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마이클 잭슨의 'Live in Bucharest: The Dangerous Tour'를 감상하고 [영화]

팝의 황제가 전성기에 펼쳐 보였던 라이브 공연
글 입력 2021.07.08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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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잭슨은 살아생전 수없이 많은 공연을 했지만 실황 무대가 담긴 공식 DVD 작품은 현재 몇 개 남아있지 않다. 그가 루마니아의 수도인 부카레스트에서 펼쳤던 공연도 그중 하나이다. 이 공연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라이브의 완성도와 작품성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마이클 잭슨은 커리어의 전성기에서 정규 4집 앨범인 'The Dangerous'를 발표한 뒤 ‘The Dangerous Tour'에 나섰다. 그렇기 때문에 'Live in Bucharest: The Dangerous Tour'는 마이클 잭슨의 전성기 시절 퍼포먼스를 비교적 깔끔한 음질과 화질로 감상할 수 있는 희소성 있는 공식 라이브 영상이라고 할 수 있다.


'The Dangerous Tour'라는 월드투어 콘서트에는 흥미로운 요소가 충만하다. 그 당시 마이클 잭슨은 이미 전 세계에 평화를 전도하고 다니는 팝의 황제였다. 마이클 잭슨은 공인된 완벽주의자로서 그가 직접 기획한 투어는 시각적인 즐거움과 청각적인 즐거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무대에서 항상 극적인 스토리텔링을 뽐냈다. 셋 리스트에 포함되어있는 곡들은 유기성이 뛰어나 각각의 단편 역할을 수행해내면서도 전체적인 분위기와 어울렸다. 마이클 잭슨은 이들을 한데 묶어 옴니버스 세계로 구축하였고, 팬들에게 자신만의 ‘네버랜드’를 선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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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핑머신을 통해 화려하게 등장하는 마이클 잭슨

 

 

마이클 잭슨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스토리텔링을 하기 위해 연극 장치와 무대 미술, 심지어 마술 기법까지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Live in Bucharest: The Dangerous Tour'에서는 그러한 그의 종합예술가적인 면모가 드러난다. 콘서트의 시작을 알리는 'Jam'에서부터 그는 무대 아래의 점핑 장치를 이용해 영웅처럼 등장한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관객들의 환호소리와 박수세례를 2분 동안 가만히 듣고 있다가, 마이클 잭슨은 마침내 선글라스를 천천히 벗으며 전방을 주시한다. 그 순간 주위에서 음악이 흘러나오고, 그는 'Jam'의 비트에 맞춰 인간의 몸짓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예술적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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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호 소리와 박수 세례를 받으며 동상처럼 2분이 넘는 시간 동안 가만히 서 있는다.

 

 

곡이 전환된 이후 마이클 잭슨은 템포를 조절하며 서서히 콘서트의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Smooth Criminal'에서부터 그는 본격적으로 무대에 연극적인 요소를 가미한다. 배경은 순식간에 서부의 한 호텔로 바뀌고 백댄서들은 마이클 잭슨을 노리는 갱스터 무리가 된다. 마이클잭슨은 그들을 쿨하게 퇴치하고 장소를 유유히 벗어난다.

 

갱스터 무리는 총을 맞고 몸에서 불꽃을 튀기며 쓰러진다. 그들은 스스로 일어나 퇴장하는 게 아니라 스태프들에 의해 무대 밖으로 질질 끌려 나간다. 마이클 잭슨은 이 무대에서 곡이 가진 세계관을 구체화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관객들이 단순히 춤동작에 매력을 느끼는 것을 넘어, 곡이 전달하고자 하는 서사성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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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ack or White' 무대에서 기타리스트와 주고 받으며 감흥을 고취시키고 있다.

 

 

'Thriller'에서는 대형 뮤지컬과 같은 수준의 놀라운 미쟝센이 펼쳐진다. 1990년대 초반이라고 하기엔 믿기 힘들 정도로 뛰어난 분장과 포그 머신을 통한 미스트 연출, 와이어와 특수 조명 등의 기타 무대 효과는 보는 이로 하여금 경악을 금치 못하게 만든다.


그리고 공연의 하이라이트이자 최고의 히트곡 무대라고 할 수 있는 'Billie Jean'의 무대로 이어진다. 부카레스트의 라이브에선 특히 그의 전성기 시절 'Billie Jean' 퍼포먼스를 감상할 수 있다. 리프트 위에서 스포트라이트 조명을 받으며 화려하게 등장하는 그는 마치 이 세상의 존재가 아닌 듯 하다.

 

마지막 곡인 'Man in The Mirror'에선 관객들과 끊임없이 교감을 나누며 무대를 마무리짓는다. 그리고 그 노래에는 다음과 같은 가사가 나온다. ‘난 거울 속의 남자와 함께 시작해보려 해. 그에게 변하라고 말하고 있어. 돌아온 답은 그 무엇보다도 명확했지. 만약 세상을 더 낫게 만들고 싶다면 자신을 둘러보고 변해야 해.’ 가사가 전달하는 메시지의 핵심이다. 생각보다 간단하지만 긍정적이면서도 힘이 깃들어있는 메시지는 나의 마음을 흔들었다.


무기력하다고 느껴질 때 이 곡을 계속해서 돌려 들으면 기운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이제 세상에 없지만, 그의 음악은 세상에 남아 삶이 힘들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가져다주고 있다.

 

 

 

공연에서 현장성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마이클 잭슨의 음악을 예전부터 좋아했지만, 그의 라이브 공연을 감상할 기회는 없었을 뿐더러 그를 둘러싼 논쟁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지 못했다. 공연을 접함으로써 그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그의 에너지가 작은 화면만으로도 이렇게 대단하게 느껴지는데, 현장에서 그를 마주하는 관객들은 과연 어땠을까.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실시간으로 응급차에 실려 나가는 것도 이해될만 하다.


공연을 보면서 정말로 기분 좋은 소름이 끼칠 때가 있다. 과거에 'Sigur Ros'나 ‘Kendrick Lamar', 'Radiohead' 등의 내한 공연을 보러 갔을 때 유사한 전율을 경험한 적이 있다. 예술적인 감흥에 도취되어 눈물이 흐르고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가끔씩 나도 만약 마이클 잭슨을 살아서 마주했으면, 카타르시스나 그 이상의 것을 겪게 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물론 현재 마이클 잭슨의 무대를 홀로그램으로 감상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그가 되살아난 것은 아니다.


다른 공연예술 장르도 마찬가지다. 비단 대중음악 콘서트나 공연뿐만이 아니라 오페라나 뮤지컬, 연극 등도 작품의 완성도가 높으면 관객들은 그것을 감상하면서 큰 감동을 받는다. 코로나 19로 인해 공연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현상이다.

 

하지만 요즘엔 가수들도 유튜브 등의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비대면 콘서트를 여는 등 활로를 찾고 있다. 공연의 특성인 즉흥성, 일회성, 현장성에 대한 부분들은 실제로 많은 제약을 받고 있지만, 이렇게라도 음악인들과 소통하고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는 것은 한 명의 팬으로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정욱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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