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와 모델] 김지윤

글 입력 2021.06.02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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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이 많은 사람 특유의 여유가 부럽다. 해보지 않았던 것에 대한 후회가 아니라, 무엇이든지 시도를 다 해봤던 자만이 갖고 있는 그런 여유. 내가 알 수 없는 영역이 많아서 멋있었다. 알고 계실지는 모르겠지만.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배경은 뭐가 있어요?”

“뭘 하든지, 제가 먹고 살 걱정은 없겠죠. 그래서 도전했어요. 죽지 않을 만큼만 도전하고 시도하면 뭐라도 되겠죠.”


굉장히 단순한 이유였다. 담백한 자신감. 행동. 지난번에 1층 펍에서 나눴던 얘기들이 배경지식이 되어 이해가 더 잘 되었다. 대기업에 가지 못하게 된 이후로 이런저런 도전을 해왔다. 스타트업에서도 일해보고, 창업도 해보고. 관리를 해보고 나서, 본인 사업을 오픈하기로 결심하고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투자도 받고 운영하고. 모든 경험은 단단함의 주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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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색, 살구색으로 색을 먼저 깔았다. 애매랄드색까지 톤인톤 배색처럼 어울렸다. 대표님의 안경은 트레이드 마크, 뺄 수가 없지. 그리고 모자도 파란색으로 표현하고. 다양한 색들이 쓰였다. 어라, 볼에 점이 있네. 눈은 빨간색이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빨간색이야. 빨간 눈을 가졌다. 그리고 꼬물꼬물 초록색과 하늘색 선도 같이 이어서 그렸다.


인터뷰가 능숙한 분이다. 나는 사실 인터뷰를 차용한 수다 떠는 대화에 가까운데, 답변의 퀄리티를 너무 높이셔서 질문도 신경써서 잘해야할 것만 같았다. 스탭과 사장의 위치여서 그런가 조금 거리감이 있는 느낌이지만, 그래도 존중해주셔서 좀 편했다. 재밌는 분이다. 지난번 술자리에서 봤을 때, 지인분들까지 다 사업가이고 능력자여서 멋있었다. 아우라가 있었다. 나도 실력을 키우고, 경험이 많아지면, 저렇게 여유있어지고 멋있어질 수 있을까?


“요즘은 제 태도를 바르게 하려고 신경쓰고 있어요. 태도가 바로 사업에 반영되거든요. 그전에는 너무 내 적응력과 순발력에만 의존했던 것 같아서, 지금은 규칙적인 생활을 하려고 해요.”

“예를 들어서요?”

“기본을 지키는 거죠. 일어나서 침대 이불을 갠다던지, 제 시간에 밥을 먹는다던지. 사업가 스타일에 맞춰서 사업 스타일이 드러나니까요. 예전에는 꾸미는 걸 좋아해서 많이 신경 썼었는데. 지금은 그렇게까지 신경 쓰지는 않아요. 지금은 ‘나다움’을 찾아가고 있어요. 그건 경험을 바탕으로 생기는 거더라구요. 생활 영역이든, 패션이든, 사업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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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 앉아서 얘기하는 옆모습을 그렸다. 지금 보는 각도가 왠지 지윤님다웠다. 노란색으로 조금 얼굴선을 긋다가, 큰 체형을 그렸다. 초록색으로 아우터를 그리고, 보라색과 남색으로 다리를 그렸다.


“무말랭이에요?(웃음)”


내가 그린 지윤님 다리를 보고 하는 말에 엄청 웃었다. 내가 앉은 그 위치, 시각, 각도에서 보이는 모습 그대로 정직하게 그렸다. 그래서 마음에 들었다. 내 시야에 보이는 정직한 모습 그대로니까. 역시 같은 색깔들이 쓰인다. 베이지색, 살구색. 분위기를 나타냈다. 여러번 겹쳐진 노란색 얼굴과, 깔끔하게 그어진 나머지 선들 느낌이 마음에 든다. 앞의 그림도, 이번 두 번째 그림도 다 지윤님이었다. 어깨에 꽃피는 느낌도 들고.


“아까전에, ‘나다움’을 찾아가는 중이라고 하셨잖아요. 그럼 지윤님, 지윤다움은 뭐에요?”

“건강을 신경쓰고, 먹는 것이나.. 옷은 최소한으로 지내요.”

“미니멀리즘이네요.”

“네, 많지 않아도 충분히 살 수 있겠구나 싶어요.”

“오, 그럼 좌우명은 뭐에요?”

“좌우명? 음.. 생각은 잘 안나네요. 경험하고, 정리하고- 경험하고, 정리하고 그렇게 지내온 것 같아요. 이렇게 살아가면서 삶의 밸런스를 맞춰가는 중이에요. 사업으로 바쁜 생활과 여유를 주는 것, 사업과 여유의 비중을 맞춰가는 중이에요. 음향 조절할 때 이퀄라이징 하듯이.”


외국 생활도, 대기업이나 스타트업, 창업 생활까지 다 다양하게- 그때그때 적응하며 살아온 사람이다. 덕분에 제주도에서 편하게 지냈다. 편한 숙소에서, 그리고 일도 간단히 도와드리면서. 유유상종이라고, 좋은 사람에겐 좋은 사람들만 모이는 걸까. 잠깐씩 왔다 가는 스탭들을 편히 있게 배려해줘서 고마웠다. 호스텔이 100호점까지 갈 수 있으면 좋겠다. 나는 이곳이 너무 좋으니까. 그리고 지윤님도 너무나 멋있고 좋으니까!

 

 

[최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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