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우리에게 끝없는 설렘을 안겨주는 여행에 대하여 [여행]

글 입력 2021.04.15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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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여행을 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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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피렌체 - 두오모 근처 거리

 

 

‘여행’이라는 단어는 참 듣기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사람을 설레게 만든다. 아마도 그건 내가 여행을 통해 좋은 기억과 추억들을 많이 만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여행을 가고 싶어 하는 이유가 다르다. 어떤 사람들은 설렘을 느끼고 싶어서, 새로움과 자유를 만끽하고 싶어서, 도전하기 위해서, 때론 무언가로부터 도망치고 싶어서. 이렇게 어떤 것이든 저마다 각자만의 이유를 가진 채 여행을 꿈꾸고 찾아 나선다.

 
나 같은 경우엔 여행을 가면 느낄 수 있는 달콤함을 알아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난 항상 어떤 곳이든 내 발로 걷고 뛰어다니며 새로운 장소를 발견하는 것을 좋아한다. 또한 예술 분야에 있어서는 좋아한다는 말론 표현할 수도 없이 그 이상의 마음을 보이기에 유럽여행에 대한 환상과 기대가 늘 넘쳐났다. 그러다, 좋은 기회로 언니와 여행을 갈 수 있게 되었고, 나의 환상과 기대 이 두 가지 욕망을 충족시켜줄 ‘유럽여행’을 경험하게 되었다.
 
지금의 시기로선 여행이 쉽지 않기에 다들 갑갑함을 느끼고 여행에 대한 갈망과 갈증이 커져만 가고 있다 생각한다. 예전에는 시간적 여유나 재정상의 이유같이 개인적인 상황으로 인해 가기 어려웠다면 지금은 아예 ‘여행을 갈 수 없다.’는 제한이 생겨버려 사람을 참 울적하게 만든다. 그러다 보니 이따금씩 전에 여행 갔던 곳들을 다시금 찾아보게 되었는데, 물론 사진을 보면 다시 가고 싶어지는 마음도 점점 커지지만,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배시시 웃게 되기도 한다. 시간이 흐르니 이 땐 몰랐던 것들을 사진을 통해 알게 되기도 하고, 아쉬움이 느껴지기도 하고, 재밌었던 기억을 얘기하기도 하고, 그렇게 함께 한 사람들과의 추억 여행이 시작된다.
 
내가 여행을 통해 느꼈던 이 달콤함을 이렇게 글로도 남기며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가기 전, 간 후, 갔다 와서도 끝없이 설렘을 주는 ‘여행’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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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참 가성비가 좋다고 생각한다. 여행은 가서만 행복한 게 아니라 가기 전에도, 도착한 그곳에서도, 갔다 와서도 사람을 참 행복하게 만든다. 어쩌면 가기 전이 가장 행복하고 두근거릴지도 모른다.
 
‘여행 가자.’라고 마음먹기 시작하면 우선 어느 공항이 제일 싼가부터 시작해 어디를 갈지, 그곳에서 뭘 할지, 어떤 걸 먹어야 될지 차근차근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다. 계속해서 설레는 마음으로 이미 그곳에 있는 나의 모습을 몇번이고 상상하며 시뮬레이션 한다.
 
기간이 짧을 수도 길 수도 있지만 곧 가게 될 그날을 디데이로 삼으며 그전까진 어떤 힘든 일이 생겨도 초인적인 힘으로 버틸 수 있게끔 만들어주는 신기한 마법이 나에게 주어진다. ‘아, 좀 힘드네.. 괜찮아! 어차피 2주 뒤에 나 한국 뜬다.’ 이 오기 하나로 다시금 여행을 생각하며 그날 입을 옷을 결제하고 실실 웃는다.
 
주어진 현실로부터 도망친다는 생각보다는 잠시 진정시켜놨던 내 마음속 망아지를 점점 자유롭게 풀어놓는 기분이다.
 
그렇게 나의 디데이, 여행 가는 날이 되면 신나는 기분과 함께 우선 면세점을 헤집고 다니기 시작한다. 괜히 이곳저곳을 힐끗거리기도 하고, 가격을 보고 놀라기도 하고, 오늘만 사는 듯이 결제하기도 하고. 그러다 시간 되면 줄 서서 비행기에 올라탄다. 비행기에 올라타 내 자리를 찾아 앉으면 그렇게 짜릿할 수도 없다. 10시간이 훌쩍 넘는 비행이지만 새로운 곳의 땅을 밟게 되는 순간 피로함은 싹 사라지고 내 주변의 낯선 공기, 분위기와 함께 설렘은 폭발해버린다. 그렇게 들뜬 기분과 함께 우리만의 여행이 시작된다.
 
