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현시대가 추구해야 할 공예의 마음을 담은 전시 - 2022 문화역서울284 공예기획전 '사물을 대하는 태도 All about Attitude' [전시]

글 입력 2022.03.23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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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포스터_문화역서울284 기획전시_사물을대하는태도.jpg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인간의 이기심과 욕망은 생태계를 잿빛으로 물들이고 있다.

 

끝없이 치솟는 기후와 인공물의 증가, 생물 종의 급격한 멸종 현상은 세상이 인간의 독재하에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증거한다. 이러한 인류세의 시대에 인간 집단은 변화해야 하며 수직적인 태도가 아닌, 수평적인 태도를 지닌 채 자연을 마주해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주관 아래 오는 3월 16일부터 5월 29일까지 문화역서울284 전관에서 열리는 공예기획전 《사물을 대하는 태도 All about Attitude》 역시 그러한 각성에서 시작한 주제성을 띤다.

 

위기의 시대에 사물과 자연에 대한 관계를 재정립하려는 시도가 일어나면서, 이를 목격한 공예계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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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가 열리는 문화역서울284 전경

 

 

그 결과 인공재료가 아닌, 천연자원을 활용한 예술 활동의 실천과 더불어 ‘인간의, 인간에 의한, 인간을 위한’ 공예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움직임이 태동함으로써 이번 전시를 이루었다.

 

공예, 회화, 사진, 영상 등 총 38인의 참여작가들이 290여 점의 작품으로 고민을 함께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한다. 자연을 파괴하고 아프게 하던 일방적인 사고를 지양하고, 모든 존재를 존중하며 환대하는 태도로 나아가려는 공예계의 의미 있는 발걸음이다.

 

 

 

사물을 있는 그대로 대하는 공예의 마음이 담긴 전시


 

1. 문화역서울284 한국공예전_사물을 대하는 태도_(대지의 사물들) 중앙홀_신성창(꽃), 한선주(섬유), 한창균+NBW(죽),부안관요(청자).jpg

1부 '대지의 사물들' 중앙홀_신성창(꽃), 한선주(섬유), 한창균+NBW(죽),부안관요(청자)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전시는 총 3부로 진행된다.


1부 ‘대지의 사물들’은 공예가 인간과 사물, 자연의 상호매개와 결합으로 이루어진 광범위한 결과물들의 총체임을 밝힌다. 단순히 고정된 물건만이 아닌 인간, 사물, 재료, 기계 등 다양한 행위자들의 만남과 배열을 통해 끊임없이 상징을 생산하는 유기체라는 것이다.

 

본 섹션에서는 전통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변화하고 생성하기를 반복하는 공예의 사물성을 새로운 관점에서 인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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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주 <자연의 색으로 엮어낸 봄날의 풍경>

  

 

대표적으로, 중앙홀 건물 내벽을 타고 내려오며 시선을 한눈에 사로잡는 한선주 작가의 <자연의 색으로 엮어낸 봄날의 풍경>은 씨실과 날실의 수직, 수평 운동을 통해 만든 작물에 담긴 자연의 색과 일상의 풍경을 나타내는 작품이다.

 

평면성을 넘어 입체적인 오브제가 된 섬유미술의 미적인 감각이 돋보이는데, 얇은 실이 모여 하나의 군집을 이룸으로써 공간성을 구축하는 모습이다.

 

 

5. 문화역서울284 한국공예전_사물을 대하는 태도_(대지의 사물들) 1,2등대합실_김준용(유리), 이가진(도자), 이승희(도자).jpg

1부 '대지의 사물들' 1, 2등대합실_김준용(유리), 이가진(도자), 이승희(도자)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1, 2등 대합실에 전시된 김준용 작가의 작품은 유리의 투명한 속성을 이용해 독특한 기법으로 만들어낸 색유리의 공예미가 잘 드러나 있다. 색의 그라데이션, 상의 맺힘, 빛에 의한 색의 변화 등 유리의 고유한 질감과 절제된 형상이 담겨 있다.

 

블로잉 기법과 표면을 깎아내는 연마 기법을 결합한 김준용 작가만의 독보적인 정신적 산물이다.

