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ussian - 책 '러시아적 인간'

러시아의, 러시아적, 러시아인
글 입력 2023.11.18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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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과 거리 상으론 가까운 편, 같은 문화권도 아니지만 그럼에도 한국인과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진 나라, 과연 어디일까? 설명만 들어서는 미스테리하고 알 수 없어서 혼란스럽기만 하다.

 

이 문제의 정답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많은 논란을 야기하는 나라, 바로 러시아다. 세계에서 가장 큰 영토를 가지고 있는 러시아는 그 광대함만큼의 미스테리함을 한 국가 안에서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러시아 문화는 다른 나라의 문화보다도 더 어렵고, 더 낯설게 느껴진다.

 

그러나 그 미스테리함으로, 러시아는 한 때 가장 강한 나라 중 하나였고, 현재 전 세계 국가들의 관심을 쏠리게끔 하고 있다. 무엇이 이 거대하고도 강력한, 그러나 알 수 없는 나라를 움직이게 하는 것일까? '러시아적'이란 말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는 것일까?

 

그것을 파헤치는 책, <러시아적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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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적 인간>은 제목처럼, '러시아스러운', '러시아의', '러시아인'에 대한 특성을 러시아 문학과 작가에 기반해 분석하여 '러시아적 인간'의 정신을 찾는다.

 

재밌는 것은, 이 책이 지금 처음 출간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현재 러시아의 상황과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즈쓰 도시히코는 1953년에 <러시아적 인간> 초판본을 발행하였는데, 당시 책의 첫 단락은 다음과 같다.

 

 

"전 세계가 주목하고 귀를 곤두세우고 있다. 러시아는 과연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가. 과연 무슨 말을 할 것인가. 그 일거수일투족이 일으키는 파동은 순식간에 전 세계 구석구석까지 뻗어나가며 곳곳에 파란을 일으킨다. 세계사의 중심에 선 오늘날의 러시아는 그 괴물 같은 모습을 스멀스멀 드러내고 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이 괴물 주변으로 무수한 사람이 모여 시끌벅적 미친 듯이 떠들어대는 모습은 마치 스타로브긴을 둘러싼 '악령'의 세계가 그대로 현실이 되어 출현한 것만 같다."

 

 

마치 2020년대의 러시아를 바라보는 듯한 글귀에 깜짝 놀랄 수밖에 없다. 러시아는 19세기 후반부터 극변의 시간을 보냈고, 그 후로 냉전이라는 체제 하에 자신의 강력한 힘을 뽐내면서도, 폐쇄적이고 어두운 환경과, 또 그 폐쇄적이고 어두운 자신의 '괴물'같은 모습으로 현재까지도 파동을 일으키고 있다.

 

러시아의 이 '괴물'의 '악령'같은 정신은 러시아 문학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러시아적 인간>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러시아 문학에서는 하루 종일 빛이 들어오지 않는

어두컴컴한 방의 내음이 느껴진다.

 

월등한 무사태평, 자유에 대한 갈망, 극심한 원한, 열광적인 신앙

러시아인은 자연 및 흑토와 피의 연결 고리를 가지고 있다

그게 없다면 러시아인은 아무것도 아니다

 

 

<러시아적 인간>에서 소개하는 문학 작품들에는 '어두컴컴한'을 대표로 한 러시아인의 설명들이 고스란히 드러나있다. 푸시킨, 레르몬토프, 고골, 벨린스키, 튜체프, 곤차로프, 투르게네프,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 체호프에게 러시아의 정신을 각각 이입하며 러시아적 인간이 어떠한 정체성으로 스스로를 표현하는지 설명한다.

 

예를 들어, 우리에게 친숙한 편인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에 대해 이 책은 울창한 태곳적 원시림이라고 설명한다. 톨스토이의 문학에는 근원적이고 인간 근원적인 가치를 다루는 것들이 많다. 톨스토이적 인간의 근간엔 '정말로 원초적, 원시적인 생명의 수액'이 있기에, 그의 글들엔 태초의 순수한 기쁨과 생에 대한 감정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는 이 태초에 집중하였기 때문에, 자아에 대한 사고와 본능적인 감정들, 당연하게 나누는 원시적인 것들에 대해 다루었고 이는 그를 '에고이스트'라고 표현하게끔 만들었다. 따라서 우리는 톨스토이의 문학을 통해서, 러시아적 인간의 특성 중 하나로 자아에 대한 깊은 통찰이 존재한다고 이해할 수 있다.

 

<러시아적 인간>은 비단 문학에만 한정되어 'Russian'에 대해 분석한 것이 아니다. 러시아의 역사와 시대 상황에 따라서 러시아적 인간을 한 번 더 설명한다.

 

첫째, 어둡고 음울하며 광대하고 혼돈스러운 자연을 정신적 고향 삼아 깊은 애착을 지닌다. 둘째, 타타르에게 유린당하고 학대받은 300년의 기억을 깊이 새겨 여전히 "괴롭힌당한 피해자"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셋째, 이에 따라 학살당한 인간 예수에게 공감을 느낀다.

 

이 세 가지 조건은 마냥 쉽게 읽어나가지 못할 난이도의 <러시아적 인간>을 읽고 이해하는 데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광활한 자연 속에서 어두운 감정을 근본 삼아 살아온 러시아의 특성을 이해하면, 이 문학가들이 가진 움틀거리는 힘과 극명한 명암의 대비로 그들이 문학 작품을 통해 드러내고자 한 그들의 정체성을 보다 편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러시아적 인간>은 편안하게 독서하기에는 다소 어렵게 다가올 수 있다. 대한민국의 주 정서와는 다른 내용이 많을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작가들에 대한 내용, 역사에 대한 내용이 서로 결합되어 설명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의 러시아를 상세히 이해하고, '우리의 정체성'을 사고하고 수용하는 것에는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다.

 

또한, 이 책을 읽으며 잘 몰랐던 러시아 문학 작품들이 매우 많이 등장하여 어렵기도 했는데, 이 기회에 푸시킨의 <캅카스의 포로>나 체호프의 <마카르 추드라> 등을 함께 읽는 것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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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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