 
 
분주하게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 속 우리만의 고요한 아침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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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피렌체 - 베끼오 다리

 

 

유럽에 가게 되면 처음엔 시차로 인해 남들보다 조금 이른 시간에 일어나게 된다. 나랑 언니는 처음엔 새벽 3시, 그다음엔 4시, 5시.. 이런 식으로 점차 적응해나갔던 것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시간이 결코 피로하진 않았다.

 
침대에서 일어나 커튼을 걷어 창밖을 바라보면 새벽의 고요함과 함께 어둑어둑한 분위기 속 낯선 풍경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모두가 잠들어있는 그 시간엔 오직 나와 언니만의 시간이 펼쳐지게 되는데, 그 시간만큼은 그 나라의 도시를 온전히 마음껏 느낄 수 있다.
 
그렇게 날이 조금 밝아지길 기다렸다 준비해서 나가면, 분명 서울과 같은 분주한 도시이지만 그 시간만큼은 한적함과 함께 골목골목의 분위기를 소소하게 느낄 수 있다. 그러다 산책하다 보면 점점 바쁘게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하고, 그 속에서 나와 언니는 여유롭게 룰루랄라 아침 식사를 먹으러 갔다.
 
다른 사람이 보기엔 참 시시해 보일지 몰라도 우리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참 편안하고 좋았는지 그 나라의 골목들과 맑은 아침, 운동하는 사람들, 도시의 촉촉한 분위기가 오래오래 내 기억 속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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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피렌체 - 미켈란젤로 광장
 
 
내가 여행을 갔을 땐 대부분 20대 초반이었고 어렸기에 앞으로 언제든 여행의 기회는 많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그곳에서의 시간이 훅훅 지나가도 전혀 아깝지가 않았다. 하지만 지금 다시 그곳에 가게 된다면 한 시간 한 시간이 참 소중하고 아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첫 여행이기에 애틋하고 그리운 그곳, 스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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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바르셀로나 - 까사바트요

 

 
여행을 몇 번이나 가도 언제나 첫 번째로 갔던 곳이 가장  기억에 남고 잊히지 않는 것 같다. 첫 번째로 간 곳은 다른 곳과 비교할 수도 없이 그저 그립고 애틋한 기분이 든다. 나에겐 스페인이 그러하다. 이곳에서의 여행은 내가 생각했을 때 모든 것이 완벽하게 즐거웠다.
 
처음 배낭 여행을 갔을 땐 아는 것도 많지 않았고, 금세 지치지도 않고, 많이 따지지도 않고, 그저 해맑게 내가 간 여행지를 헤집고 다녔던 기억이 있다. 길을 잃기도 하고, 남들과 똑같이 멋있다 하는 건축물과 작품들도 보고, 색다른 그 나라만의 음식도 먹어보고, 하루 투어도 신청해 다녀와 보고, 그저 나와 언니만의 방식으로 자유롭게 여행을 맘껏 즐겼다.
 
스페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는 바르셀로나의 대표 성당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다. 이 성당은 가우디가 직접 설계하고 공사까지 맡았으며 ‘예수님의 탄생’을 표현해낸 웅장한 성당이다. 성모마리아 대관식이란 장면부터 시작해서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에 대한 이야기까지 넓게 표현해냈는데, 이 성당을 보면 처음엔 정말 ‘와.. 진짜 멋있다.’라는 생각만 머릿속에 맴돌 뿐이다. 설명을 아무리 들어도 어떻게 이렇게까지 섬세할 수 있는지 계속 의문이 생긴다.
 
나에겐 이 성당이 조금 특별하다. 이때 아무래도 대학 입시를 끝낸 지 얼마 안 됐을 때라 싱숭생숭했을 때여서 그럴 수도 있지만, 난 이 성당을 처음 본 순간부터 그저 안심이 됐던 것 같다, 사람마다 물론 느끼는 점이 다를 순 있겠지만, 이렇게 정교한 성당을 처음 봤기도 했고 성당 겉뿐만이 아니라 안에 들어가서도, 성당 주변까지도 너무나 아름다웠기에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그 뒤로도 세비야에서도 이탈리아에서도 많은 성당을 보았지만 이곳만큼의 감동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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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바르셀로나 -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바르셀로나에 머무는 4일 내내 이른 아침마다 성당 건너편에 있는 벤치에 앉아 성당을 바라보며 아침을 먹었는데, 정말 원 없이 보고 왔던 기억이 난다. 그때 당시 불안했던 나에게 가우디 성당의 정교함과 섬세함을 보고 있는 것 자체로도 위로가 되었던 것 같다. 그 밖에도 바르셀로나에서 자연과 함께하는 가우디만의 건축물들을 보게 되었는데, 하나같이 모두 독특했기에 아직까지도 기억에 쏙쏙 박혀 있다.
 
