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그래도, 날아가는 화살 [미술/전시]

동덕여자대학교 큐레이터학과 <전시조직의이론과실제I> 전시 소개
글 입력 2022.05.22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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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조금 특별한 전시를 소개할까 한다. 이번 전시는 학생들이 기획하고 주최하는 전시로, 전시 제목은 《그래도, 날아가는 화살》이다. 전시 기간은 6월 2일(목)부터 6월 11일(토)까지이다. 단, 6월 6일 월요일은 휴무일이다.

 

《그래도, 날아가는 화살》은 동덕여자대학교 큐레이터학과 〈전시조직의이론과실제Ⅰ〉 수강생 15명이 기획한 전시이다. 참여작가는 노승표, 신정균, 이은희, 이준용, 전명은, 최선이며, 출품작은 회화, 조각, 영상, 사진 등 다양한 매체로 이루어진 26점이다.

 

전시의 서문은 다음과 같다.


‘오히려 좋아’, ‘가보자고’라는 말을 들어보았는가? 이는 언제부턴가 청년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밈(meme)이다.

 

‘오히려 좋아’는 예상과 다른 결과여도 만족스럽다는 의미이고, ‘가보자고’는 결과가 어떻든 일단 해볼 때 외치는 다짐이다. 우리는 ‘오히려 좋아’와 ‘가보자고’를 통해 도전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 과정에서 예측하지 못했던 일들도 너그럽게 넘길 수 있다. 이 전시는 왜 이러한 밈이 유행했는지에 대한 고찰에서부터 출발했다.

 

한국 사회에서 청년들은 번지르르한 결과물을 내놓아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고는 한다. 더불어 여러 사회적 갈등으로 점철된 외부 상황은 우리를 지치게 하며, 3년째 지속한 팬데믹 사태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불안감까지 더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그래도, 날아가는 화살》은 화살이 꽂힐 결과에 주목하기보다는 날아가는 찰나에 초점을 맞춰, 계속해서 나아가려는 현대인의 의지를 보여준다.

 

우리는 참여작가 6인의 작품을 통해 외부 상황을 극복하려는 인간의 의지를 살필 수 있다. 이들은 일상을 받아들이는 태도에 대한 변화를 모색하는 가운데, ‘움직이려는 의지’에 주목한다. 바꿀 수 없는 현실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고, 삶을 지속해나가기 위해 어떤 태도가 필요한가에 대한 각자의 대답이 전개된다. 정답은 없다. 그저 자신을 믿고 나아갈 뿐이다.

 

시위를 놓으면 화살은 날아간다. 어느 방향으로 갈지, 어디에 꽂힐지 확신할 수 없다. 어떠한 일이 기다리고 있든 일단 ‘가보자고’를 외치는 것처럼 말이다. 분명한 건, 우리가 의지를 동력 삼아 움직였다는 점이다. 나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몰라 불안할 때도 있으나, 그래도 움직인다. 그래도 나아간다.

 

*

  

이번 전시를 기획하면서 많은 걸 알았고 경험했지만, 그 중 가장 신기했던 점은 참여해주기로 한 작가님들이(교수님께서는 작가님이라고 하지 말고, 작가라고 하라고 하셨지만,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 모두 "학생의 눈이 가장 예술을 볼 때 순수한 눈이라고 생각해서, 이렇게 함께 전시할 수 있다는 점이 영광이다."라고 말해주셨던 점이었다.

 

사실 기존의 전시에 비하면 학생 기획 전시니까, 부족할 수도 있는데 이러한 점을 모두 좋게 바라봐주셔서 감사했다.

 

부족할 수 있지만, 온 힘을 다해 만들고 있는 전시이다. 어쩌면 앞으로 예술계를 걷게 될 학생의 첫 전시라고 생각한다. 직접 학과 학생이 온갖 노력을 다해 하나하나 꾸려나간 전시인 만큼, 보는 사람들도 전시를 보는 동안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세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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