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뱁새가 황새와 살아가는 법 [사람]

글 입력 2022.12.0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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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12월 이맘때 즈음이다. 마음도 머리도 온통 복잡해지는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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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갑작스럽게 차가워지면 어떻게든 잠재워 놓았던 불안이 깨어난다.

 

지난 1년을 돌이켜 보았을 때 과연 의미 있는 삶을 살았는지, 내년은 어떤 계획을 세워 무얼 일구어야 뒤처지지 않을지, 불안함이 아지랑이처럼 일렁여 마음을 마구 흔들어 놓는다. 괜찮다고 나 자신을 속여 보기도 했으나 마음이 더 무거워질 뿐, 감정은 해소되지 않는다.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 가랑이 찢어진다"라는 속담 속에서 나는 언제나 뱁새를 맡는다. 황새들을 보고 높은 목표를 세우지만 이내 가랑이가 위험해지는(?) 뱁새.

 

그렇다면 뱁새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특히나 요즘 들어 수많은 황새들 사이에서 불안함을 자주 느끼는 '뱁새 1' 나름의 노하우를 정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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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 1. 주저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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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앉는 것도 용기다.

 

내 페이스에 맞게 잠시 숨을 고르는 건 절대 부끄러운 게 아니다. 가랑이를 지켜야 다시 나아갈 것 아닌가.

 

이를 잊고 달리다 가랑이가 찢어지는 날에는 오히려 회복을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거나 모든 기력을 잃어버릴 수 있다. ‘황새를 그만큼이라도 따라갔다’라는 점을 인정해 줘야 한다. 분명 황새를 따라 하려 노력했기에 뱁새 혼자 걸었을 때보다는 먼 길을 왔을 것이다.

 

잠시 주저앉자. 쉬자. 이 정도에서 지치는 사람이라는 걸 인정할 필요가 있다. 잠시 하던 일을 놓고 쉬다 보면 다시 앞으로 나아갈 힘이 생긴다. 더 먼 길을 나아가기 위한 전략이다.

 

투자라고 생각하자.

 

 
 

Step 2. 돌이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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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앉아 지난날들을 돌이켜 본다.

 

분명 나는 비슷한 고민을 했고, 이 고민을 분명 지나쳐왔다. 작년과 재작년 이때 즈음의 일기를 보면 지금과 별다를 것 없는 속마음이 널브러져 있다. 하지만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걱정은 어느 순간 사라지고 즐겁다는 이야기를 찾을 수 있다.

 

과거의 나는 같은 고민을 했으나 어쨌든 잘 이겨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 과거의 나를 보면 지금의 내 잡념도 곧 지나갈 것임을 알 수 있다. 설령 같은 고민이 아니더라도, 언제나 장애물들을 헤쳐왔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나를 돌이켜 보고 나 자신에게서 용기를 얻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Step 3. 일단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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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쉬거나 과거의 나에게서 자신감을 얻었다고 해도 불안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을 때가 있다.

 

해야 할 것들이 있는 상태에서 쉬었을 수도 있고, 무언가를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기에 여전히 부담이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충분히 쉰 이후, 일단 해보자. 가장 간단한 것부터, 내가 가볍게 할 수 있는 것부터 처리하자.

 

휴식을 취하고 어느 정도 회복한 후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다시 시간을 낭비했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질 수 있다. 쉴 만큼 쉬었으면 다시 조금씩 도약한다. 자리에서 일어나 종종걸음을 걷자.

 

원할 때 언제든 다시 날아갈 추진력을 얻기 위해.

 
 

 

Step 4. 넓게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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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건 황새를 따라잡아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황새는 황새고, 뱁새는 뱁새다. 뱁새는 황새보다 다리가 길진 않지만 귀엽고 뽀송뽀송한 털을 가지고 있다. 뱁새는 한 번의 걸음이나 날갯짓으로 황새보다 먼 거리를 이동하진 못할지라도 황새의 덩치로 통과하지 못하는 장애물 사이를 통과할 수 있다.

 

멀리 나는 황새가 있고, 달걀을 제공하는 닭도 있다. 사람들에게 재미를 주는 앵무도 있고 꼬리가 화려한 공작도 있다. 그리고 사실 황새보다도 거대한 타조도 존재한다. 비교에는 끝이 없다.

 

모든 사람은 똑같을 수 없다. 그러니 나는 타인과 ‘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상기하자. A라는 능력이 부족했다고 하면 B라는 능력이 뛰어날 것이다. 내 나름의 강점을 찾고 자신감을 회복하자. 그리고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지 말자.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는 거다. 나는 나일 뿐이다.

 

내가 뱁새로 태어났다면, 뱁새 나름의 강점을 찾아야지 뭐.

 

*

 

뱁새가 황새를 쫓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한 과정은 뱁새를 지치게 만들기도 하지만 뱁새를 성장시킨다. 노력한 뱁새는 빠른 뱁새가, 지구력 좋은 뱁새가, 성장이 잘 돼 다리가 긴 뱁새가 되었을 것이다. 황새를 쫓아가야만 한다거나 황새를 앞지른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자.

 

그리고 내 성장에 도움이 될 정도로만, 내 페이스를 유지할 정도로만 황새를 이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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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끝까지 읽은 당신은 더 나아지고자 하는 용감한 뱁새일 것이다. 뒤처질까 불안함을 느끼고 뒤처졌다는 생각에 우울함을 느낀다면, 당신은 잘 버텨내 온 사람이라고 인정해 주자.

 

우리의 용맹하고 소중한 날갯짓이 지속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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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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