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환상을 붙잡아둔 작품 [미술]

가브리엘 다웨의 Plexus 시리즈
글 입력 2022.01.01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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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를 본적이 있는가? 쉽게 보기 어려운 만큼, 무지개를 만나면 왠지 행운이 찾아올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런데 한 작가가 무지개를 마음껏 볼 수 있게 만들었다. 바로 멕시코 출신의 예술가 ‘가브리엘 다웨(Gabriel Dawe)’이다. 이 작가의 작품은 실제인지 작품인지 헷갈릴 정도로 촘촘하고 섬세하게 제작되었다. 놀랍고 오묘함을 자아내는 모습에 관람객들은 쉽게 작품 앞을 떠나지 못한다. 더 많은 작품을 함께 살펴보도록 하자.


가브리엘 다웨는 1973년생의 젊은 작가다. 멕시코 태생이나 현재는 텍사스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가시광선 스펙트럼에 대한 연구를 기반으로 예술 활동을 시작했다.

 

처음엔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했지만 대학에서 패션과 건축을 공부하며 직물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러던 와중 과거 자신이 직물에 관심이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어렸을 적 남자아이라는 이유로 바느질을 배우지 못했다는 사실 또한 인지하게 된다.


이러한 좌절감을 극복하며 직물을 활용하는 예술적 기술을 터득하는데 더욱 힘쓰게 된다. 그의 노력은 주목받게 되었고, 직물을 누구보다 잘 활용하는 예술가로 거듭날 수 있게 되었다.  수천 개의 실로 환상적인 감각을 느끼게 해주는 그의 작품은 날이 갈수록 큰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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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exus No.35,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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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exus No.35, 2016

 

 

가브리엘의 작품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빛과 공간의 조화를 이루어 실제 무지개가 미술관에 나타난 듯한 느낌을 자아내기 때문이다. 또한 촘촘하게 연결된 직물과 절묘하게 구성된 색의 배치가 착시효과를 극대화시킨다. 밀착되고 교차된 실은 매끄러운 빛의 형태를 떠오르게 하고, 자연스러운 그라데이션은 오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우리는 종종 멋진 광경에는 “와 예술이다”라고 감탄을 표하고, 멋진 작품에는 “와 진짜 같다”며 감동을 한다. 가브리엘의 작품은 이 두 가지 반응 모두를 이끌어낼 수 있다. 관객들은 무언가에 홀린 듯 가만히 바라보다 자신도 모르게 손을 갖다대본다.

 

그의 작품 주위엔 아름다움에 넋이 나간 모습들을 살펴볼 수 있다.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아름다움을 마주한 반응은 어떨지에 대한 의문을 풀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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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exus No.19,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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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exus No.29, 2014

 

 

틈 속에서 피어난 그의 작품은 공간 활용에도 큰 역할을 한다. 미술관에 설치되는 작품은 평면으로 벽에 걸리거나, 큰 규모로 설치되곤 한다.

 

그러나 그의 작품은 자그마한 틈에서 그 가치를 더 발한다. 작품인 듯 아닌 듯 착시를 불러일으키며 존재를 드러내고, 미술관 자체의 아름다움을 높이기도 한다. 전시 구성 자체를 더욱 알차게 만들 수 있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에서도 그의 작품은 많은 러브콜을 받는다.


가브리엘은 자신의 작품이 인간에게 휴식과 보호의 기능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입체적인 작품이 한 공간에 구조를 형성함으로써 안락함과 편안함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주재료인 직물은 인간에게 익숙한 물질이기에 관객의 거부감을 줄인다.

 

부담감 없이 작품을 접할 수 있기에 휴식을 선사하는 즉 현대인에게 가장 필요한 작품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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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exus No.14,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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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exus No.4, 2010

 

 

그렇기에 가브리엘의 작품은 대중들이 예술작품과 가까워질 계기를 마련한다. 익숙하고 평온함을 주는 그의 작품은 예술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대중에게 마음의 문을 여는 역할을 한다. 현대미술에 대해 가지고 있는 크고 작은 편견들을 부수는 역할을 하여 이들이 점차적으로 예술에 흥미를 느끼고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든다.


또한 예술의 역할이 무엇인지 다시금 상기시킨다. 작품을 통해 미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다양한 사유의 시간을 갖고, 휴식을 취하며, 다양한 감각적 기능을 활성화하는 등 복합적인 것을 느낄 수 있게 된다. 그럼으로써 점차적으로 예술이 필요한 이유, 예술 존재의 이유 등에 대해 깨닫게 될 것이다.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기대해본다.


*


형형색색의 직물과 빛을 활용한 가브리엘 다웨의 작품들. 그는 빠르게 지나가버리는 찰나의 아름다움을 오래도록 바라볼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그의 예술 세계에서 만큼은 영원한 환상을 꿈꿀 수 있다. 작품을 바라볼 때만큼은, 저마다의 다채로운 상상을 펼치고 마음껏 행복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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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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