 


10. 문화역서울284 한국공예전_사물을 대하는 태도_(생활의 자세들) 그릴_김시영(도자), 몬스트럭쳐X채율(가구+나전), 조성호(금속), 박홍구(목가구).jpg

2부 '생활의 자세들'

그릴_김시영(도자), 몬스트럭쳐X채율(가구+나전), 조성호(금속), 박홍구(목가구)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2부 ‘생활의 자세들’은 한국의 좌식 문화를 계승하고 현대화하는 시도를 담았다. 한국의 독창적인 생활양식인 좌식과 입식의 결합을 통해 라이프 스타일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공예가들이 그리는 도전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섹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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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영, Planet 시리즈

 

 

총 4명의 참여작가가 구성하는 본 섹션에서는 도자와 목공예, 금속, 가구까지 각기 다른 크기와 재료로 제작된 작품은 관람객들에게 생활과 맞닿아 있는 공예의 일상성을 제시한다.

 

과거에서 현재로 이행해오는 과정에서의 문화적인 변화, 그로 인한 생활 오브제의 다채로운 쓰임을 기대하며 관람할 수 있다.

 

 

13. 문화역서울284 한국공예전_사물을 대하는 태도_(반려기물들) 세미나실_박종군+광양장도(박남중, 박건영), 임금희(다회망수), 조현영(목가구), 성낙윤(매듭), 이동춘(사진), 채율(나전가구).jpg

3부 '반려기물들' 세미나실_박종군+광양장도(박남중, 박건영), 임금희(다회망수),

조현영(목가구), 성낙윤(매듭), 이동춘(사진), 채율(나전가구)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마지막 섹션인 3부 ‘반려기물들’은 일회적인 소비가 아닌, 인간과 평생을 함께하는 반려기물(Companion object)이 되는 창작 예술의 지속가능성을 말한다.

 

단순히 인간-기물 간의 관계로 규정하지 않고, 다양한 세대와 문명을 잇는 고리로서 공예를 조명하는 작품들이 전시장에 들어서 있다.

 


12. 문화역서울284 한국공예전_사물을 대하는 태도_(반려기물들) 회의실_강미나, 고희승, 권슬기, 신혜정, 오세린, 주소원, 정호연.jpg

3부 '반려기물들' 회의실_강미나, 고희승, 권슬기, 신혜정, 오세린, 주소원, 정호연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전통 장신구부터 가구, 사진, 현대 공예가들의 아트 주얼리는 사물성 그 자체를 탐구한 결과물이자 자연을 모티프로 제작돼 인간중심의 태도에서 벗어나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그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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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주변부에 말없이 놓여있는 것들에서 따뜻함을 발견하는 신혜정 작가의 주얼리, 인위적인 장식을 덜어내어 검소하고 단아한 조선 전통의 절제미를 추구하는 조현영 작가의 목가구 등 우리나라 공예의 무궁무진한 미래를 볼 수 있는 작품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

 

 

 

공예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는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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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 물레체험

 

 

한편, 이번 전시의 연계 행사도 주목할 만하다. 전시 기간인 3월부터 5월까지, 도자와 한지, 섬유공예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홈페이지 온라인 사전예약제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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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 직조기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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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 모빌 만들기 체험

 

 

또한 다양한 방식으로 고유한 창작 세계를 가진 작가들의 작품세계와 표현에 대한 이야기를 현장에서 직접 들어보는 <작가와의 대화>도 마련되어 있다. 4월 2일, 한선주 섬유공예가를 시작으로 5월 28일 박종선 가구디자이너까지 총 5명의 작가를 만나볼 수 있다.


대세나 다름 없는 메타버스 플랫폼과 연계하여 ‘제페토(ZEPETO)'에 구축된 문화역서울284에 방문해 숨은 작품을 찾아보는 운영 프로그램도 있으니, 체험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2022공예주간과 함께하는 문화역서울284의 올해 첫 기획전


 

2. 문화역서울284 한국공예전_사물을 대하는 태도_(대지의 사물들) 중앙홀_부안관요(청자)와 곰소소금.jpg


 

지난 2021년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현지의 찬사를 받고 동명의 주제로 한국의 관객들을 위해 마련한 문화역서울284의 2022년 첫 기획전 《사물을 대하는 태도 All about Attitude》. 밀라노 한국공예전 출품작품에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품이 더해진 공예의 장이 펼쳐졌으니, 이보다 더 풍성한 시각적 체험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올해 5회째를 맞는 2022공예주간(5.20~5.29)까지 개최되기에 의미가 크다. 전시를 보면서 느끼게 될 즐거움과 예술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공예가 현시대에 전해주는 가치와 인간의 태도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다시금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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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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