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llage를 따라서] 샌달우드향 추천기

글 입력 2022.04.27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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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서는 우유를 탄 듯 부드럽고 곡선적인 우디 향조, 샌달우드(Sandalwood)에 관해 이야기했다.

 

종을 보호하기 위한 엄격한 규제 아래에서 생산되지만 샌달우드는 여전히 많은 향의 구성에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 중 하나이다. 다른 우디 향조들과 마찬가지로 향의 지속성을 높여주며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마무리를 책임진다.

 

그러나 샌달우드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다른 우디 향조보다 부드럽고 여성스럽다는 점이다. 하얀 우유와 크림이 떠오르는 나무의 향, 샌달우드 향 몇가지를 추천해본다.

 

 

 

1. 흰 살결처럼 몽환적인 샌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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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향은 세르주 루텐의 ‘상탈 블랑’(Santal blanc)이다. 이름은 말 그대로 ‘하얀 백단’이라는 뜻이다. 그만큼 샌달우드의 향이 지배적이다.

 

뽀얀 샌달우드의 향에 나무 특유의 달큰함과 약간의 시큼상큼함이 느껴진다. 부드럽고 미끈하다. 자칫하면 느끼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그만큼 강하게 튀는 향도 없다. 초반의 느껴지는 약간의 상큼함만 빼면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샌달우드의 향이 난다.

 

이름에 걸맞는 흐름을 보여주며 보드라운 샌달우드가 가득한 향은 마치 살결처럼 느껴진다. 파우더를 바른 듯이 매끄럽고 뽀얀 향은 몽환적인 느낌마저 자아낸다. 어른거리는 인상은 저 멀리 자리한지 혹은 바로 옆에 있는지도 가늠 되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한다. 한 덩어리보단 얇게 잘라내어 부드럽게 모인 조각의 향이다.

 

샌달우드 특유의 밀키(milky)한 매력을 십분 느끼고 싶으면 상탈 블랑을 추천한다.

 

 

 

2. 절제 속 풍성함을 지닌 샌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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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향은 톰포드의 ‘상탈 블러쉬(Santal blush)’이다.

 

시더우드와 샌달우드의 향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상탈 블러쉬는 클래식한 향의 현대적 해석처럼 느껴진다. 대담한 해석이나 처음 시도되는 조합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전혀 촌스럽지 않다.

 

첫 향은 스파이시한 향신료가 느껴진다. 그 덕에 한약방 같은 동양적인 느낌이 존재한다. 뒤이어 올라오는 연필심 같은 향의 시더우드와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플로럴 머스크는 상탈 블러쉬를 그 어떤 향보다 우아하게 만든다.

 

샌달우드는 이 모든 향의 전반에 걸쳐 은은하게 흐른다. 과한 샌달우드는 자칫 느끼할 수 있음에도 섬세하게 조율된 향들이 그 균형을 적절히 잡아준다. 샌달우드의 풍성함을 고상하게 이끌어 내면서도 시더우드와 플로럴 향들은 그 부피를 슬며시 누르며 절제의 미를 느끼게 해준다.

 

클래식 향수들의 우아한 풍성함은 현대에 와서 과하게 느껴질 때도 있는데, 그 우아함은 잃지 않으면서도 일상에서 부담스럽지 않게 풀어낸 향을 원한다면 상탈 블러쉬가 제격이다.

 

 

 

3. 숲 속에 지어진 절 향의 샌달우드


 

샌달우드 탐다오2.jpg

 

 

세번째 향은 딥티크의 ‘탐다오(Tam dao)’이다. 탐다오는 베트남 북부의 고산 지대의 도시 이름이다. 뜬금없이 무슨 베트남일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향을 맡는다면 곧 바로 이해가 될 것이다.

 

탐다오는 흔히 ‘절’향이 난다고 꼽히는 향 중 하나다. 요즘에야 도심 속 건물에도 절이 있다지만 여전히 우리가 떠올리는 절은 깊은 숲 속에 고요하게 지어진 목조 건물일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탐다오의 향이다.

 

탐다오는 엄밀히 따지자면 샌달우드’만’ 느껴지는 향은 절대 아니다. 특히나 초반엔 더욱 그렇다. 촉촉하게 비가 내린 숲 속 절에 앉아 있자면 물기 어린 공기를 통해 전해지는 나무껍질과 목재향이 느껴진다.

 

그렇다고 탐다오가 자연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향이란 것은 아니다. 향의 중반부로 갈수록 샌달우드의 파우더리함과 머스크의 포근함이 숲 속의 절을 부드럽게 감싼다. 여전히 숲 속을 떠오르게 하는 향이지만 그 장소를 바꾼다.

 

초반의 향이 비 오는 숲 속 절의 마당에 앉아 있는 향이라면 향의 후반부는 절 내부로 들어간 듯 하다. 피어 오르는 촛불의 은은한 온기와 덕분에 사라진 습기에 보송한 기분마저 든다. 숲 속을 바라볼 때는 자연과 가깝다가 방으로 들어오니 사람에 가까워진다.

 

덕분에 탐다오는 흔히 절이 연상된다든가 자연같은 향이 난다는 다른 향들보다 조금 더 이질감 없이 일상에서 소화할 수 있다.

 

*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따라서 같은 샌달우드라도 그 표현은 천차만별이다. 그럼에도 샌달우드가 가지는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은근한 우아함이다. 단순히 좋은 향이 아닌 포근한 우아함을 원할 때는 샌달우드 향을 찾아보길 추천한다.

 

 

[김유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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