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of good spirit]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가

응시하는 사람들
글 입력 2021.04.26 05:43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아트 2.jpg

 

아트.jpg

 

 

20여 년 간 내가 몸담고 있던 나의 고향은 그 흔한 스타벅스나, 맥도날드 하나 없는 시골이다.

 

마땅히 갈 데 없는 이 지루한 곳을 하루빨리 벗어나려 성인이 되자마자 도망치듯 도시로 떠났다. 허나 볼거리, 갈 곳은 많지만 고향처럼 쉴 곳은 없었던 것 같다. 이제는 치열한 도시 내의 삶에 지치면 도망치듯 고향으로 돌아오곤 한다.

 

요즈음의 내 고향은 내가 어렸을 때보다 훨씬 더 아이들이 보이지 않는다. 대신 거리에는 어르신들이 하나 둘 나와 벤치와 의자와 휠체어 위에 앉아, 몇 없는 젊은이들의 바쁜 걸음을 눈으로 쫓으며 적적함을 달래신다. 이들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아무것도 없는 아득한 어딘가를 지치지도 않고 바라본다.

 

평생을 이곳에 사셨을 텐데, 지겨우시진 않을까. 어제도 오늘도 이들은 거리 곳곳에 앉아있다. 무언가를 쉬지 않고 응시한다. 공허할까, 혹은 나처럼 지쳐 여기 와 채우고 있는 중일까, 그것도 아니면 저 너머의 삶을 꿈꾸고 있는 걸까.

 

 

[정은진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5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