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꿈과 자연에 ‘눈’ 기울이다 - The Color Spot: 꿈속의 자연

두 개의 꿈을 통해 전시를 둘러본다
글 입력 2022.05.05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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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의 환상과 자연의 모습을 다루는 일러스트가 있는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 전시 ‘The Color Spot: 꿈속의 자연’이 홍대 와이즈파크에서 진행 중이다.

 

미디어 아티스트 토니 림, 성립, 문준용을 비롯한 민트썸머, 아레아레아, 프랭크, 포노멀, 그리니에브리데이, 이민지, 유수지, 엄지 등 12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나의 숲, Color spot, 꽃의 시간, 나무, 혼란, 유영, 우주의 순간, 사막, 선잠, 다시, 꿈, 나의 그림자, Color Spot, 하루의 시작, Dreamer, 해몽의 공간으로 이어지며 꿈을 찾아가는 여정을 스토리텔링하여 15개의 작품이 전시된다.

 

 

 

두 개의 꿈


 

여기 두 개의 꿈이 있다. ‘개인의 소망을 담은 꿈’과 ‘고된 현실을 잠시 떠날 수 있게 하는 환상의 공간으로서의 꿈’.

 

이처럼 중의적인 의미를 갖는 꿈이라는 소재는 상당히 추상적이기도 하고 두 꿈과 더불어 자연까지 함께 다루는 이번 전시는 주제가 모호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반대로 생각하면 꿈의 여러 측면을 가볍게 맛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미디어아트는 감각 중심이라는 특성상 보는 이의 해석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갖는다. 추상성을 특징으로 살려, 필자는 두 꿈의 의미를 중심으로 전시공간을 따라가며 떠오른 감상을 공유해 보려고 한다.

 

 

 

The Color Spot: 꿈속의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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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의 숲 - 무의식의 공간인 꿈은 때로는 무채색으로, 때로는 논리에 맞지 않게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한다.

 

전시공간도 뿌리가 없는 나무, 거꾸로 세워진 나무 등 현실에 있는 존재이지만 어딘가 엉뚱한 방향으로 나타난다. 이 작품을 보며 현실을 애매하게 모방하며 흘러가는 이도저도 아닌 꿈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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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lor Spot - “새는 알에서 태어나기 위해 투쟁한다. 알은 새의 세계이다. 누구든지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여야 한다.” - 데미안

 

소설 < 데미안 >에 등장하는 알은 어쩌면 이런 모습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을 깨고 나오면 오로지 나의 빛을 내며 원하던 꿈에 다다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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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꽃의 시간 / 4. 나무 - 꿈 속의 자연을 다룬 작품이다. 자연에 있을 때나 자연과 같이 고요한 공간에 있을 때, 내 꿈에 대한 열정은 선명해진다. 자연 속에서 사색한 꿈이 마침내 현실에 닿아 다채로운 색을 지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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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혼란 - 꿈을 향해 나아가는 자는 필연적으로 혼란에 빠진다. 이게 맞나, 틀렸나? 계속해야 하나, 멈춰야 하나? 끊임없는 고민의 연속이다. 이러한 복잡한 마음이 투영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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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유영 - 한 여인이 바다를 유영한다. 앞으로 나아갔다가, 제자리로 돌아오기를 반복한다.

 

이 작품은 꼭 청춘의 불안한 꿈을 꾸는 마음 같았다. 앞으로 나아가도, 또 나아가도 여전히 제자리인 것처럼 불안할 때가 있다. 이 꿈을 과연 내가 이뤄낼 수 있을지 무수한 고민이 이어진 걱정의 바다를 한없이 유영하는 듯한 작품에 공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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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우주의 순간 - 인간은 모두 각자의 고유한 소우주를 가지고 있고, 그곳에는 다채로운 요소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떠다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작품은 마치 우주에 대한 필자의 생각을 톡톡 튀는 색감들과 달, 행성, 떠다니는 돌멩이 등 다양한 요소들을 통해 환상적으로 그려낸 것만 같았다. 나의 우주도 점점 팽창하며 행성, 별, 블랙홀 등 다양한 색을 지닌 물질들로 가득 채워질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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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사막 - 이 작품은 사막을 배경으로 아침, 저녁. 밤, 낮. 반복되는 시간의 흐름을 표현해냈다.

