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하데스타운 뮤지컬,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 [공연]

73회 토니상 뮤지컬부분 최우수 작품 수상작, 한국으로 들어오다
글 입력 2021.12.03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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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려줘, 내가 갈게. 너를 찾을거야 (갈거야), 널 향해서.

 

- 하데스타운, 오르페우스 대사중에서

 

 

 

1. Intro


 

나는 뮤지컬을 좋아한다. 많은 작품을 보진 못했지만, 엘리자벳 뮤지컬을 2018년에 처음 본 이후로, 뮤지컬만이 주는 그 특유의 매력을 잊지 못하고 있다.

 

대극장 뮤지컬 평균 러닝타임인 두 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은 원래 내가 살던 세상과 다른 세상에 가 있는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어서 아무리 바쁘고 시간 내기 어려워도 1년에 최소한 한 번 이상은 시간을 따로 내고 돈도 따로 모아놓고 뮤지컬을 보러 간다.

 

관객석의 조명이 어두워지고, 무대의 조명이 켜지면서, 현실의 팍팍함과 고단함, 스트레스와 복잡함은 어느새 사라지고, 앨리스가 이상한 나라에 가듯 러닝 타임 동안만은 현실과 동떨어진 신비로운 세상에 가있는 듯한 그 느낌을 너무 좋아하게 되었다.

 

거기다가, 필자는 박강현 배우님의 팬이다. 뮤지컬의 세계를 기본적으로 좋아하지만, 그중에서도 박강현이라는 배우가 입히는 극중 인물의 색깔을 참 좋아하는 편이다. 그렇기에 하데스 타운이라는 뮤지컬이 외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한국으로 수입되며 초연 주연 트리플 캐스팅 중 박강현 배우님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관람을 결심하게 되었다.

 

 

 

 

 

2. 시놉시스


 

뮤지컬 <하데스 타운>은 고대 그리스 신화의 에우리디케와 오르페우스의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뮤지컬이다.

 

정확한 시대는 극중 명시되어 있지 않지만, 복장과 무대의 배경으로 짐작해 보았을 때 1920-30년대쯤으로 보인다. 원작처럼 '사랑'이야기가 메인 스토리이지만, 인생과 현대인의 욕망, 상업화 시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한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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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리뷰


 

A. 연출 및 무대 구성 - 무대가 대극장 뮤지컬에 비해 작은 편인데, 작품의 무대활용력이 상당히 뛰어났다. 특히, 필자가 본 다른 뮤지컬들과 차별화된 점들 중 하나는 조명의 활용도. 조명이 극을 극대화한다는 것이 무슨 말인지 이 작품을 보고 확실히 깨달았다. 1막 후반부터 조명의 활용이 극의 몰입도를 확 높여준다.

 

B. 배우들의 연기 및 노래 - 필자는 박강현 오르페우스, 강홍석 헤르메스, 김수하 에우리디케, 김선영 페르세포네 그리고 양준모 하데스 조합을 보고 왔는데, 이날 주 5인뿐만 아니라 운명의 여신, 앙상블 분들, 밴드까지 그 누구 연주, 노래, 연기, 가사 전달을 못하시는 분이 없었다. 정말 구멍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조합이었다.

 

특히, 박강현의 오르페우스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캐릭터와 싱크로율이 높았다. 박강현 배우는 참 순수하고 낭만적이면서 '선'의 방향에 있는 인물을 가장 독특하면서도 자연스럽고 뛰어나게 살려내는듯하다.

 

'웃는 남자' 공연 때도 연출가 로버트 요한슨이 '박강현은 신선하다. 캐릭터의 순결함을 가장 잘 전달한다. 아주 아름다운 방식으로 그냥 캐릭터 자체가 돼버린다'라고 언급한 것이 유명한데, 오르페우스라는 인물의 연기 방식에도 해당되는 말이었다.

