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우리의 과거, 현재, 미래를 위한 이야기 - 우리는 결국 지구를 위한 답을 찾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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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97%가 넘는 과학자들이 산업혁명 이후 지구온난화는 인류의 지나친 화석연료 사용 때문에 초래된 일임에 동의하고 있다.
『우리는 결국 지구를 위한 답을 찾을 것이다』는 조금 삐딱한 시선으로 기후변화를 바라본다. 왜 97%의 과학자가 저 가설에 동의를 했는지, 나머지 3%는 왜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나름 삐딱한 과학자라 자부하는 김백민 작가는 왜 자신이 97%에 속하기로 했는지를 설명한다. 또한 지식 전달 차원으로 기후 정보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가 기후 위험을 직접 판단할 수 있도록 과학적 입증을 통한 진짜 원리를 알려주고 있다.
기후위험을 직접 판단할 수 있는 눈을 가져야 앞으로 다가올 에너지 혁명의 시대를 대비할 수 있다. 이 지혜를 얻기 위해 작가는 세 가지 질문을 던진다. 첫 번째, 인류가 영향을 미치기 전 지구의 기후는 어땠을까? 그 기후는 얼마나 큰 폭으로 변화해왔을까? 두 번째, 과학자들은 인류가 지구 온도를 얼마나 상승시키고 있는지 잘 이해하고 있을까? 세 번째, 지구온난화에 대한 인류의 책임이 크다는 것에 97%가 동의하는데 왜 지구온난화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일까?
답을 찾기 위해 작가는 여러 자료를 제시하고, 독자와 함께 생각할 시간을 갖고 있다. "우리는 영하 10도에서 여름에는 40도의 더위에 적응하며 살고 있습니다. 1도 늘어난 게 대수인가요?" 지금까지 나온 기후변화 관련 책들은 이 난감한 질문에 대답하지 못했기에 대중은 지구온난화를 피상적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지구온난화의 수상한 진실을 이 책을 통해 꼼꼼히 파헤쳐 보겠다.
드라마틱 한 기후변화의 역사
6억 년 전 지구는 지금처럼 푸른 바다가 일렁이는 것이 아닌 새하얀 얼음덩어리였다고 한다. 도대체 어떤 변화가 있었던 것일까? 지구의 기후변화를 살펴보기 위해서 45억 년 전 지구의 탄생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태양의 탄생 후 태양에서 떨어져 나온 잔해와 우주먼지가 뭉쳐져 지구가 되었다. 태양과 너무 멀지도 너무 가깝지도 않은 곳에 자리 잡은 4000℃ 불덩어리 지구는 지각 형성으로 차츰 식게 되어 5~6억 년 후 지금과 비슷한 수십 도가 되었다.
27억 년 전 지구는 거대한 단일 대륙 케놀랜드와 푸른 바다가 넘실대고 있었다. 이때 과학자들은 바다가 일렁이는 지구의 모습에 의문을 품었다. 태양빛은 수소 핵융합반응으로 태어났을 때부터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그러하여 27억 년 전에는 지금보다 20%나 낮은 태양빛의 세기였고 지구는 차갑게 식어 빙하로 이루어져 있어야 했다.
그러나 지질학적 증거로 그 시절 지구는 바다가 출렁이는 게 확실했기에 이로 계기로 과학자들은 확신하게 되었다. "온실효과가 지구 온도를 결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태양빛의 세기와 온실기체의 절묘한 균형이 수십억 년간 유지되었다. 태양빛이 세짐에도 예나 지금이나 생명은 넘쳐나고 있는 이유다.
지구의 온도를 서서히 큰 폭으로 변화시킬 수 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 답은 탄소 순환에 있다. 35억 년 전 지구에 돌연변이로 광합성 박테리아가 출현을 하면서 온실기체인 이산화탄소가 줄어들게 된다. 또한 빗물에 녹아든 이산화탄소가 암석을 만나 암석을 풍화시키며 탄산염이 된다. 탄산염은 바다로 들어가 조개껍질 등으로 바닥에 쌓이게 된다. 대기 중에 있던 이산화탄소가 바다에 쌓이게 된 것이다.
지구는 언제까지 대기 중 탄소가 줄어들며 추운 상태를 유지하지 않는다. 판이 움직이며 암석은 지구 내부로 끌어들여지고 화산 분출로 다량의 이산화탄소가 방출된다. 온실기체가 쌓이면 태양열을 가두어 지구가 따뜻해진다. 이렇게 탄소를 다시 대기로 되돌리는 탄소 순환이 발생한다. 탄소순환은 온도가 추워지면 작동하고 더워지면 꺼져서 극도로 큰 폭의 변화를 방지하는 온도조절기 같은 역할을 해왔다.
