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사진전: 결정적 순간 [미술/전시]

글 입력 2022.07.03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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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사진 촬영을 할 때 어떤 모습인가요?

 

펄쩍 펄쩍 뛰기도, 까치발을 하고 살며시 사람들 곁으로 다가가기도 하고 아예 없는 사람처럼구석에 가만히 물러나 있기도 하는 조금은 우스꽝스러워 보이는 사람이 있습니다.

 

20세기를 대표하는 프랑스 사진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사진전: 결정적 순간>이 6월 10일부터 10월 2일까지 예술의전당에서 개최됩니다.

 

이번 전시는 사진작가들의 바이블로 일컬어지는 사진집 <결정적 순간>의 발행 70주년 전시인데요. 당대 최고의 화가였던 앙리 마티스가 직접 커버를 만들어줬다고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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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대를 던져둔 채 한가롭게 와인과 음식을 먹으며 피크닉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사진에 숨겨져 잇는 이야기는 무엇일까요? 이 평범해 보이는 휴식은 여느 일요일이 가지는 의미와 결코 갖지 않습니다. 1938년 당시에는 프랑스 유급휴가 혁명이 불어닥친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마치 마네의 <풀밭 위 점심식사>가 떠오르는 듯 합니다. 1863년의 마네 또한, 전통적 모티프를 차용해 동시대 파리 시민의 모습을 그려내곤 했죠.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은 “사진보다 인간의 삶에 더 관심이 많다”며 직관과 본능으로 삶의 진정성을 포착하려고 했는데요. 일상적 휴머니즘의 본질을 담아낼 수 있는 결정적 순간에 셔터를 눌렀다고 합니다. 작가는 인간을 포착할 때 ‘거주지’로부터 떼어놓는 법이 없다고 말합니다.

 

대상이 가장 자연스러운 상태일수 있도록 살며시 다가갑니다. 그저 관찰하다 본연의 특징이 분출할 때를 포착합니다. 그래서 플래시도 절대 사용하지 않으며, 스튜디오를 가져본 적도 없다고 해요.

 

초상사진을 찍을 때도 포즈를 취하도록 요구하지 않죠.

 


HCB_Poster2.jpg

 

 

위의 사진은 '결정적 순간'을 대변하는 완벽한 예시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물을 통해 포착한 빛나는 반사광, 직선과 곡선이 이루는 절묘함, 사진 뒤편 포스터 속 무용수와 반대방향으로 물웅덩이를 건너뛰는 중년 남성의 모습까지.

 

생 라즈르 역 뒤편 어느 울타리 판자 틈새를 들여다 보다 촬영해낸 것인데요. 널판지 틈이 렌즈보다 작아 왼편이 잘렸는데요. 단 1m라도 크로핑을 허용하지 않던 작가가 잘라낸 단 두 장의 사진 중 하나입니다.

 

작가는 사진 복제 시 크로핑을 용납하지 않는 매우 드문 법칙을 가지고 있는데요. 크로핑된 자신의 사진은 더빙된 영화에 불과하다고 여깁니다. 그만큼 완벽한 미학적 완전성을 추구합니다. 사진을 찍을 때면 구도와 배치를 백 분의 일초까지 정확히 황금률에 맞춘다고 해요.

 

1994년 86세의 작가는 한 대담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야기를 하고 있는 지금도 선생의 안경선과 선생 뒤편에 놓인 탁자선에 저절로 눈이 갑니다.” 이렇듯 기하학적 쾌락은 그의 평생에 완전히 내재화되어 그는 무의식적으로 시각적 즐거움을 추구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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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하학적 아름다움을 쫓던 그의 면모를 아래 초기 사진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잎 하나 남지 않은 나무들이 줄지은 프라도 거리에 한 남성이 거리를 걷다 문득 뒤돌아봅니다. 망토를 두르고 중절모를 쓴 그의 시선은 어디론가 향하고 있습니다.

 

카르티에 브레송이 좋아하는 사진은 2분 이상 바라볼 수 있는 사진이라고 하는데요. 여러분은 전시를 보며 어떤 사진을 가장 오래보셨나요? 사진 속 세상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었나요?

 

 

[윤민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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