 

가끔 현실에 치여 꿈을 잃어버리면, 반복되는 시간 속에서 무기력해지곤 한다.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 건지, 무엇을 갈망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 채.

 

이럴 땐 하루를 되짚어보며 똑같이 반복되는 하루가 아니라, 딱 이런저런 소소한 행복과 의미가 있었기에 딱 오늘만 존재하는 하루였다고 되뇌며 무기력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내 모습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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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선잠 - 선잠이라는 단어에는 ‘얕은 잠’이라는 뜻 아래, ‘빛 속 잠’이라는 뜻이 숨어있다. 빛이 있으면 얕게 잘 수밖에 없으니 선잠(light sleep)인건 아닐까?

 

가벼운 말장난을 통해 선잠을 추상적이지만 재치 있게 표현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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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다시, 꿈 - 관람객의 모습이 작품 속에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인터랙티브 작품이다. 꿈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내가 드러나듯, 이 작품 속에서 내 모습은 파도 속에 비친 나, 입자화된 나 등 다양한 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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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나의 그림자 - 센서가 들어있는 손전등을 작품에 가까이 가져가면 인사하는 그림자가 등장하는 AR(증강현실) 작품이다. 으스스한 밤의 도시에서 인사를 건네는 그림자는 왠지 모르게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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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 Color Spot - 작품 제목에 있는 ','처럼 전 작품인 ‘나의 그림자’와 그다음 작품을 이어주는 연결고리 같았다. 빛이 관람객을 비추며 꿈을 향한 여정에 다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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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하루의 시작 - 잠에서 깬 후 마주하는 하늘의 모습은 모두 다르다.

 

이 작품은 저마다의 아름다운 아침의 하늘을 담았다. 어스름한 불빛이 올라오는 새벽, 파란 하늘에 흰 구름이 둥둥 떠다니는 낮, 분홍빛 노을이 지고 있는 해질녘일 수도 있다는 점을 다채롭게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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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Dreamer - 3분면이 모두 스크린으로 이루어진 공간에서 3가지 테마의 그림이 흘러간다. 한쪽 바닥에는 파노라마처럼 3분면에 걸쳐있는 긴 그림이 펼쳐져 있다. 꿈을 넓게 펼치듯 그림도 넓게 펼쳐 놓은 공간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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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해몽 - 꿈은 해석하기 나름이고, 꿈은 만들어나가기 나름이다. 각자의 소중한 꿈을 차곡차곡 쌓아나가길 응원하며 전시는 마무리된다.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공간


 

꿈과 자연에 가만히 귀기울이면 삶의 해답을 얻을 수 있기도 하다. 꿈에서는 무의식적 욕망이 드러나기도 하고, 예지몽과 같이 앞으로 일어날 일이 그대로 등장하기도 한다.

 

한편 자연에서는 다른 이와 연결되지 않고 고요함을 느낄 수 있다. 이때 비로소 내면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게 되며 내가 원하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을 깨닫기 마련이다.

 

꿈과 자연의 공통점은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공간이다. 이를 바탕으로 전시의 콘셉트을 생각해봤을 때, 내면의 소리를 듣고 가슴뛰는 꿈을 찾고 나아가 이루기를 바라는 전시라고 볼 수 있다.

 

자신의 모습을 끝없이 마주해보자. 내면의 소리를 들으며 색이 가득한 꿈을 찾아보자. 꿈을 찾는 과정, 꿈을 향한 열정, 그리고 그 꿈 자체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유다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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