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콘텐츠라는 우주의 탐험가를 만나다 - 콘텐츠 만드는 마음 [도서]

콘텐츠를 보고 만들고 일하는 사람
글 입력 2022.07.3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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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만드는 마음_서해인.jpg

 

세상은 넓고 재미있는 콘텐츠는 너무 많다. 세상이 지구라면 콘텐츠는 우주 같다. 끝도 없이 파도 파도 계속 나온다. 시작과 일시 정지 버튼 사이에서 고민하는 사람들을 부르는 ‘넷플릭스 증후군’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콘텐츠라는 우주에서 별을 사려 깊게 바라보는 탐험가가 있다. 바로 <콘텐츠 만드는 마음>의 저자, 서해인 작가다.


뉴스레터 [콘텐츠 로그]를 발행하여 사람들에게 콘텐츠를 소개한다. 4개의 고정코너가 있다. 10일 동안 차곡차곡 쌓아온 콘텐츠를 안내하고 그중 가장 좋았던 2가지를 선별한다. 그리고 알라딘 보관함을 소개하고 다가오는 콘텐츠를 기다린다.


 

고정 코너 1. ‘지난 10일 동안의 콘텐츠 로그

고정 코너 2. ‘지난 10일 동안 가장 좋았던 것들’

고정 코너 3. ‘지난 10일 동안의 알라딘 보관함 로그’

고정 코너 4. ‘다음 10일 동안 기다려지는 것들’

 

- <콘텐츠로그>의 고정코너

 

 

 

인간 생활의 4대 요소, 의식주콘의 시대



“콘텐츠 로그는 나라는 콘텐츠 소비자가 어떤 사람인지 드러내 보인다.”


나도 콘텐츠를 자주 아니, 과식하는 듯 소비하는 사람 중 하나다. 매일 무엇이든 보거나 읽거나 듣지 않으면 찝찝할 정도다. 특히 팟캐스트를 가장 좋아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대중교통 속에서, 심지어 잘 때도 팟캐스트를 듣는다. “팟캐스트는 모든 순간에 필요한 것 같다”는 문장을 진한 연필로 여러 번 밑줄을 그었다. 내 마음을 정확히 표현한 문장을 바라보니 한여름에 나는 얼음조각이 둥둥 떠 있는 물을 뒤집어쓴 듯 시원했다.


콘텐츠 사이에서 우왕좌왕하는 나에게 뉴스레터 [콘텐츠 로그]는 한 줄기의 빛이다. 2020년 1월부터 구독한 뉴스레터를 통해 나는 꽤 성실하게 콘텐츠를 함께 보고 읽고 들었다. 그가 한 달에 평균 120여 개의 콘텐츠를 본다는 사실도 객관적 신뢰감을 주지만, 개인적으로 필름클러버 (팟캐스트 <김혜리의 필름클럽>의 청취자를 부르는 말)에게 무조건 부 믿음이 있다.

 

 

 

병렬적 콘텐츠 소비자의 자세, 사려 깊게 바라보기



“나는 늘 마저 넘겨야 할 페이지와 마저 내려야 할 스크롤과 마저 눌러야 할 재생 버튼 사이에 있다.”


나랑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을 만나면 끝없이 말하는 버릇이 있다. 말하는 대신 연필을 쥐고 책에 밑줄을 긋고 ‘나도’라는 단어를 책 귀퉁이에 적었다. 만약 자신이 병렬적 콘텐츠 소비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공감하며 읽을 수 있다.

 

그는 한국 기준 월요일 아침 9시에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을 보기 위해 연차를 쓴다. 영화를 보면, 관련 영화를 다룬 팟캐스트, 유튜브, 음악까지 멀리 그리고 깊게 파는 사람이다. 케이팝을 한 번 빠져본 사람이라면 다 아는 자정(“자정 전에 잠이 든다는 것은 매일 케이팝 세계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무언가를 놓치기를 선택하는 일이다.”)과 오후 6시(일괄적으로 음원을 공개하는 시간대)의 의미도 짚어준다.


‘또한, ’콘텐츠의 단점을 말하고 싶을 때의 체크리스트’는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리스트다. 콘텐츠 춘추 전국 시대에 사는 우리는 콘텐츠를 쉽게 접할 수 있는 만큼 쉽게 욕하기도 칭찬하기도 한다. 편집한 단편적인 부분만 보고 (원래 안 봤지만) 절대 안 볼 거라고 말한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우리는 모니터 뒤에도 사람이 있다는 걸 아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사려 깊게 콘텐츠를 볼 필요가 있다.


 

1. 콘텐츠의 맥락 (혹은 세계관)을 익히는 데 충분한 시간을 썼는지 돌이켜보는 것이다.

2. ‘고객이 왕’이라는 마음으로 콘텐츠를 보고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보는 것이다.

3. 이 비판이 해야 하는 일인지, 할 수 있는 일인지, 아니면 그냥 하고 싶은 일인지 가려보는 것이다.

 

- <콘텐츠 만드는 마음>, 서해인

 

 

 

뉴스레터를 만들고 싶다면? 프리랜서 삶의 태도가 궁금하다면?



“효율이나 안정성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있다는 믿음을 지니는 것. 그리고 그 사실로 인해 마음의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는 것.”

 

뉴스레터를 만들고 싶은 사람이라면, 2부 만드는 마음을 꼭 읽어보길 바란다. 뉴스레터의 시작하기 전 생각해야 하는 것들부터 메일주소, 수익모델, 뉴스레터의 생태계까지 직접 경험한 사람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나는 자발적으로 마감 노동의 굴레에 자신을 투입하는 발행인의 삶이 궁금해졌고 발가락 하나 정도 담가보고 싶다. 그래서 올해 안에 ‘나만의 뉴스레터 오픈‘이라는 새로운 목표도 생겼다.


그의 꾸준한 지속성의 힘이 어디서 오는지 궁금했는데 그 답은 3부, 일하는 사람 속에서 찾을 수 있었다.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어떤 마음으로 프리랜서로 살아갈 수 있는지 소개한다. 뚜벅이로 제주도를 걷고 어떤 동료가 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워라밸의 균형감을 찾는다.

 

 

 

"유통하는 사람에게는 무언가를 끊임없이 보고, 그것들을 자기 내면 고유의 질서에 따라 엮어낸다는 공통점이 있다.”



정해인 작가는 프롤로그에서 콘텐츠를 유통하는 사람의 판을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보고 싶은 영화와 책의 리스트를 옮겨적었다. 책 속에서도 유통하는 사람의 천부적인 소질이 발휘된다. 나는 그가 매일의 콘텐츠 영역의 수석이라고 생각한다.

 

소비자와 콘텐츠 사이의 다리를 이어주는 멋진 탐험가의 <콘텐츠 로그>를 10일마다 기다리는 이유다.

 

 

[강현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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