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예술 속에서 살펴보는 우리의 창조성 - 발칙한 예술가들

남다른 아이디어로 성공한 예술가의 삶과 작품에 대하여
글 입력 2021.08.05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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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1] 발칙한 예술가들.jpg

 

 

"우리는 모두 예술가다"


 

저자 윌 곰퍼츠에게 예술은 그저 고상하고 아름다운 대상이 아니라, 삶 그 자체가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는 결과이기 때문이다.

 

- 책 소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성질을 의미하는 창조성은 일상적으로 발휘된다. 예를 들자면 이런 질문들이다. “어떻게 하면 더 좋게 할 수 있을까?”, “이런 방식이 진행에 더 수월할까?”,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입력된 공식대로만 살아가는 기계가 아닌 이상, 어떤 것을 실현하고 실천하기 위해 우리가 부단히 움직이는 사고 회로의 원동력에는 창조성이 자리한다.


창조성은 방법을 찾기 위해 다양한 내용을 수용하고, 고안한 방식을 시도하고, 시행착오 속에서 성찰하며 더 좋은 방향을 고민하는 순간마다 생동한다. 기발하고 번뜩이는 영감의 순간뿐만 아니라, 익숙하거나 혹은 전혀 모르는 영역에서 최선의 방법을 모색하고 숨은 것을 발견하려는 과정에 일어나는 것이다. 그렇다면 예술가들은 자신의 업을 위해 이 과정의 아주 처음부터 끝 이후까지 창조성을 치열하게 발휘하는 사람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예술가들은 손에 잡히지 않는 감각과 영감을, 눈앞에 선명히 보이며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것으로 완성하기 위해 그 누구보다 창조성과 고군분투하는 이들이다. 그리고 도서 『발칙한 예술가들』은 바로 이러한 고군분투, 사실상 우리 눈에는 거의 보이지 않던 '예술에서 창조성이 발휘되는 순간'들을 예리하게 포착해 풀어내고 있었다.

 

 

새로운 생각은 언제 떠오르는가?

기발한 영감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가?

뛰어난 창조성은 어떻게 발휘되는가?

 

 

도서 『발칙한 예술가들』은 두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그들이 예술가가 될 수 있었던 이유”가 된 “창조성”을 살펴보기 위해 숨겨졌던 예술 이야기를 9가지 주제 아래 다채롭게 펼쳐낸다(PART1). 한 작품이 명작이 되게 한 창조성의 비밀, 아이디어를 불러오고 이를 작품으로 완성하는 예술가들의 창조성 비결에 관한 내용이 여기서 펼쳐진다. 모호하게 느껴지던 창조성의 비결들을 하나하나 서술한 저자는, 그 어느 때보다 창조성의 가치를 조명하고 이를 요구하는 오늘날에 “우리가 예술가가 되어야 하는 이유”를 말하며 내용을 마무리한다(PART2).

 

 

뤼크 타위만스는 웨트 온 웨트라고 알려진 기법, 즉 물감이 마를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계속해서 그려나가는 기법을 사용한다. 이 기법으로 작업을 하면 수정하기가 어려워 그림이 엉망이 되기 십상이다. 덕분에 그는 큰 그림과 세부적인 부분을 동시에 관찰할 수 있는 작가가 되었다. 높은 수준의 그림을 하루 만에 완성하는 일은 아주 작은 부분까지 고려해 탄탄한 계획을 미리 세우지 않는 한 도저히 불가능할 것이다.

 

- “큰 그림과 세부적인 부분” 중에서

 

 

그저 고개를 끄덕이기엔 막연하고 난해한 예술, 더 나아가 여기서 창조성을 길어올리는 저자의 시선은 예술가와 작품의 꽤 깊은 곳까지 닿는다. 예술에 얽힌 여러 순간을 살피고, 그로부터 창조성의 비밀을 풀어내는 『발칙한 예술가들』이 주는 재미는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얼핏 봐선 알 수 없던 예술의 내밀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통해 예술가와 작품을 창조성의 관점으로 새롭게 이해하고 감상하는 재미였다. 다른 하나는 저자의 관점으로 파헤친 창조성의 비결을 읽으며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고 더 나아가 직접 활용해고픈 창조성의 도구들을 발견해나가는 재미였다.

