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베트남 그리고 호치민 [여행]

호치민의 다양한 매력 속으로
글 입력 2022.08.31 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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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은 오랜 전쟁과 침략의 역사를 가지고 있어 우리나라와 비슷한 점이 참 많다. 특히 근면 성실하고 용감하며 친절한 국민성은 두 나라가 가장 닮은 점이라 할 수 있겠다. 내가 왠지 모르게 베트남을 친근하고 가까운 나라로 느꼈던 이유는 바로 이런 역사적, 문화적 배경 때문이 아니었을까.

 

나의 첫 베트남 여행지는 다낭이었다. 마치 우리나라의 제주도를 닮은 모습과 분위기, 따뜻하다 못해 뜨거운 날씨 그리고 순수하고 부지런한 베트남 사람들의 모습이 인상적인 곳이었다. 얼마나 인상적이었냐 하면, 몇 년 뒤 부모님을 모시고 다시 다낭을 방문했을 정도였다.

 

결국 그 두 번의 좋았던 기억은 다시 한번 나를 베트남으로, 호치민으로 이끌었다.

 

 

 

Welcome to SAIG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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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지는 호치민이었다. 물론 여행이라고 하기엔 부족할 만큼 해야 할 일들로 가득 찬 일정이었지만 그래도 거의 4년 만에 베트남을 방문하는 터라 마냥 설레고 기대됐다. 특히 이번에 방문한 호치민은 베트남에서 수도 하노이 다음으로 중요한 제2의 도시이자 상업의 중심지였기 때문에 다낭과는 또 다른 베트남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넘쳐났다.

 

호치민은 1859년 베트남을 침략한 프랑스에 점령 당하면서 그 영향을 많이 받게 되는데, 그래서인지 300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중국, 유럽 문화의 특징이 함께 나타난다. 또한 베트남 북부와 남부 문화의 전통이 어우러지는 조화로운 모습을 볼 수 있으며 항구의 도시답게 많은 강과 하천, 운하가 흐르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지명인 사이공 강이 있는데 여기서 '사이공'은 예전에 호치민을 가리켰던 이름이라고 한다.

 

 

 

베트남 전쟁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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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 시내 중심에 위치하고 있는 베트남 전쟁 박물관은 베트남의 참혹했던 전쟁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전시는 1965년~1975년까지 전쟁이 일어났던 10년간 미군이 베트남에 가했던 잔혹한 행태를 고발하는 내용들로 이루어져 있다.

 

개관 당시에는 한국군과 관련된 자료도 많이 전시되어 있었지만, 현재는 대부분 제거되고 일부 자료만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민간인 학살, 고엽제 피해 등 전쟁의 참혹함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사진들과 내용들이 기록되어 있으며 당시에 사용했던 전투기, 포탄, 대포 등도 실제로 관람할 수 있다.

 

관람 후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전쟁으로 자식과 아버지를 잃은 가족들의 사진이었다. 자신이 나고 자란 땅을 지키는 것이 곧 가족을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최선을 다해 싸웠을 군인들은 결국 싸늘한 주검이 되어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자신의 모든 걸 다 바치고 돌아온 그들의 조용한 귀환이 아마 오래도록 내 머릿속에서 잊히지 않을 것 같다.

 

 

 

벤탄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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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에서 가장 활발하고 생동감이 넘치는 벤탄시장은 호치민 시민들과 관광객 모두에게 인기 있는 곳이다.

 

의류, 신발, 귀금속, 주방용품, 미용제품 등 없는 게 없는 보물창고지만 똑같은 물건이라도 가게마다 가격이 다르고 관광객들에게는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을 부르는 가게들도 있으니 미리 시세를 파악하고 가면 좋다. 나도 베트남의 전통 놀이 기구인 '쭈온쭈온'을 구매하려다 하마터면 덤터기를 쓸 뻔했다.

 

시장의 가장 큰 묘미는 역시 먹을거리인데, 우리는 시간 관계상 이동하면서 먹을 수 있는 과일주스를 선택했다. 역시 과일이 풍부하고 맛있는 동남아답게 주스 맛도 좋았다. 덥고 습한 날씨 탓에 많이 지쳐있던 터라 과일주스의 달콤하고 새콤하고 시원한 맛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저녁 6시 이후에 벤탄시장 주변으로 야시장이 형성되는데 이번에는 일정상 야시장을 경험해 볼 수가 없어서 다음에 꼭 다시 한번 방문하자고 다짐했다.

 

 

 

구찌 터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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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치민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을 꼽으라면 아마 '구찌 터널'일 것이다.

 

'구찌 터널'은 인도차이나 전쟁 당시 프랑스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진 땅굴로써 초기에는 지하 1층 구조의 터널이었다. 하지만 베트남 전쟁이 발발한 후 미군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내부에 회의실, 식당, 침실, 수술실 등을 갖춘 깊이 3~8m, 길이는 250km에 이르는 거대한 터널이 되었다.

 

사실 나는 '구찌 터널'의 모습이 어린 시절 현장체험 학습으로 방문했던 북한의 남침용 땅굴의 모습과 흡사할 것이라고 예상했었는데 그와는 전혀 다른 모습에 내심 놀랐다. 또한 베트남인의 체형에 맞춰서 만든 매우 좁고 낮은 통로와 어둡고 습한 실내 그리고 빈틈없는 견고함이 나를 압도했다.

 

비록 아주 잠깐의 터널 체험이었으나 자신의 나라와 터전을 지켜내려는 베트남 사람들의 의지와 진심이 깊이 와닿는 순간이었다.

 

 

 

메콩 델타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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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 방문했던 메콩강 델타는 내가 상상했던 베트남의 모습을 가장 잘 보여준 곳이었다.

 

강 위에 즐비한 수상가옥과 빼곡한 야자나무, 베트남 전통 모자인 '농'을 쓰고 능수능란하게 배를 운전하는 현지 사람들까지 내가 지금 베트남의 한복판에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실감하게 해주었다.

 

특히 현지인들이 운전하는 나룻배를 타고 황토색 강을 따라 열대 밀림으로 들어갔을 때는 조금 비현실적인 것 같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여기가 바로 중국, 미얀마,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그리고 베트남까지 6개 나라를 잇는 동남아시아 최대의 강이라고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가슴이 벅차올랐던 것 같다.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베트남의 젖줄이자 풍요의 상징인 메콩강 델타에서 베트남의 매력을 마음껏 발견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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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은해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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