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지금 우리 축제는 [문화 전반]

글 입력 2022.06.30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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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팬데믹’을 지나, ‘앤데믹’이라는 단어가 거론되고 있는 요즈음이다. 코로나19는 사회의 모든 방면에 영향을 미쳤고, 문화예술계 또한 그 중 하나다.

 

나는 2022년 부산의 문화도시 영도의 생태문화축제 기획단이 되었고, 그리하여 처음으로 축제에 대해 깊이 고찰해볼 기회가 생겼다. 지금 우리 축제는 어떠한 상황을 맞이하고 있는가 살펴보자.

 

2020년과 2021년, 코로나19로 인해 대학축제, 지역축제, 예술축제 등 그 종류에 관계없이 수많은 축제들이 취소되거나 온라인으로 전환되었다. 축제계는 전례없는 재앙을 맞이했고, 이에 당황하여 우선 취소해버린 축제들이 있는가 하면, 새로운 대안을 강구한 축제들도 있었다.

 

 

 

보령 머드축제


 

대천해수욕장은 1990년대까지만 해도 진흙 때문에 지저분한 바닷물로 인식되어왔고 관광객들에게 외면받던 곳이었다고 한다.

 

이런 지역의 이미지 개선과 관광 활성화를 위해 당시 시장이였던 박상돈 시장이 보령 머드 성분 분석을 통해 보령 머드가 인체에 무해함을 밝히고, 이를 이용한 머드팩 등의 화장품을 만들고 홍보하기 위해 시작된 축제가 보령 머드축제이다.

 

한국 축제 중에서 외국인들에게 가장 좋은 호응을 받는 축제로, 문체부는 보령머드축제를 글로벌육성축제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런 보령 머드축제도 코로나를 피해갈 수는 없었지만, 발빠르게 온라인으로 즐길 수 있는 컨텐츠들을 개발했다. 2020년, 제23회 보령머드축제는 예정되어 있던 날짜에 전면 온라인으로 개최되었다.

 

축제 측은 “집콕머드체험키트”를 제작, 집에서 머드 풀장과 머드 화장품 제품을 체험해볼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유튜브에 “머드TV” 채널을 만들어 홍보와 소통에 적극 활용하였으며, “머드버킷챌린지”나 사진 어플 ‘스노우’의 머드 필터를 사용하여 참여자들이 인증을 남기고 공모할 수 있도록 하였다.

 

성공적으로 첫 온라인 축제를 마친 보령머드축제는 2021년 24회 축제에서 ‘보령의 맛’ 키트나 ‘보령체험종합세트’, ‘머드옥션’ 등 보다 풍부해진 온라인 컨텐츠를 선보이기도 했다.

 

 




닷페이스 퀴어퍼레이드


 

퀴어축제는 사실 팬데믹이 아니더라도 늘 혐오세력들의 저항으로 개최와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2020년 인스타그램에서 열렸던 퀴어퍼레이드는 큰 울림을 만들어냈다. 퀴어 축제는 다양성과 개성, 자유의 축제이며, 많은 사람들이 사람들의 시선에 신경쓰지 않고 평소엔 잘 입지 못했던 화려하거나 독특한 옷을 입고 축제를 즐겼다.

 

이런 퀴어 축제에 대한 그리움에서 시작된 기획으로, ‘닷페이스’는 다양한 커스터마이징을 제공하고, 이렇게 만들어진 캐릭터 이미지를 "#우리는없던길도만들지"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게시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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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온라인 프로젝트에 13일만에 무려 86,225명이 참여했다. 성소자들과 이들을 지지하는 사람들, 그리고 많은 단체들이 함께해 연대의 힘을 보여주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인스타그램이라는 플랫폼을 선택해 진입장벽을 낮추었으며, 그만큼 이전에 퀴어축제를 접해보지 못한 사람들에게도 축제를 많이 알릴 수 있었던 행사였다.

 

 


열리지 못한 축제들의 축제


 

한편, 2022년 1월 탈영역우정국에서는 <열리지 못한 축제들의 축제>라는 전시가 열렸다.

 

전시는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의 플랫폼실현 분야 선정 연구 <포스트 코로나, 예술축제의 공공성과 플랫폼의 역할>를 통해 만들어진 전시로, 코로나 상황에서 취소되었던 축제들과 그 속의 사람들과 이야기, 관련 정책들까지를 비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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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보여지는 글자는 ‘취소’라는 단 두글자이지만, 그 이면에는 사람들이 있음을 전시는 일깨워준다.


 

"이번 전시를 통해서 축제를 구성하는 사람이 정말 많다는 것, 축제는 많은 사람의 힘으로 이뤄졌다는 것,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축제의 주인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 기획자 김민수

 

  

무언가 다른 시도를 해보기도 전에, 윗선에서 내려온 취소하라는 지시에 실업급여를 받으며 버텨내야 했던 사람들이 있었다. 많은 협력업체들과 관련된 지역상인들, 그리고 축제를 기다리는 시민들. 그 수많은 사람들이 이야기가 그저 묻혀져야만 했고, 그 이야기들을 기획자는 보여주고자 했다.

 

 

※문화예술진흥법 1장 3조 3항 :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제1항에 따른 시책을 수립하려면 미리 문화예술 기관 및 단체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축제의 진정한 주인공은 누구인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축제 주인공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가? 지금의 축제는 누구를 위한 축제이며,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축제가 나아가야할 방향은 어디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져볼 수 있게 한 전시였다.

 



지역 축제의 새로운 국면


 

코로나 3년째, 야외 마스크 착용 해제와 거리두기 완화에 따라 보령머드축제를 포함한 많은 축제들을 3년만에 정상 개최된다는 소식이 연이어 들려오고 있다. 이와 더불어 새롭게 보이는 경향이 있다면, 시민 축제기획단을 모집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간 많은 지역에서 크고 작은 지역문화재단이 생겨났고, 지역에 기반한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이는 축제에도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를 담아내고자 하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많은 것이 변화하고 있고 살아남으려면 변화해야 한다. 다시 돌아온 축제들도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일례로 2018년에는 국내의 많은 축제가 동물을 인간의 오락과 이익추구의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동물축제에 반대하는 축제"가 열리기도 했다.

 

이제 축제는 단순히 상업성과 오락성을 위한 것이 아니라, 지역생태계를 살리고 공동체를 결집하는, 새로운 문화예술 교류의 장으로의 전환을 꿈꾸고 있다. 새로운 시대에 등장할 축제들에 대한 기대를 머금고, 나도 우리 지역의 축제 기획에 힘써보려고 한다.

 

 

[김민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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