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돌파하는 힘 - 한국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

글 입력 2021.11.16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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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그림책 작가 10인에게 인터뷰를 하고 정리해서 만든 책이다.

 

질문을 너무나 잘한다. 정리도 잘했다. 작가 배경을 설명하면서도 핵심, 가장 궁금한 부분을 묻는다. 질문을 잘해서 의미 있는 대답도 많이 나왔다. 이런 대화가 너무 좋다. 덕분에 10명이나 되는 작가들의 대화 속에서, 아주 큰 10개의 세계를 만나고 왔다.

 

나를 많이 돌아볼 수 있었다. 인터뷰 책이지만 자기 계발서보다 더 와 닿았다. 본인들의 이야기를 진솔하고 솔직하게 꺼내서일까. 각자만의 이유와 세계, 사정으로 그림책을 꿋꿋이 내고 버티고, 확장시키고, 만들고 있었다.


어린이 독자 만을 대상으로 하는 아동용 동화와, 어른들도 함께 볼 수 있는 그림책은 다르다고 알고 있다. 나도 동화를 좋아해서, 그림책 작가를 꿈꿨었다. 실제로 학원도 알아보고, 등록할까말까 고민하다가 말았던 기억이 난다. 나는 또 다시 입시 같은 치열함을 겪고 싶지 않았고, 또 다시 그림을 평가받는다는 사실이 너무나 두려웠기 때문이다. 나중에 여유가 된다면 그릴지도 모르지만 일단 지금은 아니다. 용기가 아직은 없다.

 

그림책은 마냥 좋다. 그래서 그림책 전시도 따로 보러가고, 일러스트도 많이 보는 편이다. 서점에서도 그림책에서 머물러서 구경하곤 한다. 왜? 내가 어린이가 된 것처럼 마냥 재밌기 때문이다. 진심으로 그저 즐겼다. 어린이가 될 수 있는 경험을 주는 책이다. 다른 이유가 필요 없다. 이 그림책을 만드는 작가들은 어떤 분들일까.

 

현재에 머무르는 모습, 쓸모에 대한 의문, 놀이처럼 살기, 인정 욕구를 파헤치기, 고난 속에서도 피는 웃음, 언제나 흔들림이 있는 자립, 단 하나를 남기기 위한 수만가지 버림, 일상 속 내 시선 갖기, 을의 입장에서 보기, 변두리의 삶.

 

10명의 작가마다 각자 배경도 주제의식도 달랐다. 개성도 강했지만, 유연한 배경에서 나온 본인만의 가치관이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구축해가고, 비유 은유 표현을 통해, 자신의 관점을 ‘그림책’을 통해 세상에 말하고 있었다. 심지가 있고, 루틴이 있고, 뜻이 있다. 겉치레 없이 작가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 안에는 단단한 희망이 있었다. 그래서 다른 책들보다 더 와 닿았던 것일까.

 

공통점이 있다. 맑다. 순수하다. 치장하지 않는다. 창작 활동이기에 자신을 드러낸다. 모든 연령의 대상에게 표현해야 하기에, 모든 것을 관찰하고, 자신 마저도 낱낱이 파헤쳐서 받아들인다. 그게 바로 용기이다. 열악한 시장에서도 꾸준히 하는 힘. ‘두려워도 용기내어 계속 하는 것’ 용기있는 자들의 이야기였다. 그래서 하나하나 쉬이 놓칠 수가 없었고, 오랫동안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었다.

 

 

한국의 그림책 작가들 표1.jpg

 


빗속에서 춤을 추다. 나는 이 말이 좋다. 처음 시작은 어려워도, 다양한 변수를 받아들이고 즐기는 태도를 볼 수 있었다. 가능성에 미음을 열려면, 모든 것을 통제하고 내 마음대로 하겠다는 욕심을 버려야만 한다. 다 내려놓을 수 있는건, 스스로에 대한 믿음의 힘이다. 그 믿음은 내 편 ‘단 한 명’만 있으면 가능한 일이다.

 

사회, 상대, 타인의 영역과 내가 할 수 있는 영역, 내 자리 사이의 공간을 인식한다.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내 태도를 정한다. 나는 ‘놀이’를 택하겠다. 놀이는 목적성이 없다. 현재에, 과정에 집중하는 모습과 같다. 그 순간에만 몰입하기. 이게 바로 앞에 말했던 용기이다. 나는 내 태도를 스스로 정하겠다. 내 한계점을 알고, 수용한다. 그리고 내 영역에서만 최선을 다해본다. 비교하지 않고, 나만의 삶으로, 나만의 속도로. 타자의 소리와 내면의 진짜 소리를 구분한다.

 

두려움 속에서 설렘을 찾는다. 99를 버려도 1을 찾으면 된 거라고. 함축과 생략의 힘이다. 넘어지면서 계속 성장하는 것. 마음의 힘이 강하다. 무서우면서도 움직일 수 있는 그런 행동들. 마이너스 경험도 적극 수용하기. 무작정 견디기. 그래서 ‘돌파할 수 있는 힘’인걸까. 버티는 힘. 10인 100색의 용기를 읽었다.

 

가슴이 벅차오른다. 자기 계발서를 가끔 읽긴 하는데 자주 펼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책은 가끔씩 두고두고 볼 것 같다. 정말 '선배'같아서. 인생에 빗대어서가 아니라, 정말 인생 그대로를 말해줬기 때문에 더 믿음이 가고 따라갈 수 있다. 이게 바로 스토리텔링의 힘인가. 나도 이들처럼 용나의 용기로, 내 색대로 살고 있다고 믿는다. 그림책의 끝은 '희망'이니까.

 

최근에 운동을 하고 있다. 매번 힘들다. "운동은 힘든 게 당연한 거에요. 안힘들다고 생각하면 안돼요. 그건 마실이에요. 그걸 인식하고 운동을 하셔야해요." 트레이너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즐거워보이는 건 착각이라고 믿고 싶지만, 하는 말은 동일하다. 힘든건 당연한 것이다. 이를 수용하고 내가 적극적으로 임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따라 내면의 힘의 단단함이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피하지 말자. 고통을 수용하자. 그 안에는 희망이 있을 터이니.

 

 

[최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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