여기서 우리의 이웃 행성 수성을 바라보도록 하자. 과학자들은 오랜 옛날 금성에도 온도조절기가 있다고 예상했다. 과거에 존재한 물 분자의 흔적으로 금성엔 바다가 있었고 날이 더워지면 물이 증발하여 구름을 형성해 햇빛을 우주로 반사했다고 한다. 그러나 금성은 우리보다 태양에 조금 더 가까이 있다는 이유로 운명이 바뀐다.
점점 뜨거워지는 태양빛에 바닷물을 다 증발시키고는 우리보다 먼저 죽음의 행성으로 변한 것이다. 금성의 대기는 96%가 이산화탄소이고 금성 표면 온도는 어마어마한 온실효과로 500℃에 달한다. 생명이 도저히 살 수 없는 환경인 것이다. 태양은 앞으로도 100억 년 동안 점점 강한 복사에너지를 쏟아부을 것이다. 그러면 우리 지구도 금성과 비슷한 경험을 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먼 훗날의 이야기이므로 섣불리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는 금성을 보면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이 있다. 점점 뜨거워지는 태양에 못 이겨 금성의 온도조절기는 고장 나버렸다. 금성의 망가진 온도조절기를 보면 인류가 벌이는 일들이 지구의 온도조절기를 다른 방식으로 망가뜨릴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땅속에 갇혀 있는 유기물 덩어리, 즉 화석연료를 끄집어내 태움으로써 지구 온도를 높이고 있다. 지구가 45억 년 동안 천천히 조절해왔던 온도조절기를 인류가 스스로 조절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구로서 당혹스러울 수밖에.
인류 지구에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걸까?
인류는 지구의 기후가 안정된 최근 1만 년 정도의 시기에 찬란한 문영을 꽃피웠다. 약 6000~7000년 전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인더스, 황허 문명 같은 고대 문명이 발달했을 때는 빙하기 이후 해수면 상승이 멈춘 시기와 일치한다. 지구의 평균온도는 작은 폭으로 움직였고, 해수면 역시 매우 안정적으로 아주 조금씩 상승했다.
축복받은 안정된 기후 안에서 인간은 농사를 짓고 효율이 좋은 에너지를 찾다가 문명을 초고속으로 발달시키기 위해 화석연료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화석연료는 운동선수들이 사용하면 안 되는 스테로이드 같은 존재라 할 수 있다. 금단의 에너지원을 건드린 것이다.
석탄은 거대한 숲이 땅속에서 화석화된 탄소 덩어리다. 식물의 광합성은 태양에너지의 힘을 빌려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붙잡아 자신의 몸집으로 차근차근 불렸다. 그렇게 보면 이 거대한 석탄층은 화석화된 햇빛과 같다. 따라서 석탄은 자연이 지구를 덥히는 가장 중요한 태양에너지를 효율적으로 농축해 땅속에 저장해놓은 것이나 다름없다.
인간이 에너지를 사용하면 할수록 부산물인 온실기체는 지구가 우주로 발산해야 하는 에너지원을 붙잡아 지구의 온도를 점점 더 올렸다. 문제는 인류가 이 사실을 깨달은 것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산업혁명이 시작되고 불과 200년 만에 벌어진 일이다.
지구 온도 역사에서 단시간에 급격하게 온도가 상승했던 PETM 시기에는 2만 년에 걸쳐 5~6℃가 올랐다. 지질학적 시간으로 보면 2만 년은 매우 짧은 시간이다. 그런데 산업혁명 이후 지구 온도가 약 1℃ 오르는 데는 200년도 걸리지 않았다. PETM 때와 비교하면 실로 어마어마한 속도이다. 온도의 급변은 항상 생물의 대멸종을 가져왔다.
인류는 과거 지구를 지배한 생물들과는 매우 다르다. 자연에 없던 것을 창조하거나 자연을 인간의 삶에 맞게 파괴하고 변형한다. 이를 다른 말로 '문명'이라고 부른다. 건물, 도로, 다리, 공원길, 광산, 폐기물 등 사람의 손길이 닿아 변형된 것들이 모두 문명의 산물이거나 부산물이다. 인간이 사는 곳이라면 어김없이 쓰레기가 존재한다. 쓰레기 매립지는 인류가 멸종하더라도 인류의 존재를 증명할 것이다. 땅 밑에서 수천, 수만 년이 지나도 썩지 않는 플라스틱 더미로 말이다. 이제 우리는 인류가 빚어낸 지질시대에 살고 있다. 이를 인류세라고 한다.
