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봄’ 필터가 장착된 눈으로 본 세상. - 테레사 프레이타스 사진전

글 입력 2022.02.17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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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사 프레이타스 사진전_공식 포스터.jpg

 

 

아쉬움이 가득한 21년을 보내며 지난 한 해를 돌아봤다. 그리고 기억에 남는 순간들을 신중히 골라서 내 공간에 남겨두었다.

 

코로나 대유행 전과 비교하면 좋은 곳에 가거나 맛집에 간 추억은 많이 줄어들었다. 대신 일상 속에서 잊지 못할 좋은 순간들이 많았다. 그래도 많이 누리지 못한 아쉬움은 어쩔 수 없었다. 그 아쉬움을 달래준 건 테레사 프레이타스 작가의 사진전이었다.


사실 이 작가의 인기를 몰랐던지라 도착했을 때,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 깜짝 놀랐다. 웨이팅이 있는 전시가 처음인 내 시선에는 신기한 광경이었다.


알고 보니 테레사 프레이타스는 포토그래퍼이자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인스타그램을 통해 활발한 소통을 하고 있으며, 특히 MZ세대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MZ세대로 보이는 관람객이 유독 많았다.


약간의 시간이 흐른 후, 전시를 볼 수 있었다. 웨이팅이 길수록 맛집에 대한 기대가 큰 것처럼 사진전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새 꽤 올라가 있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들어가자마자 작가가 건넨 봄 인사에 수줍게 ‘안녕.’ 했다. 전시된 작품들은 하나같이 봄을 노래하고 있었고, 화사했다.

 

사진 촬영이 가능하고 포토존이 예쁘게 꾸며있어서 일행과 함께 기념 샷을 찍으며 작가가 만든 봄을 만끽했다.

 

 

Blush, 2021.jpg

ⓒ Teresa Freitas, Subject Matter Art, and Artémios/CCOC - Blush, 2021

 

 

처음에는 줄 서 있는 관람객에 놀랐다면, 두 번째로 놀란 것은 그림 같은 사진이었다. 분명 현실을 담은 사진인데, 사진에 담긴 것들이 비현실적으로 보였다.


전시의 시작쯤에서 작가의 작업 과정이 담긴 미디어를 시청하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찍었을지 생각에만 빠져서 제대로 사진을 감상할 수 없었을 것이다.


작가는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것에서 나아가 실험적인 프로세스를 통해 더 풍부한 색채를 사진에 담고, 소재에 창조적으로 접근했다. 이 작업방식은 비현실적인 사진을 탄생시키고, 테레사 프레이타스 작가만의 매력이 되었다.


그 매력은 유명 브랜드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넷플릭스, 디올, 클로에, 몽블랑 등과 커미션 및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Neighbourhood Layers, 2018.jpg

ⓒ Teresa Freitas, Subject Matter Art, and Artémios/CCOC - Neighbourhood Layers, 2018

 

 

비현실적인 색감도 인상적이었지만, 친숙한 모티브를 자신만의 색으로 특별하게 표현했다는 점이 더 좋았다.

 

처음에는 예술적인 건축물 그리고 외국이니까 가능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생각은 편견이었다. 외국과 다르지만, 우리나라만의 아름다움이 있고, 예술적인 건축물도 존재한다. 외국이니까 가능한 것이 아니라 그녀의 특별한 시선 덕분에 가능했다.


테레사 프레이타스의 눈에는 ‘봄’ 필터가 장착돼 있었다. 그 눈으로 본 한국의 모습은 어떨지 문득 궁금했다.



[꾸미기]마지막_.jpg


 

사진 속에 있는 꽃이 조화로 꾸며진 공간에서 사진도 찍고, 핑크뮬리 길을 거닐어 봤다. 파란 문을 열고 들어가는 상상을 하며, 낯선 풍경이 보이는 창문 밖을 보는 시늉도 해봤다. 마치 여행지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것 같았다. 낯선 공기와 냄새가 느껴지는 듯 했다. 대리만족이 확실하게 되면서 지난해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나들이나 여행을 하며 보낸 과거의 봄날들에 다시 와 있는 것 같기도 했다.


봄과 끝인사를 나누고 퇴장하는 순간, 전혀 다른 분위기의 주변을 둘러보니 묘했다. 낯선 곳에서의 여행이 끝난 후, 익숙한 곳에 왔을 때의 묘함과 흡사했다.


테레사 프레이타스와 함께한 시간은 봄과 사전 만남을 가진 시간이었으며, 나를 위로해준 여행이었다.

 

 

 

강득라.jpg

 

 

[강득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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