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푸른 언덕 위 그림 같은 집은 현실이었어, 책 '집이라는 모험'

글 입력 2022.12.11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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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모험_표1.jpg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드림 하우스 하나쯤은 가슴속에 품고 살아갈 것이다. 나에게도 드림 하우스가 있다. 언젠간 현실화시키고 싶긴 하지만, 어쩌면 말 그대로 꿈으로 남게 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다. 현실적으로 말이다.

 

그런데 여기, 자신의 드림 하우스를 실현시킨 한 여성이 있다. 세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그녀는 오래부터 자연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집을 꿈꿔왔다고 한다. 우연히 만난 지금의 집에 눈과 마음을 빼앗기곤 덜컥 이사를 결정했다고 한다.

 

아무나 못 갖는 드림 하우스에 입성하게 되었으니, 이제 남은 것은 꽃길뿐일 줄 알았다. 흠... 과연 그럴까? 책 <집이라는 모험>을 통해 실제 그녀의 삶을 들어보니, 꼭 그런 것만도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역시 현실은 현실! 산다는 건, 드림 하우스에서조차 쉽지 않은 가보다.

 

집이 오래되어 바람이 숭숭 드는 것은 기본. 벌레와의 동거는 이제 아무렇지도 않은 수준이 되어 버렸다. 차라리 벌레만 나오면 좋으련만. 뱀과 쥐, 심지어 외부인들까지 그녀의 삶을 침범하고 있었다. 도시에서는, 아파트에서는 결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삶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전원생활의 판타지를 한 방에 날려버리는 화끈한 이야기들을 듣고 있자면, 환상에 부풀었던 마음을 고이 접어 주머니 속에 넣게 된다. 추위에 정말 약한데... 도시에 살면서, 작은 벌레 한 마리에도 난리가 나는데... 뱀이랑 쥐는 또 뭐람!

 

그중에서도 가장 나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은 뭐니 뭐니 해도 최종 빌런! 바로 사람이다.

 

단독 주택의 개방형 구조를 존중해 주지 않는 사람들은 너무 끔찍하다.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고개를 젓게 된다. 집은 그 무엇보다 보호받아야 하는 사적인 공간이라는 사실을 그들은 정녕 모르고 있는 것일까? 프라이버시가 세상 그 무엇보다 소중한 나로서는 절대 용인할 수 없다.

 

그럼에도 빙긋 웃으며 창밖으로 보이는 자연이 너무나도 아름답다 말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또 몰래 꿈을 꾸게 된다. 넓은 마당에서 뛰노는 아이들, 모닥불과 캠프파이어, 심지어 벽난로까지! 동화 속에서 자주 만났던 따스한 풍경이 눈에 선하다(실은 몹시 춥다고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진정 아파트에서는 느낄 수 없는 낭만이지 않을까?

 

책 <집이라는 모험> 덕분에 이리도 생생한 전원생활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다. 나의 드림 하우스도 도심이 아닌 외곽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멀리서 보았을 땐 몹시 아름다운 풍경이었지만, 실제 그 안에 들어간다는 것은 또 다르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솔직히 내가 과연 그 삶을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밀려왔다.

 

하지만 이런 걱정을 미리 할 수 있게 해준 책 <집이라는 모험>에게 감사하다. 살아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한 쪽 면만 보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책을 통해 눈 감고 있었던 다른 쭉 면을 볼 수 있게 된 것 같다.

 

아무래도 나는 아파트를 떠날 수 없을 것 같다. 이미 이 안락함에 길들여져 버렸다. 대신 자연이 보이는 위치에 자리한 아파트에 살고 싶다. 그곳은 현재 살고 있는 이곳이 아닐지도 모른다. 훨씬 먼 곳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어찌 되었든 오늘도 나는 나의 드림 하우스를 가슴속에 품고 살아간다. 크게 바뀐 것은 없다.

 

 

[김규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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