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글 쓰는 당신을 위한 컨셉츄얼 ASMR [문화 전반]

ASMR 앰비언스에 컨셉을 더하다
글 입력 2022.04.28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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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R 앰비언스에 컨셉을 더하다



글을 쓰면서 항상 함께하는 것이 있다면 노래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 노래의 분위기에 따라 글의 느낌이 많이 좌지우지된다. 하지만 본인의 경우, 그 노래에 가사가 있다면 글을 쓰는 일에 잘 집중이 되지 않는다. 가사를 따라 생각이 흘러가기 일쑤. 그렇다고 무언가를 먹는 소리, 종이를 구기는 소리, 속삭이는 소리만 있는 ASMR을 듣고 있자니 뭔가 묘했다.


그러던 중 찾게 된 것이 ASMR 앰비언스였다. 익히 알고 있는 ASMR과 달리 앰비언스라는 단어가 조금 어색할 수 있다. 앰비언스(Ambience)란 한 공간에서 나는 모든 소리라고 할 수 있다. 만약 내가 도서관에 있다면 책장 넘기는 소리, 누군가 지나가는 발소리, 창문 너머로 바람이 들어오는 소리 등 모두 포함한다. 영화에서도 현장음을 그대로 재현하는 앰비언스가 쓰이는데, 관객의 집중력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온다. 이것은 ASMR에서도 마찬가지이다.

 

ASMR이 유행하기 시작한 것도 이미 몇 년 전, 수차례의 연구를 통해 안정감과 긍정적인 마음을 가져온다는 것이 증명됐다. 그런데 그 이후 앰비언스를 포함한 ASMR의 등장은 안정감은 물론이고,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집중력까지 높이는 결과를 만들었다.

 

여기서 ASMR은 한 번 더 전환점을 갖게 되는데, 바로 컨셉(concept)이다. 그저 일상에서 만들어내는 소리에서 벗어나, 카페 공부부터 해리포터까지 하나의 컨셉을 갖고 ASMR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다양한 컨셉에 따라 조용하게 펼쳐지는 그 공간은 안정감 있고, 집중력 있는 글을 만들어낸다.

 

이미 동영상 플랫폼에 많은 ASMR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컨셉이 가득한 ASMR 앰비언스를 소개하며, 컨셉 가득한 ASMR 콘텐츠가 만들어내는 다른 효과에 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낮잠 NZ Ambience


 

낮잠은 일상에서 들을 수 있는 소리보다는 영화나 만화와 같은 창작물을 컨셉으로 ASMR을 만들어낸다. 소리로 분위기를 전한다는 채널의 소개와 같이, 지금 우리가 있는 장소를 다른 곳으로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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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 NZ Ambience YOUTUBE

 

 

대표적으로 손꼽히는 ASMR에는 동양/판타지가 있다. 특히 동양의 사방신을 컨셉으로 한 ASMR은 제작자가 직접 만들어내는 창의적인 스토리까지 더하고 있다.

 

간단히 소개하자면 해리포터의 동양버전이라고 불리는 '동양마법학교'가 그 주제다. 해리포터에 그리핀도르, 후플푸프, 레번클로, 슬리데린이 있다면, 낮잠이 그려내는 동양마법학교에는 백호궁, 주작궁, 현무궁, 청룡궁이 있다. 주작궁의 아이를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ASMR은 각 사방신의 분위기를 흠뻑 자아낸다.

 

 

[크기변환]낮잠.JPG

낮잠 NZ Ambience YOUTUBE

 

 

낮잠 채널의 특징은 언제나 제작자의 창작 글이 함께 한다는 것이다. ASMR의 대략적인 분위기를 설명해주면서, 듣는 이로 하여금 ASMR에 대한 이해도와 집중력을 높이도록 도와준다. 더하여 지난해, 이런 창작글들을 한데 모은 모음집이 펀딩에 들어갔다. ASMR과 함께 즐기게 만들어진 모음집은 1,601명의 후원자와 1,080%의 후원금을 달성하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바 있다.