 

오르페우스라는 인물이 가진 특징을 가장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살려내면서 그의 행동에 개연성을 붙여주는 연기를 했다고 생각했고, 그것이 극의 몰입도를 높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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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작은 무대 - 작은 무대가 큰 장점으로 작용한 작품이었다. 필자의 경우 2층 앞쪽이라는 전혀 가깝지 않은 거리에서 관람하는 경우였는데도 작지만 알찬 무대활용력으로 무대 전체가 쉽게 시야에 들어와서 오히려 극의 스토리와 넘버들이 개인적으로 다가오는 효과가 있었다.

 

현장감을 더해주었다. 배우분들의 연기도 중요한 무대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무대를 전체적으로 시각 하며 동선과 조명, 배우들의 배치를 멀리서 보며 연결시켜 관람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작품이라고 생각했기에 작은 무대는 신선한 장점이었다.

 

D. 밴드와 같이 어우러진 무대 - 피아노, 베이스, 바이올린, 드럼 등이 본 뮤지컬과 동떨어져있는 것이 아닌, 극의 일부처럼 느끼게 해준 노래였다. 그렇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재즈 느낌의 신비로운 작품의 색깔이 부각되었다고 생각한다.

 

보통 대형 뮤지컬을 보러 가면 오케스트라와 오케스트라를 연주하는 분들은 극과 분리된 느낌을 받았는데, 하데스 타운은 무대 위에 밴드가 같이 어우러져 작품을 만드는 느낌이라 밴드가 뮤지컬 속에 있는 느낌이 들었고, 그것이 이 작품만의 독특한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데 기여한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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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전체적인 스토리와 음악의 개연성 및 조화 - 뮤지컬들 중 흐름이 뚝뚝 끊기거나 지나친 타임 점프 (예를 들어, 뮤지컬 모차르트)로 넘버는 좋으나 스토리텔링적 면에선 최소한 개연성의 면에선 뛰어나지 않은 작품들이 있다. 그 뮤지컬들이 작품성이 낮은 것이 아니라, 그런 뮤지컬들은 포인트가 스토리의 개연성이나 연결성보단 음악이기 때문이지만, 이 작품의 경우 스토리와 음악 둘 다 관객 친화적이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사랑 이야기의 포맷을 담고 있지만, 실제 이야기는 자아와 개인의 삶의 선택에 관한 내용이라고 생각했다. 사회고발적인 면들도 있었고, 인간의 젊음과 늙음에 대해서, 돈 vs 낭만 이런 주제들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스토리가 참 인상적이었고 완성도 높았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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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nclusion


 

2시간 반 정도의 시간 동안 현생을 잊을 수 있어서 좋았다. 내 인생의 혼란들과 복잡함을 뮤지컬 관람한 그 저녁만큼은 잊고 눈앞에 펼쳐지는 무대에만 몰입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이 뮤지컬의 해석의 방식은 앞서 서술한 것처럼 다양하다고 생각하는데, 필자는 에우리디케와 페르세포네가 각각 구분되는 인간의 삶을 상징한다고 생각했다. 에우리디케는 젊은, 물질적으로 부족한, 그러나 낭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상징한다. 그녀의 낭만은 오르페우스로 상징된다고 생각한다. 낭만을 가지고 있지만, 물질적으로 풍족하지 못하기에, 그녀는 하데스, 즉 물질의 풍족함을 갈망한다.

 

반면, 페르세포네는 물질적으로 풍족한 사람을 상징한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하데스, 즉 물질적 풍족함을 가지고 있는 기성세대이다. 하지만 끊임없이 한때 가지고 있었으니 물질과 바꾼 낭만을 그리워하고, 그 공허함을 술과 유흥으로 채우며, 오르페우스 (낭만)에 대해 공감한다.

 

젊음과 낭만, 부와 노련함 중 우리는 인생에서 무엇을 택해야 할까. LG 아트센터에서 나오며, 한층 더 차가워진 바람을 맞으며 든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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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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