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예술의 탈경계 그 너머로 [미술/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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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예술기관에서 운영하는 유튜브에 한 영상이 화제다. 사람들에게 현대예술의 영역은 어디까지인가?라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던지는 해당 영상은 지난 5일 국립현대미술관 유트브에 올라온 라이브 퍼포먼스이다.
본 영상은 전자음악가 CIFIKA의 여러 곡들을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곳곳의 장소에서 새롭게 각색하여 선보였다. 이를 접한 사람들은 '특이하다, 생소하다, 미술작품 앞에서 또 하나의 예술 행위가 펼쳐지는 미술과 음악의 콜라보, 멋져요' 등의 각양각색한 반응을 보였다.
영상에서의 인터뷰를 통해 CIFIKA는 본 공연 소감을 말하면서 여러 시사점을 던져주었다. "미술관에서 공연을 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기에 새롭다. 작품들과 한 공간에서 공연한다는 것은 흔치 않다"며 "이들 작품 하나하나가 관객이 되어 나의 음악을 듣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이 영상 앞에서 혼란을 겪는 이유는 무엇인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라이브 퍼포먼스 영상을 제작해 올린 것이 이번 경우가 처음이 아닌데도 말이다.
사실 우리는 '정숙'해야하는 화이트큐브가 득실거리는 다소 '박물관'과도 같은 관람 형식과 배치를 형성하는 기존 관습에 익숙하다. '미술관'은 평소 접할 수 없는 '어렵게'만 다가오는 예술품들을 접하는 곳이기에 일상과의 괴리감이 더욱 커진 것이다.
미술관의 기존 수행역할에 대한 선입견으로부터 조금은 자유로워진다면 이러한 국립현대미술관의 새로운 시도들이 조금은 친숙하게 다가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나아가 본 영상은 미술관의 기능뿐만 아니라 현대예술의 탈경계적 특징을 잘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다원예술이 도래한 이후로 예술의 경계는 모호해졌다. 모든 장르가 융합된 작품을 '미술'의 기존 정의와 함께 미술 작품이라고 감히 쉽게 부를 수 있는가. 이렇게 미술의 시각적 특성이라는 단편적 특성만 기억한다면 앞으로 현대예술을 향유하는데 더욱 어려움이 생길 것이다.
어쩌면 여러 미술관은 이러한 행보를 통해 일반 관람객들과의 거리를 좁히려는 시도를 하는 중일지도 모른다. 이제는 감상과 향유에 있어 관람객의 두려움이라는 보이지 않는 화이트 큐브의 벽만이 남았다.
우리가 한 발짝 나아가 이 장벽을 깨보려고 노력하는 것은 어떨까? 여러 예술 장르들의 경계가 모호해진 것은 예술과 일상의 구분이 사라지며 이들이 자유롭게 융화되는 과정의 청신호일지도 모른다.
혹시 이 과정 속에서 새로운 층위의 예술이 탄생할 수 있는 것이니 말이다.
[김민정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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