 

 

 

asmr soupe


 

해리포터 ASMR로 눈길을 끌기 시작한 soupe는 ASMR을 만듦에 있어서 '몰입과 평온함'을 중요시한다. soupe가 만들어내는 것들은 앰비언스 효과를 섬세하고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한여름 날의 학교 수업시간을 컨셉으로 만들어낸 ASMR의 경우 그 안에는 많은 소리들이 들어가 있다. 칠판의 판서하는 소리부터 매미가 우는 소리, 창밖 운동장에서 다른 반의 체육시간 소리까지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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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r soupe YOUTUBE


 

위에 소개했던 낮잠 ASMR이 창작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면, soupe는 우리가 경험해볼 법한, 경험했을 법한 이야기들을 컨셉으로 가져간다. 이런 컨셉은 다른 설명 없이도 이해가 가능하며, 익숙하게 몰입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soupe ASMR의 댓글들은 그 리얼리티에 감탄하거나, 컨셉에 공감하며 추억을 되살리는 경우가 많다.

 

또 한 가지, soupe의 ASMR은 분위기를 넘어서 느낌을 만들어 낸다. 사실적인 앰비언스와 누구나 경험했을 법한 컨셉은 ASMR이 직접 그 상황 안으로 가져다 놓는 것이다. 기분이 좋으면 흐린 날도 맑아보이듯이 ASMR만으로도 현실에 내가 있는 공간을 바꾸어 놓는다.

 

 

 

Garnet Sound


 

낮잠이 직접 만들어낸 창작물, soupe가 경험했을 법한 이야기를 컨셉으로 ASMR을 만들어 나갔다면, Garnet Sound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영화나 에니메이션을 컨셉으로 ASMR을 만들어낸다. 특히 지브리의 에니메이션을 컨셉으로 한 ASMR이 많이 보이는데, 지브리 특유의 신비함과 편안한 느낌의 앰비언스가 섬세하게 들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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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rnet Sound YOUTUBE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창작물은 모두가 좋아하지만, 특히 강하게 몰입하고 있는 마니아들이 있다. 그들에게 이런 컨셉의 ASMR은 반가움과 동시에 강한 몰입, 그에 대한 회상을 불러온다. 그리고 이런 회상이 댓글에서 드러나는데, 각자가 가지고 있는 작품의 의미와 해석이 가득 들어있는 것이다.

 

그렇게 하나의 콘텐츠에 달리는 댓글창은 같은 영화를 봤더라도 느끼는 것이 모두 다른 사람들의 소통창구가 된다.

 

 

 

소통과 창작



각 ASMR 콘텐츠의 공통점은 그 콘텐츠의 댓글이 소통과 창작의 장이 된다는 것이다.


공간음을 그대로 재현해낸 섬세한 앰비언스는 각자의 컨셉과 어우러져 상당한 몰입을 가져온다. 또한, 그 컨셉이 창작물이라면 이전에 봤던 기억을, 일상을 담아낸 것이라면 경험했던 기억을 꺼내게 된다. 그런 기억이 댓글을 통해 공유되면서 더 많은 사람의 기억을 보고 소통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ASMR은 훌륭한 소통의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로 많은 경험이 어려운 지금, 다른 세상을 경험하고, 다른 사람들과 이런 경험을 나누는 것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또 한 가지는 창작의 장이 된다는 것이다. 특히 낮잠의 콘텐츠를 보면, 각자가 풀어내는 이야기가 댓글창을 꽉 메우고 있다. 이는 앰비언스가 가져오는 몰입과 ASMR이 가져오는 안정감에서 오는 결과라고 생각된다. 이런 상태에서 기억의 파편을 떠올리게 된다면 자연스레 창작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글의 분위기는 상상 이상으로 듣고 있는 음악에서 많은 영향을 받는다. 슬픈 음악을 들으면서 슬픈 글을 보면 더 슬퍼지는 것이 이런 이유일 것이다. 음악 없이는 집중이 안 되는데 가사 있는 음악은 싫고, 글에서 내고 싶은 분위기가 정해져 있다면 이런 컨셉 가득한 ASMR을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몰입과 안정감을 주는 ASMR 앰비언스가 어쩌면 창작을 함에 있어서 더 힘을 실어 줄 수 있을 것이다.

 

 

 

김예솔.jpg

 

 

[김예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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