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엄마 안내서 [도서/문학]

글 입력 2021.07.10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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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엄마에 대해서 얼마나 많은 것을 알고 있을까.

 

기껏해야 엄마가 좋아하는 음식, 싫어하는 음식 정도일 테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여기 엄마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안내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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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서’란 시설 등의 이용방법을 안내하는 내용의 문서를 의미한다. 엄마에 대해 아는 게 하나 없는 우리에게 좋은 지도가 되어줄 것처럼 보였다.

 

엄마에 대해 궁금한 것을 물을 때 어디부터 시작해야 될지 막막할 때가 있다. 그래서 시작이 어렵다. 좋아하는 것은? 싫어하는 것은? 좋아하는 영화는? 아니 그전에 영화를 좋아하긴 하시던가? 평소 하는 생각은?

 

우리 엄마라면 미소를 띠면서도 귀찮다고 저리 가라고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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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 ‘김미애’에게.

 

어렸을 적만 해도 엄마 이름을 쓸 때가 많았다. 보호자 김미애. 나는 어머니의 이름으로 모든 일을 해결했다. 지금은 내 이름을 적어도 일이 진행된다. 사회가 나를 이제는 보호자가 필요 없는 어른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좋지만 어딘가 씁쓸하다. 피스 하나가 사라진 상태에서 완성된 퍼즐 같다.

 

그런 그의 이름을 오랜만에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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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서는 가벼운 농담 같은 질문과 조금은 진지한 질문을 번갈아 가면서 등장시켰다.

 

가령 로또에 당첨되면 엄마에게 얼마를 주고 어떻게 쓸 것인지를 묻는 질문도 있었다. 나는 10억 중 5억을 드리기로 했다. 다 드릴 순 없지만 엄마에게 최고 지분을 드렸다. 나는 그걸로 엄마가 놀고먹었으면 좋겠다. 절대로 저금은 안된다. 꼭 놀고먹어야 한다. 엄마에겐 그런 의무시간이 필요하다.

 

엄마가 어떨 때 행복해 보이냐는 질문도 있었다. 옛날에 엄마와 함께 영화 ‘써니’를 보러 간 기억이 있다. 과거를 회상하던 엄마가 꽤나 즐거워 보였었다.

 

엄마와의 이런 놀이시간이 나이를 먹고 얼마나 있었던가? 서로 가벼운 질문과 답을 오가면서 좋은 시간이 되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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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때로 돌아간 엄마에게 딱 한 마디만 할 수 있다면 나는 엄마에게 인생을 즐기라고 하고 싶다. 아마 그 당시에는 모든 게 그래야만 했지 않았을까 싶다. 결혼을 해야만 했고 일을 해야만 했다. 그런 의무적인 것 말고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조금 더 행복했으면 좋겠다.

 

이 책은 앞선 장들 외에도 재밌는 요소들이 많이 있었다. 현대적인 밈을 섞거나 카톡 등을 사용하기도 했다. 현대 문물에 낯선 엄마에게 자식의 문화를 소개하기에도 좋아 보였다.

 

간결한 그림과 흥미로운 질문들이 어렸을 때 즐기던 그림책과 비슷했다. 그래서 더 동심으로 돌아가서 순수하게 적을 수 있었던 건 같다.

 

아직 엄마에게 노트를 보여드리지 않았지만 그의 반응이 사뭇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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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매품 아빠 안내서도 있다.

 

지은이 야미, 너비 님에게 좋은 책을 만들어주신 것에 감사함을 전한다.

 

 

[박소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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