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아이돌 그룹의 파트 분배: ② 'Identity' [음악]

글 입력 2022.03.0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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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음악 애호가들에게는 처음 듣는 음악임에도 어떤 아티스트의 음악인지 단번에 알아맞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음악의 공통적인 특징은 음악 안에 아티스트만의 확고한 색깔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색깔을 결정하는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여러 명이 파트를 나누어 보컬을 이어나가는 아이돌 그룹의 음악에서는 멤버들의 파트 분배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지난번에 아이돌 그룹의 파트 분배에 있어 ‘personality’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는데, 이번에는 아티스트의 음악적 색깔, 즉 ’identity’라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최근 아이돌 음악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킬링 파트 (Killing Part)’라는 단어가 굉장히 익숙할 것이다. 킬링 파트란, 음악 내에서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주는 부분으로 이로 인해 곡의 콘셉트가 정해지며 나아가 아티스트의 음악적 아이덴티티에 기여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아이돌 보컬에 킬링 파트 담당 멤버라는 개념이 따로 등장할 만큼, 그 필요성은 더욱 화두가 되는 추세이다.

 

 

 

 

이러한 킬링 파트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아이돌 멤버는 오마이걸의 아린이다. 두 메인보컬인 효정과 승희를 비롯하여 탄탄한 보컬 실력을 자랑하는 그룹에서 아린의 짧지만 강력한 킬링 파트는 오마이걸 특유의 몽환적인 느낌에 잔잔한 여운을 더해주어 비로소 오마이걸의 음악을 완성 짓는다.

 

 

 

 

러블리즈의 유지애 또한 특유의 하이톤 음색을 활용하여 수많은 킬링 파트를 담당하였다. 유지애의 독특한 음색은 러블리즈가 데뷔 초 추구하던 동화적인 콘셉트와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며 러블리즈만의 음악적 색깔을 완성하였다. 아린과 유지애 모두 팀 내 보컬 주력 멤버가 아님에도, 팀의 음악적 정체성 확립에 큰 기여를 하였다.


곡의 클라이맥스를 담당하는 코러스(Chorus)는 대부분 보컬 주력 멤버들이 담당하기 때문에, 이를 제외하고 보컬 분배에 가장 신경을 많이 쓰는 파트는 바로 첫 소절일 것이다. 단시간에 듣는 이의 귀를 사로잡아야 하는 대중음악에서 도입부 또한 코러스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도입부의 보컬 목소리만 들어도 어떤 그룹의 노래인지 단번에 알아차리게 해주는 보컬들이 있다. 가장 먼저 소개할 멤버는 NCT의 해찬이다. 자신만의 보컬 색깔이 뚜렷하면서도 다양한 장르에 어울리다 보니, 다양함을 추구하는 NCT의 음악 내에서도 확고한 아이덴티티를 만들어 낸다.

 

 

 

 

또 다른 도입부 파트 담당의 대표로는 방탄소년단의 지민이 있다. 지민만의 특유한 목소리로 시작하는 ‘피 땀 눈물’은 목소리만으로, 그것도 도입부 첫 소절 만으로 수많은 팬들을 입덕시키며 ‘도입부 장인’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해찬과 지민은 모두 팀 내에서 보컬이 주력인 멤버로, 도입부가 음악의 진행에 얼마만큼이나 중요한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도입부 담당 멤버는 블랙핑크의 제니이다. 제니는 팀 내에서 메인 래퍼를 담당하고 있지만, 안정적인 보컬 실력으로 팀 내에서 많은 도입부를 담당하고 있다. 팀 내 음색과 성량이 모두 뛰어난 메인보컬 로제가 있음에도, 나는 제니의 목소리로 시작하는 도입부를 들어야 비로소 블랙핑크의 음악임을 실감하는 편이다.

 

다양한 개성을 가진 목소리들이 모여 하나의 음악을 만들어 내는 것이야말로 그룹 음악의 가장 큰 매력이지 않을까. 파트 분배의 가장 기본은 해당 파트에 어울리는 목소리를 가진 멤버를 배치하는 것이지만, 반대로 개성 있는 목소리를 잘 살릴 수 있는 파트를 찾아가는 것 또한 보컬의 매력, 나아가 해당 그룹과 이들의 음악적 매력을 발산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일 것이다. 무엇보다 다양한 방식의 스토리텔링이 K-POP을 대표하는 주요 특징이 된 지금의 시점에서, 음악 내에서 각 파트별 보컬의 활용도는 더욱 중요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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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아티스트별 영상들은 파트의 소개를 위해 해당 파트만을 모아둔 영상을 들고 왔는데, 노래 전체의 흐름에서 분배된 파트의 주어진 역할을 체감하고 싶다면 전체 음악을 감상해 보는 것도 추천한다. 아래는 앞서 소개한 아티스트들의 이러한 매력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곡을 선정해 보았다.

 

아린(오마이걸) : 비밀정원, 다섯 번째 계절 (SSFWL)

유지애(러블리즈) : 비밀여행, 안녕 (Hi~), 놀이공원

해찬(NCT) : 롤러코스터 (Heartbreaker), Superhuman, Fireflies

지민(BTS) : 피 땀 눈물, Best Of Me, 작은 것들을 위한 시 (Boy With Luv)

제니(블랙핑크) : 불장난, 마지막처럼, Kill This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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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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