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재미없다? 재미있다! - 전시 한국의 신비로운 12가지 이야기

우리 문화에 빠져들어 경험하는 시간
글 입력 2022.01.18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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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시회 포스터를 처음 봤을 때 '나는 한국의 설화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나서 생각을 해보니 어렸을 때는 전통 설화를 퍽 좋아하고 즐겨 있었던 반면 커가면서 점점 서양의 신화에 대해서만 관심을 갖고 전통 설화에 대한 관심은 사라져 갔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그래서 '한국의 12가지 전통 설화'를 미디어 시대에 어떻게 '미디어'와 융합하여 전시로 구현해냈는지에 대해 궁금증이 일었고 이에 전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되었다.

 

전시장은 입구부터 전통 설화에 등장하는 동물들의 캐릭터가 설치되어 있었다. 마치 동심의 세계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받으며 전시장으로 들어섰다. 전시는 총 12개의 테마인 ▲신도울루가 지키는 상상의 문, ▲ 돌과 나무에서 시작된 이야기, ▲시공간의 초월, ▲ 우리 마을 소원의 나무, ▲도깨비 불을 만나다, ▲무시무시 기담, ▲우리는 가택신과 함께 살고 있다, ▲ 달토끼, 그림자 이야기, ▲ 기원을 지나 별을 만나다, ▲ 꿈의 도서관/소환의 서, ▲ 기(분신), ▲ 나의 수호신 / 귀신 그리기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래픽과 AR 기술 등의 다양한 기술들이 합쳐진 시각적 효과가 눈을 즐겁게 했고, 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해 볼 수 있는 다양한 참여형 콘텐츠를 통해 각양각색의 경험을 제공했다. 또한 전시회에서 직접 제작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도감을 모으니 재미 또한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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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리케이션 화면

 

 

그중에서 흥미로웠던 섹션 몇 가지를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무한한 연장선 속, 나는 어디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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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간의 초월"이라는 테마에 들어서는 순간 눈이 부셨다. 들어서는 순간 모든 공간은 하얀색이었고, 거울이 놓여있었으며 에밀레종소리가 울렸다.

 

에밀레종소리에는 일정하지 않은 두께로 서로 다른 주파수의 소리가 주거니 받거니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고 반복되는 '맥놀이 현상'이 일어나는 만큼 이러한 음악이 '연장선'이라는 테마와 잘 어울렸다. 하지만 동시에 에밀레종과 얽힌 인신공양의 설화를 떠올렸을 때는 사뭇 의문스럽기도 했다.

 

 

 

나의 동양 별자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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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당신에게 "별자리가 뭐예요?"라고 물어보면 우리는 너무나 당연하게 서양의 별자리로 대답한다. 사실 필자 또한 동양이 별자리가 따로 있는지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 알았다.

 

[동양과 서양은 하늘을 바라보는 기준이 달랐다. 동양은 북극성과 달을 중심으로 별자리를 관찰하고, 서양은 태양을 중심으로 별자리를 나누었다. 황도 12궁은 서양에서 보는 별자리로 하늘에서 태양이 지나다니는 길인 황도대를 12개로 나누고 각 영역에 별자리 12개를 대응시킨 것을 말한다. 서양의 별자리는 태양을 중심으로 하늘의 별을 나누고, 태양이 어디있는가를 보았다. 서양에서는 이 황도 12궁으로 별점을 쳤는데, 태어난 날의 태양이 위치한 별자리로 운명을 이야기 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 일본 등의 동양에서는 3원 28수로 별자리를 이야기한다. 실제 천체가 회전하는 중심으로 별자리를 관찰하여 시간 측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계절과 시간을 측정하고 농사를 짓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북극과 적도를 기준으로 하늘을 나누었고, 북극과 북극 주변을 3원(태미원, 자미원, 천시원)으로 칭하고 바깥쪽 영역을 28수라 한다. 3원은 '3개의 울타리'라는 의미로 울타리 안에 포함되는 별자리 집단을 말한다. 태미원은 봄철 저녁 하늘에 있으며 태성이 이에 속한다. 자미원은 하늘의 북극 중심에 있으며, 북두칠성을 포함한다. 천시원은 여름철 저녁 하늘에 있다. 28수는 황도와 천구의 적도 주변에 있는 28개의 별자리로, 적도대를 28개의 구역으로 나눈 것을 말한다.

 

28개의 구역을 7개씩 4개의 방위로 묶어서 각 방위마다 사령신이 맡는다. 봄은 동쪽의 청룡, 여름은 남쪽의 주작, 가을은 서쪽의 백호, 겨울은 북쪽의 현무가 있다. 28수는 각 수마다 하늘을 대표하는 동물이 있다. 처음에는 땅을 다스리는 12 동물과 같이 만들려고 했으나, 하늘은 땅보다 넓어서 하늘의 사령신이 각기 7수의 동물을 맡아 다스리기로 하여 28수가 되었다.

 

우리는 태어난 음력 생월을 이 28수(외뿔 용, 쌍뿔 용, 너구리, 토끼, 여우, 호랑이, 표범, 해치, 소, 박쥐, 쥐, 제비, 돼지, 수달, 이리, 개, 꿩, 닭, 까마귀, 후 원숭이, 원 원숭이, 들개, 양, 노루, 말, 사슴, 구렁이, 지렁이)와 연계하여 운명을 점친다.]

 

12가지의 이루어진 서양의 별자리와 달리 동양의 별자리는 28개로 더욱 세분화되어 있었다. 이 섹션에서는 자신의 생년월일이 입력된 바코드를 대며 자신의 동양 별자리가 무엇인지에 대해 알 수 있는 체험을 할 수 있었다. 이렇듯 본 전시는 서양의 사고관에서 탈피하여 동양인으로 동양의 사고관에 흠뻑 물들 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주었다.

 

 

 

라푼젤이 생각나는, 도깨비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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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불은 소원을 들어주며 어둠 속에서 인도자의 역할을 한다고 한다.

 

[도깨비불은 도깨비의 출현을 의미하는데, 이 이야기는 제보자들이 실제로 도깨비불을 목격한 경험담이라는 점에서 다른 설화와 차이가 있다. 그리고 파란불이 커졌다가 여러 개로 나뉘는 도깨비불은 농경사회에서 사람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유발하였다. 도깨비불은 농경생활에서 발생하는 두려움과 그것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식에서 태어난 영상이다. 따라서 그 불은 사람들에게 한때 고통을 주지만, 결국에는 행복을 주는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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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sney

 

 

그래픽으로 구현된 다양한 도깨비의 불은 관람객의 시선을 빼앗기에 충분했다. 화려하면서 동시에 빨려 들어갈 것만 같은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스크린에 몰입하게 된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라푼젤의 한 장면인 "I see the light"이 떠올랐다. 소원을 빌며 풍등을 하늘 위로 올리던 라푼젤과 유진의 모습이 생각나며 본인도 모르게 도깨비불을 보며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있었다.

 

우리는 동양인임에도 불구하고 어렸을 때부터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인 서양의 문물에 익숙해져 오히려 동양의 것을 고리타분하게 여기고 낯설게 느낀다. 이런 흐름 속에서 한국의 전통 설화를 '미디어'와 재미있게 연결해서 관람객에서 제공한 본 전시는 관람객으로 하여금 동양의 이야기 또한 무척이나 흥미 진진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해준다.

 

또한, 우리가 잘 모르고 있었던 동양의 문화나 사상에 대해서도 알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선사한다.

 

 

[김소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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