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폐품을 활용한 로봇 인형극 : 포맷_FORMAT

글 입력 2021.08.18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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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변환]포맷 최종 포스터.jpg

 

 

제1회 청청로 페스티벌의 [PART 2.] 공연인 아동극 <포맷_FORMAT>이 2021년 8월 8일 대학로 서완소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났다. 8월 6일 금요일부터 8월 8일 일요일까지 집에서 관람하는 온라인 상영도 진행하였다.

 

'예술단체 보이저런처(Voyager Launcher)'에서 공동창작한 아동극 <포맷_FORMAT>은 정크아트로 만든 로봇인형극이다.

 

'예술단체 보이저런처'의 단체명은 '우주탐사선 보이저호의 발사대'를 뜻한다. 2020년 10월에 설립된 예술단체이며, 상상과 미지로 가득한 우주를 탐사하며 여행을 하는 보이저호처럼 인간 내면의 우주를 탐사하자는 기치로 '일상에서의 예술 경험', '내면의 우주 탐사'라는 예술적 목표를 가지고 있다. 4명의 아동청소년극 전문가들로 구성된 보이저런처는 모두 한국예술종합학교 아동청소년극 전공 출신 예술가들로, 참여자들과 함께 연극적 경험을 만들어가는 드라마 아티스트들이다.

 

<포맷_FORMAT>은 2020년 1월 한국예술종합학교의 '2020 야합 프로젝트'에서 1인극 형태인 <쿠라쿠라와 보이저13호>로 처음 선보였다. 이후 '찾아가는 문화행사'에 선정되어 다른 이야기와 함께 옴니버스* 형태로 공연하였다. 그리고 올해 한국예술종합학교 창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인 '예컨대 프로젝트'와 '2021 야합 프로젝트'에 선정되어 이전보다 완성도 높은 공연과 이야기로 새롭게 선보인다. 2021년 하반기에는 전시 및 온라인 콘텐츠로 새롭게 관객을 찾아갈 예정이다.

 

*옴니버스(omnibus) 란?

: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몇 개의 독립된 짧은 이야기를 늘어놓아 한 편의 작품으로 만든 것.

 

 

<포맷_FORMAT>의 시놉시스는 다음과 같다.

 

 

시놉시스

 

먼 미래, 모든 생명체가 멸망하고 사라진 지구. 잠깐! 무슨 소리가 들리는데? 삐리! 삐리! 띍빏띚! 뛣궳꼣! 지구에는 인간이 사라진 후에도 여전히 인간을 위한 일을 하는 로봇들이 있었다! 쿠라쿠라는 우주탐사선 보이저호의 탐사 기록을 정리하는 로봇이다. 그러던 어느 날, 쿠라쿠라는 문득 어쩌다가 갑자기 불현듯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인간이 없는 지구에서 나는 왜 이 일을 해야 하는 거지?' 로봇 쿠라쿠라는 더 이상 의미 없는 일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로봇 법을 어기고 포맷을 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포맷을 하면 영영 깨어나지 못할지도 모르고 악랄한 로봇 경찰 L.S.T가 추격하러 올 것이다! 어떡하지! 과연 쿠라쿠라는 포맷을 할 것인가?!

 

 

인류가 멸망한 후 로봇만이 남은 지구. 여전히 인간을 위한 일을 하고 있는 로봇 중 유일하게 쿠라쿠라는 '나는 왜 이 일을 해야 하는 거지?'라는 질문을 던진다. 결국 로봇 법을 어기고 포맷하기를 결심한 쿠라쿠라는 악랄한 로봇 경찰 L.S.T의 추격을 피해 다른 로봇들을 만나며 포맷의 위험성에 대해 파헤치기 시작한다.

 

관객들은 로봇 쿠라쿠라를 중심으로 흘러가는 이야기 속에서 '내가 추구하고 있는 것들이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것일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보이지 않는 압박으로 인한 것이었거나 습관적이고 암묵적이게 행하게 된 것은 아닌가에 대한 성찰을 하게끔 한다. 그러면서 결국 작품 속에서 주체적인 선택을 내린 쿠라쿠라의 모습을 통해 진정으로 '나다울 수 있는 것'의 의미를 되새긴다.

 

 

 

정크아트 + 로봇 + 인형극의 흥미로운 결합


 

[크기변환]포맷 사진 1.jpg

<포맷_FORMAT> 연습 스틸컷

(출처 : 예술단체 보이저런처)

 

 

정크아트(Junk Art)란 일상에서 버려진 폐품과 같은 잡동사니를 소재로 제작한 미술품을 뜻한다. 1950년대 인류의 산업 혁명과 함께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활성화되기 시작한 정크아트는 산업 폐기물이나 공업 제품의 폐품이 소재가 되었다. 정크아트는 현대 도시의 파괴되고 버려진 제품을 작품에 차용함으로써 자본주의 사회를 비판하고, 한편으로는 자원 보존을 강조하는 의미를 띠기도 한다.

