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이해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사유하며 - 이해할 수 없는 아름다움

글 입력 2021.10.19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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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꺼내볼 때마다 제목이 가져다주는 의미를 생각해본다. 이해할 수 없는 아름다움. 아름다움을 수식하는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은 어떠한 의미를 가질까. 예술과 철학의 질문들로 이루어진 책의 목차를 넘기며 나는 이 책을 통해 무엇을 사유할 수 있을지 생각했다.

 

사실, 책 제목의 의미가 궁금한 터라 포털사이트에 책 제목을 검색하며 이리저리 책과 관련된 글을 읽었고, 그 중에서도 작가의 인터뷰가 담긴 글을 읽게 되었다. 그리고, 작가가 의도한 책 제목의 의미를 알 수 있었다.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그림, 영화, 소설 등을 보고서 아름답다고 느끼지만 왜 아름다운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고 지나가는 때가 많았다고 말한다. 왜 그런지 이해할 수 없었던 아름다움에 대해 작가는 감상한 예술에 대해 느끼는 이해할 수 없는 아름다움에 대한 궁금증을 담아내고자 했고, 이는 이 책을 통해 하나씩 풀어나간다.


저자는 작금의 세계 곳곳의 사회 문화적 현상에 주목해, 이와 연관된 철학이론, 미술작품, 도서, 영화 등을 자유롭게 연결지어 예술을 언어로, 언어를 내면으로 자유롭게 인문학적 사유의 폭을 확장해나간다.

 

한편, 눈길이 갔던 부분은 ‘2. 아빠, 내 이름은 알아?’가 였다. 이 장의 구성은 이렇다. 먼저, 영화 <미성년>을 소개하며 이름이 갖는 실존적 의미를 생각한 후 도서 「인간증발현상」을 통해 일본의 '인간증발'현상에 대해 말한다. 인간증발현상의 원인을 일본의 보이지 않는 신분 차별과 관습 그리고 문화를 이유로 들고, 현대인의 실존 양상을 설명하는 단어를 예로 든다. 또한, 안창홍 신작 <이름도 없는>이라는 현대인의 내면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한 작품을 통해 다시금 우리 내면의 실존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한다.

 

개인적으로 필자의 의견을 덧붙여 이 장을 이야기하려 한다. 책에서는 사회적 관계망에서 호칭은 그 사람의 가치를 명시하고 있음을 언급한다. 특히, 성인이 되어서는 자신의 이름보다는 사회적 호칭을 잊는 것에 더욱 마음을 쓰며, 무시 또는 모욕을 경험할 때 더 큰 분노를 일으키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필자는 공연장 안내원을 하며 경험했던 일이 떠올랐다. 공연장 안내원으로 근무하면서 한 이른바 진상 고객을 마주했던 일이었다. 마구잡이로 자신의 의견만을 주장하는 고객에게 되도록 지침사항을 말씀드리며 응대했으나 돌아온 답변은 ‘너 내가 누군지 알아?’, ‘나, 시장하고 잘 아는 사람이야.’였다. 자신이 속한 지위를 내세우며 존재를 확인하기만 바빴다. 정작 자신의 행동은 돌아보지도 않고 말이다.


한편, 그와 반대로 자신의 존재를 지워버리는 이들도 있다. 바로, 도서 「인간증발현상」에서 나오는 이야기다. 인간 증발 즉, 신분을 감추고 자발적으로 실종되어버리는 인간 증발을 의미하는데 이미 일본에서는 오래 전부터 있어왔던 일로 하나의 문화라 한다. 도쿄에는 증발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산야’라는 지역과 자살의 숲과 절벽이 있다는 얘기가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현대인의 실존 양상을 설명하는 히키코모리, 오타쿠, 프리터, 이지메 등의 단어는 인간증발 현상을 잘 설명해준다. 그들은 사회에 저항하기보다는 증발하기를 선택한다. 이것이 그들의 선택한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 장의 말미에서 영화 <미성년>의 한 대사로 마무리한다. 주리라는 인물이 인큐베이터 속 미숙아를 바라보며 "사는 거 되게 빡세다. 너. 각오가 돼 있어?"라고 말하는 장면이다. 영화 속 대사처럼 산다는 것은 빡세다는 말을 공감하는 요즘이다. 자기 자신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지 않으면 잃어버리게 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인간 실존에 대한 예술을 통해 실존의 의미를 되짚어본다.

 

이해할 수 없는 아름다움은 이렇듯 하나의 철학적 질문을 다양한 예술을 통해 사유하도록 한다. 언급한 장 이외에도 많은 질문들과 사유할 만한 것들이 담겨있으니 책을 통해 확인하기를 바란다.

 

 

[정윤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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