고물상까지. 마치 숨은 그림 찾기를 보는 것도 같다.


영화를 좋아한다면, 그리고 봉준호를 좋아한다면 분명히 즐길 수 있는 전시이다.


 

 

영화 그 이상의 상상, 맥스의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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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모티프가 아닌 그림들도 보인다. 3막에는 LP 앨범의 커버, 그림책, 화가의 작업실 등이 전시되어 있다.

 

그중 화가의 작업실 시리즈가 꽤나 재미있었다. 앤디 워홀과 모네, 프리다 칼로, 잭슨 폴록 등의 작업실을 바라보면 실제 예술가들의 작업실이 이렇게 생기지 않았을까 하는 기분이 든다. 수많은 아티스트의 작업실 중 모네의 작업실은 야외 정원이 된다는 디테일에 괜히 미소가 지어지기도 했다.


3막의 그림들을 보다 보면 맥스 달튼의 상상력의 원천을 엿볼 수 있다. 직전에 보았던 1막과 2막의 그림들을 다시 관람하고 싶어질 정도로. 실제로 왔던 길을 돌아가 두 번째로 관람했을 때, 그림들이 더욱 유쾌하게 다가왔다.


세밀하게 배치한 디테일과 동화같은 표현력. 아기자기한 영화 속 한 장면들이 가득한 <맥스 달튼, 영화의 순간들 63> 전시. 전시를 완성해 주는 건 이번 전시가 63빌딩에서 진행된다는 점이다. 한강이 보이는 야경은 전시장에서의 순간을 더 낭만적으로 만들어 준다.


영화를 감상한 후 다시 방문하면 더욱 재미있을 전시, <맥스 달튼, 영화의 순간들 63>.


 

[이혜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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