 

정크아트 로봇 인형극 <포맷_FORMAT>을 통해 관객들은 버려진 물건들이 매력적인 로봇으로 재탄생하였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공연에 등장하는 로봇은 낡은 오디오, 우산 철사 뼈대 등이 몸체를 이뤘다. 로봇마다 그 로봇을 이루는 재료(폐품)들은 모두 달랐기 때문에 로봇의 생김새와 크기들은 제각기 달랐다. 따라서 로봇을 보며 무슨 재료(폐품)들로 그것이 구성되어 있는지 발견하는 재미가 있었다. 일상에서의 쓸모없어 보이는 것들이 상상과 변형을 통해 무한한 가능성을 가졌음을 전달한다.

 

<포맷_FORMAT>에서 등장하는 로봇의 소개 및 로봇 제작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는 아래 첨부된 유튜브 보이저런처 채널의 동영상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크아트를 통해 만들어진 로봇은 배우들의 조작에 따라 간단한 움직임이 가능했다. 어떤 로봇은 뒤에서 끈을 당길 때마다 입을 벌렸다 다무는 조작이 가능했고, 어떤 로봇은 다리 관절을 길게 펴거나 팔 관절을 굽히는 조작이 가능했다. 이렇듯 로봇마다 각기 다른 움직임을 관람하는 재미도 있었다.

 

배우들은 로봇의 움직임과 함께 극을 진행해나가며 이제껏 보지 못했던 '로봇 인형극'을 펼친다. 꽤 근사하게 만들어진 로봇들은 배우들의 연기와 결합되어 생명력이 부여되고, 멸망한 지구에 로봇만 남았다는 흥미진진한 세계관으로 관객들을 이끈다.

 

 

[크기변환]포맷 사진 2.jpg

<포맷_FORMAT> 연습 스틸컷

(출처 : 예술단체 보이저런처)

 

 

작품에서 인상 깊었던 몇 가지 장면들이 있었는데, 주로 작품의 도입부 부분이었다. 작품의 도입부 부분에서는 작품의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 알록달록한 테이프를 활용하여 무대 위에 강과 산, 다리 등을 표현하였다. 인간이 존재하지 않는 멸망한 지구에 남은 구조물과 자연물을 표현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아동극 내지는 아동청소년극이 가진 묘미가 될 수 있다. 복잡하고 설명적인 무대 디자인이 아니어도 단순히 테이프 하나와 상상력만을 통해 무궁무진한 표현이 가능한 것이다.

 

또한 장면 중간중간, 조명의 변화가 무대 천장(바텐)에 설치된 조명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무대 위에서 즉각적으로 배우가 조명의 색상을 변경하는 아이디어 또한 유쾌했다.

 

덧붙여서 또 한 가지 인상 깊었던 장면은 작품의 도입부 부분에서 등장하는 로봇을 설명하는 부분이다. 흥겨운 힙합 음악을 통해 로봇들 각각의 이름과 하는 일, 성격 등의 정보를 전달했다. 이를 통해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지기 전 관객의 몰입도를 극대화할 수 있었다.

 

다만 아쉬운 점 역시 존재했는데, <포맷_FORMAT>은 작품 관람 전 배우가 친절하게도 아동극이라고 설명해 주었으나, 정작 아동들이 작품을 이해하기에는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포맷_FORMAT>은 '성인들을 위한' 아동극처럼 보였다. 일부 대사가 아동 관객이 이해하기엔 어려워 보였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작품의 조명 디자인이 전체적으로 다소 어두침침했기에, 작품의 핵심이었던 로봇이 잘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필자는 공연장의 앞자리에 앉았음에도 어두운 조명 탓에 종종 배우와 로봇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아 크게 안타까웠다.

 

*

 

지금까지 제1회 청청로 페스티벌 [PART 2.]의 일환으로, 예술단체 보이저런처의 공동창작, 정크아트 로봇 인형극 <포맷_FORMAT>의 리뷰였다.

 

필자는 아동청소년극 작품을 애정 하는 관객 중 하나로서, 제2회, 그리고 제3회까지 무궁무진하게 개최되는 청청로 페스티벌을 기대하며 본 글을 마무리 짓고자 한다.


 

참고 자료 출처

두산백과 '정크아트'

네이버 표준국어대사전 '옴니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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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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