 

 

인간은 누구나 사회가 엉성하게 규정한 분류에 끼워 맞춰지지만, 스스로 주도할 수 있는 부분이 어느 정도 존재한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이 그러했다. 그의 이름을 들었을 때, 온 가족이 보기 좋은 애니메이션 영화나 여러 은하계를 오가는 공상 과학 영화를 떠올리는 사람은 없다. 알프레드 히치콕은 호러 역시 현실이라는 것을 엿보게 해준다 이는 그만의 관점이다. 그는 사람은 공포의 경험이 필요한 데다 원하기까지 하는데, 이를 자신이 영화라는 수단을 통해 제공해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여기서, 관점은 스타일과 다르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관점은 어떻게 말하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말하느냐의 문제이다. 하고 싶은 말이 없으면 창조성을 발휘할 수 없다는 의미다.

 

- “다른 관점, 새로운 감각, 놀라운 변화” 중에서

 

 

여러 주제 중에서 요즘 ‘관점’이라는 단어가 화두인 나의 마음을 동하게 한 건 7번째 주제였다. 나름대로 관점을 ‘대상을 바라보는 개인의 태도와 그로부터 파생되는 이해’ 정도로 파악하던 나는 알프레드 히치콕의 예술관을 해석하는 저자의 시선을 통해 ‘관점’을 새로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질문을 얻을 수 있었다.


“관점은 무엇을 말하느냐의 문제이다”라는 말은 줄곧 '나의 관점'을 고민하던 내게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어 주었다. 표현하자면 관점에 대해 수동적인 방식에 머물던 이해가 능동적인 방식으로 전환된 기분이었다. 관점은 찾아내고 발견하는 것이라고. 그리고 내 관점으로 어떤 결과물을 창조하기 위해선 “나는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걸까?”를 먼저 질문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글을 쓸 때나 무엇인가를 만들어야 하는 순간이 올 때마다 지금까지보다 더 구체적으로 이 질문에 대해 생각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발칙한 예술가들》에서는 회화와 조각, 설치 미술 및 행위 미술은 물론 영화와 광고에 이르기까지 장르를 막론하고 감각과 영감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모든 창조적인 행위를 '예술'로 정의하고 있다.

 

- 책 소개


 

감각과 영감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모든 창조적인 행위를 ‘예술’로 정의함은, 예술을 전문적으로 하는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창조성을 발휘하는 누구나가 예술적인 행위를 하고 있음을 의미할 것이다. 예술의 숨겨졌던 면면을 살피며 창조성을 이야기하던 저자가 마지막에 “우리가 예술가가 되어야 하는 이유” 즉 우리가 '예술가'가 되어야 함을 말하는 이유는 이런 의미의 연결 속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작품을 창조하기 위해 능동적으로 일어나는 예술가들의 고민과 과정을 조명하는 『발칙한 예술가들』은 여전히 일종의 오해로 남아있는 듯한 “예술가는 재능이 있는 천재다”라는 말을 명확한 이유와 함께 뒤집는다. “예술가는 창조성을 발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이다”라고. 이렇든 저렇든 무엇인가를 창조하기 위해선 그 누구나 자신의 방식으로 시도하고 고민하는 과정을 거쳐야 함을 세세히 보여주는 내용을 읽다 보면 그런 생각을 절로 하게 된다.


 

이로써 창조성이 있는 사람이 따로 존재한다는, 잘못된 이분법적인 사고는 사라지고 있다. 누구나 고유의 장점을 지닌 무언가를 창조할 수 있는 재능을 타고났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길 바란다. (…)

 

기존의 방식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할 때, 즉 모두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고 저마다의 상상력과 재능을 이용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을 때, 또 다른 미래가 올 수 있다. 인간을 특별한 존재로 만들어주고 삶을 살 만한 가치가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은 힘이 아니라 생각이다. 예술가는 그것을 오래전에 알아낸 사람들이다.

 

- “개인에게 주어진 기회” 중에서

 

 

누구나 그런 사람이라는 것은 예술가들이 발휘한 창조성의 방법, 도구가 누구나의 것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할 것이다. 정답처럼 여겨졌던 삶의 방식마저 불확실한 것이 되고 정해진 정답 없이 자신으로서 살아가야 하는 막연한 시대에 놓인 우리에게, 예전부터 불확실함 속에서 고유한 사유를 통해 이뤄낸 창조로 자신만의 길을 찾아나가던 예술가의 움직임은 그 자체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그러기에 일상에 딱히 크게 상관없을 것 같던 예술과 창조성에 관한 내용이 그래서 한편으론 누구나 한 번쯤은 만날 가치가 있는 내용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리뷰의 마지막 즈음에 남겨본다.


인간이 창조를 하는 가장 첫 번째 이유를 말하는 것만 같아 와닿았던 책 속 마지막 문장과 함께 『발칙한 예술가들』 리뷰를 마무리하고 싶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감동 받는 것, 사랑하는 것, 희망하는 것,

떨리는 것, 사는 것이다."

 

- 오귀스트 로댕

 

 

[오예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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