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당신의 안에는 몇 살이 살고 있나요? - 너는 나의 봄 [드라마]

글 입력 2021.07.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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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른이 되어도 가슴 속에 품은 어린 ‘나’와 함께 살아간다.

 

이것을 모르는 사람도 있고, 알더라도 부정하는 사람도 있다. 또한 어린 시절의 ‘나’를 계속 꺼내어 스스로를 힘들게 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게 우리는 ‘어른’이라는 이름 뒤에서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어린 ‘나’와 함께 살아간다.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가 TVN에서 새로 시작했다. 이미나 작가, 정지현 감독의 ‘너는 나의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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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다정(서현진)은 아빠가 집에 들어오면 남동생과 함께 방으로 들어가 문을 걸어 잠갔다. 술에 취해 돌아온 아버지는 늘 다정의 엄마에게 불평불만을 쏟아내며 폭력을 저질렀다. 방안에 있는 다정은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그래서인지 다정은 또래 아이들처럼 공주가 되고 싶다는 꿈은 꾸지 않았다. 다정은 퇴근길에 귤을 사오는 아빠가 있는 옆집 아이가 되고 싶었다.

 

다정은 늘 공주가 나오는 동화책이 아닌, 범인을 알리기 위해 끝까지 울었던 검은 고양이가 나오는 책을 읽고 또 읽었다. 다정은 자신을 위해 울어줄 검은 고양이가 나타나주길 바랬다.


어느 날 밤, 다정의 엄마는 다정과 다정의 남동생을 데리고 급히 그 집을 떠났다. 그 날 다정은 엄마의 손에 묻어있는 피를 본다. 그렇게 세 사람은 다정의 아빠가 없는 곳으로 도망쳤다.


 

몇 번이나 나는 나를 쓰레기통에 던져 넣었던 걸까.

 

- '너는 나의 봄' 대사 中

 


다정은 그 날을, 그리고 7살의 자신을 가슴에 품은 채 어른이 된다. 다정은 계속 나쁜 남자를 만나며 자신을 아프게 한다. 7살의 어린 다정을 계속 꺼내어 스스로를 더 괴롭힌다. 늘 새 출발을 선언하지만, 또 다시 나쁜 남자를 만나고, 그런 남자에게 집착한다.


이번에는 진짜 새 출발을 하겠다며 구구빌딩으로 이사를 가기로 하는데, 다정이 이사하기 직전 그 곳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났다. 그러나 다정은 원래 계획대로 그 곳에서 살기로 한다.


그리고 아래층에서 병원을 하고 있는 정신과의사 주영도를 만난다. 영도는 다정을 보자마자 속마음을 꿰뚫어보고, 상처를 정확하게 짚었다. 그런 영도가 다정에게 채준을 만나지 말라고  한다. 그러나 다정은 자신이 평소 좋아하는 말로 고백한 채준에게 끌리고 만다.


그러던 중 채준에게서 이상한 점을 발견하고 채준을 만나지 말라고 했던 영도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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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도는 정신과 전문의로 안가영과 결혼하고 이혼했으며, 구구빌딩 3층 (다정의 집 아래층)으로 병원을 옮겼다. 의사인 영도는 경찰서를 제 집처럼 드나들며 자신에게 심장을 줬던 형사의 자리에서 지난 사건을 들여다본다.


영도가 가영과 나눈 대화를 보면 여자를 보호해야한다는 생각이 강한 것 같다. 드라마 홈페이지의 영도에 대한 소개를 읽어보면 가영이 위험해보여서 옆에 있어줬고, 결혼한 것으로 나온다.

 

아직 극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영도도 다정처럼 상처가 많으며, 7살의 ‘나’를 가슴에 품고 사는 것 같다. 앞으로 영도 안에 있는 7살의 영도가 어떻게 표현이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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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까지는 다정의 상처, 7살의 다정 위주로 보여줬다. 그래서 영도, 가영, 채준의 상처에 대해서는 자세히 나오지 않았다. 그들의 행동이나 대사를 보면 세 사람도 큰 상처를 갖고 있는 듯 하다.

 

다정이 7살의 다정을 계속 깨우면서 스스로를 더 힘들게 하는 것처럼 영도와 채준, 가영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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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극의 배경과 등장인물 소개가 중심인 초반단계라서 설명이 유난히 많고, 조금 정신 없지만 좋은 기획의도, 울림이 있는 대사와 영화 같은 연출이 돋보이는 드라마라 기대가 된다.

 

특히 이미나 작가의 두 번째 작품이라는 사실이 제일 끌린다. 개인적으로 어릴 때부터 이미나 작가를 좋아했다. 그 작가의 라디오를 즐겨 들었고, 책도 재미있게 읽었다. 드라마 ‘풍선껌’도 인상 깊게 봤다. 이미나 작가만의 따스함이 묻어나는 대사와 인간을 보는 시선이 마음에 들었는데, ‘너는 나의 봄’에서도 그런 장점들이 보여서 좋았다.


그리고 드라마 속 인물들에게 정이 가고, 안아주고 싶었다. 나 또한 상처투성이인 어린 ‘나’와 함께 살고 있기 때문이다. 내 안에 살고 있는 어린 ‘나’와 이별은 하지 않았지만 눈을 맞추고 들여다보고, 위로해주고, 치유해줬다. 어린 ‘나’ 때문에 스스로를 괴롭히는 나에게서 벗어났다.

 

완벽하진 않다. 때때로 튀어나오는 상처투성이 어린 ‘나’ 때문에 마음이 힘들 때도 있다. 하지만 난 확실히 달라졌다. 미처 자라지 못한 부분도 성장했고, 나를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다정과 영도도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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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안에는 몇 살의 내가 살고 있나요?


다정처럼 불필요하게 7살의 ‘나’를 흔들어 깨워서 스스로를 괴롭히는 것도 좋지 않지만, 내 안에 어떤 어린 내가 살고 있는지 모르게 또는 모른 척 외면하면서 삶을 사는 것도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더 단단하고, 성숙한 내가 되고 싶다면 우리는 내 안에 어떤 어린 내가 살고 있는지 들여다봐야한다. 집착하지도 말고, 도망치지도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드라마를 시청하는 사람들이 단순히 살인사건의 범인, 채준의 정체, 로맨스에만 집중해서 보지 않길 바란다. 이미나 작가만의 따스한 시선과 대사로 힐링도 하고, 내 안에 살고 있는 어린 나를 들여다봤으면 한다.

 


이미지 출처 : tvn ‘너는 나의 봄’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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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득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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