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마음으로 자유를 즐기는 방식 - 호안 미로 : 여인, 새, 별

화가와 시인은 한 장 차이
글 입력 2022.05.28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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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o_poster(JPG).jpg



마이아트뮤지엄이 20세기 독창적인 거장 호안 미로의 <호안 미로 : 여인, 새, 별>을 바르셀로나 호안 미로 미술관과 공동 주관하여 개최하였다.

 

여인, 새, 별, 그리고 태양, 달, 별자리와 사다리 등의 모티프는 호안미로만의 독특한 상상력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며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작품 활동 후반기 40년에 걸쳐 집성화된 예술적 모티프와 화풍의 발전 양상을 잘 보여준다.

 

우선 개인적으로 좋았던 것은 전시의 구성이었다. 네 섹션에 걸쳐 70여 점의 작품이 유화, 드로잉, 판화, 조각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광범위한 작품들이 공들여서 전시되어 있었기 때문에 최근에 본 현대미술 예술가 전시 중에 가장 볼거리가 많았던 전시였다.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보면서 생전에 미로는 굉장히 부지런한 사람이 아니었을까..라는 추측을 했다. 그 정도로 작품이 정말 많아서 평생 다작을 한 것 같았다는 말이다.

 

 

Joan Miro, 1944, ⓒ Hereus de Joaquim Gomis. Fundació Joan Miró, Barcelona.jpg

  

 

호안 미로는 1893년 스페인 출생의 화가로 야수파나 피카소의 큐비즘, 혹은 살바도르 달리의 초현실주의 등 당대의 예술사조의 영향을 받았으며 자신만의 풍부한 상상력과 실험적인 기법, 회화적 기호 개발을 통해 예술관을 확립하였다.

 

특히 기존의 회화가 가진 틀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시도를 원했던 미로는 실험적인 작품에 집중하였는데, 그 결과 회화, 벽화, 판화, 의상 디자인, 세라믹, 시 등 자신이 시도한 모든 것에 통달했다.

 

"형태는 절대 추상적일 수 없다. 사람, 새, 또는 어떤 것을 상징하는 기호이다. 나의 회화에서 형태를 위한 형태는 없다." -1948년 제임스 존슨 스위니와의 인터뷰에서 발췌

 

 

1부_아름다운 모자를 쓴 여인, 별.jpg

 

 

자신만의 기호를 개발해 작품에 등장시킨 미로는 자유를 갈망하며 자유를 상징하는 기호로 새를 보여준다.

 

특히 미로는 "새는 우주를 날아다니며 우리를 속세로부터 자유롭게 하며 환상과 상상의 세계로 이끈다"라고 했는데 미로의 회화에서 새는 마법의 촉매제이자 하늘의 뜻을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어쩌면 전쟁을 겪었기에 자유를 끝없이 갈망할 수밖에 없었던 미로 본인의 모습을 대변할 수도 있다.


 

1부_새들.jpg

 

 

기법 면에서는 특히 드로잉 작업에서 쓰인 재료와 기법이 눈에 띄었는데 찢어진 종이가 가진 형태와 질감을 그대로 살린 작품, 붓으로 화면을 터치하는 것이 아니라 흘리는 기법(드리핑) 등을 활용해 하나의 드로잉 작품 안에서도 대담한 실험을 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4부_몬로이치 IV.jpg

 

 

또한 미로는 판화를 정말 좋아했는데, 미로는 1957년 베니스 비엔나레의 판화부문 대상을 차지할 정도로 판화의 다양한 기법을 섭렵했었다.

 

나는 아무래도 전공이 판화다 보니까 판화 작품을 좀 더 유심히 보게 되었는데 석판화, 동판화 등 여러 기법 속에서도 에칭, 아쿼틴트, 드라이포인트 등 판화의 모든 기법이 쓰인 점이 인상깊었고 재료가 갖고 있는 느낌을 굉장히 잘 살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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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화 특성상 다양한 색을 가진 작품을 위해서는 일일히 다른 판을 제작하고 찍어내야하기 때문에 회화처럼 밀도를 내기가 쉽지 않은데, 미로의 판화 작품은 간결한 색인데도 밀도가 느껴지는 점이 인상 깊었다.

 

아마 화면에서 조형적으로 느껴지는 안정감때문이 아닌가 생각했는데, 즉흥적으로 찍어낸 부분도 있었겠지만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여러모로 (화면배치같은)계획을 꼼꼼하게 하고 들어가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크기변환]KakaoTalk_20220528_015958568_01.jpg



 

동판화 작품. 미로 특유의 기호나 드라이포인트로 살려낸 드로잉이 아기자기한 느낌을 줘서 더 귀엽게 느껴진다.

 

(무엇보다 판화를 테크닉적으로 깔끔하게 정말 잘 찍었다. 계속 보면서 저렇게 큰 석판을 어떻게 완벽하게 찍어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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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 나가기 전 재미있었던 오브제. 작품이 들어있었던 컨테이너 박스이다.

 

작품들이 바르셀로나의 호안 미로 미술관에서 서울 마이아트미술관에 오기까지 작품 검수부터 배송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나 그 여정을 보여주는데 전시에 참여한 사람들이 얼마나 작품에 애정을 갖고 대하시는지 볼 수 있어서 즐거웠다.

 

순수한 색과 제한된 회화적 요소로 상징적 언어를 표현한 미로는 작품의 해석을 관객에게 맡긴다.


자유를 표현하려고 했던 그의 뜻을 받아들이면서 한 번쯤은 추상작품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모두 작품이 가진 의미나 화면 안에서 조형 요소 하나하나가 가진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하는지 고민하기보다는 아무 생각하지 말고 시각적으로 보이는 모든 것을 그저 '이건 이런 모양을 하고 있구나' 하고 그냥 받아들이는 것은 어떨까.

 

 

[김예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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