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좋은 날에도 좋은 예술을 만들자, 닐 게이먼을 만든 생각 [도서/문학]

성공할 거라는 걸 미리 알고 뭔가 만든다면 무슨 재미가 있을까.
글 입력 2021.07.20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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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도 최고로 여겨지는 작가가 있듯이 내게도 동경하는 최고의 이야기꾼이 존재한다. 소설가 닐 게이먼이다.

 

닐 게이먼의 작품 몇 가지를 소개하자면 가장 먼저 ‘코렐라인’이 있다. 어린 나이에 꽤 충격이었던 단추 눈의 캐릭터들이 나오는 이 영화의 원작은 원래 소설이었다. 닐 게이먼이 코렐라인을 생각하게 된 계기는 이름 Caroline의 a와 o를 잘못 읽어 Coraline으로 읽어버린 점이라고 한다. 작은 실수도 주목하는 습관을 들인 그는 섬세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으며 성공적인 작품들을 제작해냈다.

 

또 다른 추천 작품으로는 ‘멋진 징조들’이 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인데 신선한 배경 설정으로 마지막 페이지를 꼭 붙잡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두 인물이 등장하는데 바로 천사와 악마이다. 아마겟돈, 즉 지구의 멸망이 올 징조가 보이자, 악마와 천사가 힘을 합쳐 이를 막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

 

천사와 악마가 힘을 합친다고? 여기서 굉장한 아이러니를 발견할 수 있다. 맞다. 이 소설에서는 상상해왔던 그동안의 천사와 악마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신선한 시야를 전달한다. 선하지만은 않은 따뜻한 천사와 악마답지만은 않은 인간적인 악마의 우정을 보며 우리는 울고 웃는다.


즐거운 작품들을 건네준 닐 게이먼의 생각을 깊이 알아보기 위한 책을 찾던 중 ‘닐 게이먼을 만든 생각’을 만났다. 작가로서 예술을 불러일으키고 이에 대해 지녀야 하는 태도를 솔직하게 글로 풀어낸 이 책은 2018년에 발행되었다. 글과 그림으로 구성된 책이며 쉽고 빠르게 읽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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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을 때 모든 것이 변한다”


 

늘 작가는 어떻게 창의적인 내용을 구성하는지 궁금했다. 어떻게 시작된 작은 점이 이만큼 긴 선으로 완성되었을까? 새롭고 매력적인 이야기를 만들기 위한 구성요소는 무엇일까? 무한한 궁금증이 있었고 최고 이야기꾼의 조언을 들어보고 싶었다.

 

게이먼은 창작가로서의 첫걸음은 소설을 읽는 것이라고 한다. 당연할 수 있는 말이지만 가장 기본적이기도 하다. 그는 또한 도서관을 소중히 여기라고 말한다. 가장 쉽고 가성비 좋게 도서를 즐길 방법은 도서관이다. 도서관에서 우리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수백 가지의 책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독서에 대한 사랑을 가지고 도서관을 소중히 여긴다면 당신은 이미 준비가 되었다.

 

책을 고를 때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심각한 고민을 하게 된다. 도대체 어느 책을 읽어야 하고 재미가 없다면 어떡할까? 기본적으로 모두에게 있는 고민이다. 나 또한 책을 고르기 전에 유튜브, 블로그, 웹사이트를 뒤져 가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이런 고민을 하는 우리에게 닐 게이먼은 속이 뻥 뚫리는 답을 내려준다. 나쁜 책이라는 것은 없다는 것이다. 아이가 책을 좋아한다면 어떤 책이든 읽게 놔두라고 한다. 어떤 책이든 즐겁게 읽는다면 교양의 세계로 한 단계 더 올라가는 길이라고 한다. 책을 읽으며 우리는 단순했던 시야를 넓히고 타인의 세상으로 경험을 하게 된다. 이런 경험이 쌓이면서 조금씩 우리는 성장할 수 있다.

 

도서관에서 도서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정보를 습득하고 색다른 세상을 타인의 눈에 이입하여 경험해보았다. 자, 그럼 책을 써봐야 할 텐데 어떻게 시작할까? 닐 게이먼의 말을 빌려, 책을 쓸 때는 안타깝게도 조립설명서와 같이 경고문이 함께 오지 않는다. 완성한 소설이 어떤 평가를 받을지 우리는 경고받지 못한다. 그래서 그저 두렵고 무모해 보이기도 한다.

 

그런 두려움 앞에 서있는 우리를 위해 이야기꾼은 충언을 아끼지 않는다. 예술 분야에서 시작하려 할 때 누구도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전혀 모른다. 그래도 괜찮다는 것이다. 예술의 개념에서 불가능과 가능함을 정한다는 것이야말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니 불가능을 모르고 한계에 도전하라고 게이먼은 전한다. 또, 이미 예술 분야를 나의 길로 선택했다면 용기를 가지고 실천하라. 어렵다고 생각하겠지만 의외의 예상으로 도전은 쉬울 수도 있다.

 

모든 프로젝트가 살아남을 것을 기대하면 안 된다. 때때로 힘든 시간은 있기 마련이다. 그때야말로 기회로 잡아 좋은 예술로 만들자. 현명하지 못하고 어려움이 닥쳤다면 걱정 마라. 현명한 척을 하고 그런 사람이 할 행동을 하며 나를 속여보자. 그렇다면 시간이 지났을 때 뒤돌아봤을 때 내가 그런 사람이 되어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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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 게이먼은 책장을 넘기며 따뜻한 한 마디 한 마디를 건네준다. 창작가로서 가지고 있었을 깊은 고민을 쉽게 풀어주며 각자가 가고자 한 옳은 선택을 존중해준다. 최고의 이야기꾼이자 창작가 선배로서 닐 게이먼은 피어나는 새싹 소설가들이 다시금 용기를 지닐 수 있도록 격려한다.


 

 

성공할 거라는 걸 미리 알고 뭔가 만든다면 무슨 재미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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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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