인류세로 지구환경이 바뀌어가면서 6차 대멸종이 시작되었다고 경고하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지구의 96%를 절멸시킨 고생대 페름기 대멸종 시대보다 현재 더 빠른 속도로 생명체가 사라진다고 한다. 45억 년 자구 역사에 새겨진 다섯 번의 대멸종에서 먹이사슬의 정점에 있던 최상위 포식자가 살아남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생물학자 에드워드 O.월슨은 말한다.
"인간의 행동으로 대량 멸종이 초래된다면 그것이야말로 미래 세대가 가장 용서하지 않을 범죄다."
우리는 결국 답을 찾을 것이다
인류가 지구온난화의 범임임을 가리키고 있는 결정적인 단서들이 있다. 산업혁명 이후 이산화탄소 농도의 빠른 증가 속도, 인류의 화석연료 사용으로 이산화탄소가 증가되었다는 것을 증명한 탄소 동위원소, 하키 스틱 모양 등이다. 인류의 무분별한 화석연료 사용으로 지구는 기후 위기에 접어들었다.
그렇다면 이미 위기가 닥친 지구에서 인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너무나 당연한 얘기지만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야 한다. 연료의 고갈이 아니라 더이상 수요가 없는 화석연료 시대의 종말에 앞서 기후 위기 극복과 국가적 에너지 대전환을 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지구공학적인 방법이 있다. 햇빛을 반사하는 이산화황을 대기에 살포하는 방법, 이산화탄소를 포집해서 재활용하거나 지하에 묻어두는 방식 등이 논의되었었다. 지구공학에 대한 논란은 매우 컸고 환경단체들과 신중한 과학자들에 의해 저지되어 왔다. 자연에서 작동하는 원리를 이용했지만 알려지지 않은 부작용들이 있을 수 있기에 반대해왔다. 그렇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공학적 기술에 의지하여 더 이상 이산화탄소 사용을 줄이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인류는 지구온난화에 대해 해결책을 찾지 못했을 때, 지구공학을 사용해야 한다. 근본적인 원인이 해결되지 않은 채, 사용한 지구공학은 전보다 더 뜨거운 기후로 인류를 덮칠 수 있다. 지구공학을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절박한 상황이 오지 않길 바랄 뿐이다.
새로운 기회 앞에서
『우리는 결국 지구를 위한 답을 찾을 것이다』는 복잡한 기후과학을 보다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친밀하게 풀어내었다. 극지 전문가이자 기후학자인 김백민 작가는 과학적 사실에 근거하여 기후 위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과거의 모습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과학적 자료를 기반으로 한 이야기들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상황과 기후 이슈의 원활한 이해를 가능하게 해준다.
특히 아무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던 지구온난화의 원인을 설명한다. 불편한 진실인 지구온난화에 대한 과학자들의 이론, 세계적인 기후 이슈와 그 논란거리들을 단 한 권으로 읽을 수 있다. 배경을 이해하고 서로 대립되는 입장을 들을 수 있으므로 비과학적인 주관적 의견, 가짜 뉴스를 판별할 수 있는 객관적인 눈을 기를 수 있는 것이다.
진실은 언제나 쓰다. 지구는 이미 기후 변화를 넘어 기후 위기의 길을 가고 있다. 당장 6차 대멸종은 시작되었고 우리는 매년 다른 기후를 겪고 있다. 지구온난화는 다음 세대가 겪을 일이 아니라 당장 우리 세대에게 닥친 일인 것이다. 기후 위기를 대응하는 과정은 고통스럽지만,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은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줄 수 있다고 한다.
지구와 공존하며 살기 위해 인류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국가적인 관점에서의 탄소중립적 정책과 에너지 대전환 방법을 찾고, 기업은 esg 경영을 실천하고 친환경 에너지를 찾으며, 개인의 관점에선 육식을 줄이고 친환경 기업을 소비하는 소비자의 자세가 필요하다. 이 책과 함께 지구를 보는 새로운 관점을 얻길 바라며 새로운 세상을 준비할 기회를 탐색하길 바란다. 푸른 별 지구는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우리 인류의 터전일 것이니까.
[이소희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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