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에 의인화 한스푼

글 입력 2022.10.19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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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에 의인화 한스푼

 

 

[크기변환]광고에 의인화 한스푼.jpg

 

 

사람이 아닌 것에 사람의 특성을 부여하는 의인화. 의인화는 인간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인간이 지닌 긍정적 요인들을 의인화된 대상의 평가에 반영할 수 있다[1]는 이점을 가진다. 이런 이유로 의인화는 많은 광고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번 광고미식회에서는 의인화가 녹아든 광고 세 편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의인화가 광고 속에서 어떻게 드러나, 얼마나 풍미를 더해주는지 확인해 보자. 참고로 기사를 읽기 전 해당 광고를 먼저 확인하고 온다면 광고 고유의 맛을 보다 선명하게 음미할 수 있을 것이다.


의인화 – 제품이 얼마나 사람처럼 표현되었는가? 

전달력 – 의인화가 광고 메시지 전달에 도움을 주는가? 

각인력 – 광고가 얼마나 인상깊은가?

브랜딩 – 의인화가 제품의 이미지를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주었는가?

스토리텔링 – 의인화된 광고가 풍부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가?

 

 

요즘 언택트 때문에 바쁘다던데… (2020)

 


 


‘반도체는 어떤 일을 하나요?’ 설명이 다소 어려워 보이는 이 질문. SK 하이닉스는 반도체를 사람으로 바꾸어 영리하게 대답한다. 광고 속 문태유, 박성준 배우가 연기하는 반도체는 마치 은행원 혹은 동사무소 직원처럼, 창구에서 사람들의 요구사항을 처리한다. 온라인 수업을 안내해주고, 질척거리는 전남친의 카톡을 전달해주고, 끊임없는 배달 음식 주문을 도와주는 등 광고 내내 반도체는 언택트 때문에 쉴 새 없이 바쁜 상황 속에서도 ‘막힘없이’ 일을 처리한다. 


SK 하이닉스는 2018년부터 ‘반도체 의인화’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의인화 시리즈 중 가장 최신 광고인 위 광고는 의인화를 통해 직장에서 ‘노력하는’ 반도체를 응원하게 만들고, SK 하이닉스의 반도체가 언택트 시대 속 세상이 원활히 돌아가는 데 기여한다는 메시지 또한 이해하기 쉽게 전달했다. 나아가 로켓 발사 장면을 통해 로켓 배송을 표현하거나 OTT 프로그램 추천 장면에 넷플릭스 징글을 삽입하는 등의 디테일을 통해 광고에 유쾌함을 추가해 주었다. 반도체를 사람으로 바꾸어 반도체의 역할을 다시금 깨닫게 만든 위 광고는 2020 대한민국 광고대상 TV영상 부문에서 동상을 수상하고, 사람들의 재시청을 유도하며 3천만 회가 넘는 유튜브 조회수를 쌓아가고 있다. 


“진짜 웃으면서 즐겁게 본 몇 안 되는 광고”

“광고 초반의 루즈함 때문에 지나칠 수 있을 것 같은”

 

 

COME BESPOKE HOME (2021)

 


 


어두운 창고, 서태지와 아이들의 COME BACK HOME 간주와 함께 한 대의 드럼 세탁기가 앞으로 움직인다. 이내 트럭에 실려 운반되는 비스포크 가전제품들. 트럭 속 화려한 조명 아래에 서 있는 냉장고 세 대의 모습은 3인조 그룹을 연상시키고, 위풍당당해 보이기까지 한다. 사람의 시선이 닿지 않을 때, 비스포크 가전제품은 그들만의 파티를 즐긴다. 냉장고는 춤을 추듯 박자에 맞춰 문을 여닫고, 에어컨 또한 리듬에 따라 스크린을 깜빡인다. 사람 없는 집, 세탁기는 빙글빙글 돌며 노래를 부르듯 ‘YOU MUST COME BACK HOME’이라는 가사를 마음 편히 스크린에 띄운다. 


토이스토리의 설정을 떠올리게 하는 위 광고는 가전제품이 노래에 맞게 움직이게 만들며 가전제품 광고에 생동감과 역동성을 추가했다. 더 나아가 노래 COME BACK HOME을 광고 속 요소들이 ‘완벽하게 어울리도록’ 활용했다. 곡을 구성하는 사운드와 청소기 속 먼지가 맞물려 내려갈 때, 세탁기 안에서 바라보는 앵글에 따라 음악이 먹먹해질 때는 묘한 쾌감을 주고, 광고의 끝무렵 “날 완성하겠어”라는 가사와 함께 비스포크 세탁기에서 옷을 꺼내 입는 남학생, 비스포크 제품 앞에서 기뻐하는 여성의 모습은 ‘집의 모든 순간을 나답게’라는 광고의 메시지 또한 직관적으로 전달했다. 공개 2개월만에 유튜브 조회수 2000만 회를 돌파한 위 광고는 ‘힙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품, 의인화, 노래 삼박자가 만든 트렌디함”

“표현방식은 좋지만 한 번에 이해하기는 어려운”

 

 

65년째 감칠맛 담당인 ‘미원’의 서사 (2021)

 

 

 

서브남주 전문 배우, 김지석. 이번에는 미원 봉지를 입고 서브남주 포지션, ‘미원’을 열연했다. ‘난 항상… 한 걸음 뒤에 있었어…’ 아련한 내레이션으로 시작하는 광고 속에서 미원은 언제나 조연이다. 어느 당구장, 여자 주인공이 위험한 그 순간! 미원은 짝사랑하던 여자 주인공을 구하는 대신 당구대에 몸을 관통당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여자 주인공은 남자 주인공의 품에서 둘만의 사랑을 재확인한다. 마치 미원이 없는 존재인 것처럼… 미원은 광고 내내 두 주인공의 사랑을 불붙이는 데 사용되는 ‘조미료’ 역할에 그친다. 


배우 김지석의 섬세한 연기와 ‘인형의 꿈’ 열창이 완성한 위 광고는 65년간 ‘맛있는 맛을 내고 흔적 없이 사라지는’ 미원을 ‘주인공의 사랑을 돕지만 없는 사람(?) 취급을 당하는’ 서브남주의 이야기로 풀어내며 미원의 감정선을 따라가게 만들었다. 미원을 절절하게 짝사랑하는 이로 치환해 짠함과 안쓰러움을 유발하고, 자진해 싱크대로 들어가는 미원을 보며 미안함까지 느끼게 만들며 MSG에 대한 기존의 부정적인 인식을 재고하게 만드는 효과까지 거두었다. 총 네 개의 에피소드에 재미와 감동을 감칠맛 나게 담아 풍부한 서사를 만들어 낸 위 광고는 공개 일주일만에 약 200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미원의 서사에 젖어든 ‘팬’들을 양성하고 있다. 


“내가 미원에게 감정이입을 하다니…”

“맛을 더해준다는 메시지보다는 ‘조연이다’라는 느낌만”

 

 

[1] 주경희, 「의인화 광고메시지 효과 차이: 화자의 인칭 시점과 광고주의 그린신뢰성의 상호작용을 중심으로」, 『상품학연구』, 38(6), 한국상품학회, 2020, 21쪽

 

 

[이혜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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