생각지도 못한 감동을 느꼈던 이곳이, 요즘 많이 그립고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때 당시 완공이 2026년으로 10년 정도 남았다고 했었는데, 나중에 10년 뒤에 꼭 똑같은 장소에 와서 같은 자세로 사진 찍자 했던 언니와의 약속이 새삼 새록새록 기억난다.
 
 
 
사소한 일들조차 특별하게 바꿔주는 여행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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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친퀘테레
 
 
난 원래도 사소한 기억을 잘 하는 편이기에, 여행에서의 정말 별거 아닌 일조차 기억이 많이 난다. 호텔에서 너무나 친절했던 직원의 목소리, 세탁기 돌리기에 실패했던 날, 너무나 매너 있고 멋있게 느껴졌던 할아버지, 청청패션의 젊은 남성분, 귀여운 강아지 두 마리와 산책하던 여성분, 햇볕을 쬐며 한적하게 뜨개질을 하던 할머니들 등 스쳐 지나갔던 사람들조차 아직까지 기억난다.
 
여행의 신기한 점은 같은 시간을 한국에서 보냈다면 기억에도 없을 사소한 일들뿐이지만, 이곳이 유럽이었기에 더욱 특별한 시간으로 느껴지게끔 바꿔주고, 오래오래 내 기억 속에 머물러 있다. 난 항상 추억을 소중히 하고 오래 간직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기에 그때 당시에도 사소한 풍경, 일상의 모습들조차도 사진 속에 많이 담았는데, 그 덕분에 요즘 같은 때에 더 오래오래 기억하고 추억할 수 있어 기쁘다.
 
 
 
여행을 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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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친퀘테레 - 5개의 해안 마을 중 하나

 

 
여행은 무엇인가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가서는 안 된다 생각한다. 여행은 항상 시작과 함께 끝도 존재한다. 어찌 됐든 여행이 끝나면 내가 있던 곳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여행을 통해 잠시 헤매기도 하고 멀리 빙빙 돌아가기도 하지만, 돌아오는 그 과정에서 아쉽긴 해도 ‘아, 우리 집이다.’라는 생각과 함께 ‘우리’ 집이 주는 편안함의 의미를 다시금 깨달으며 안심하게 해주는 것이 여행이라 생각한다. 그런 여행을 도망치고 싶어서 간다면, 해결되는 건 하나도 없을 것이다.
 
물론 단기간으로 끝낼 수 있을 정도의 무게감만 지닌 채 떠난다면 기분전환이 될 수도 있지만, 나 혼자서 감당하기 어려운 크기의 버거움을 가득 껴안은 채 떠나게 된다면, 돌아와도 결국은 제자리걸음일 뿐이다. 오히려 악순환이 반복된다. 그렇기에 내가 감당할 자신이 없다면 여행을 도피의 이유로는 조금 피했으면 좋겠다.
 
사람들이 여행을 가장 많이 찾는 이유는 어찌 됐든 바쁜 일상 속 두근거림을 다시금 느끼고 싶어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어찌 보면 우린 늘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간다. 물론 그 속에선 자그마한 변화들이 있지만, 그 변화들이 우리를 때론 행복하게, 때론 울적하게 마음을 흔들어놓으며 좌지우지하게끔 만든다. 그렇기에 바쁘든 바쁘지 않든 시간이 지나면 이따금씩 생각나게 하는 것이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모두 은연중에 일상 속 새로움을 바란다. 그렇기에 그들이 마음속에 묶어놨던 호기심과 즐기고픈 마음이 뽁하고 새싹처럼 튀어나와 그 속에서 이리저리 흔드는 것일지도 모른다.
 
 
 
오래오래 풍요로움을 안겨주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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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 아말피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많은 조사 끝에 여행을 가면 조사한 만큼 깊은 감동과 함께 더 좋은 감상과 값진 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 생각한다. 하지만 또 반면에 많은 조사가 필요 없이 새로운 길로 방향을 틀고, 길을 잃어도 그것 또한 호기심과 함께 신비로운 기분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이렇게 여행의 장점은 많은 조사를 하고, 하지 않아도 내가 어떤 생각과 기준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더 큰 만족을 얻어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여행이 그리운 이유는 여행 가서 자유를 만끽하는 나의 모습도 있겠지만, 가야만 느낄 수 있는 색다른 공기, 풍경,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의 모습들을 그리워만 할 뿐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여행을 가면 한국인인 내가 이색적인 공간에 가서 그들과 함께 어우러져 색다름을 느끼는 그 시간이 너무 좋았다. 지금도 괜히 한국에서 낯설게 느껴지는 곳에만 가도 괜히 흥분되고 설레곤 하는데, 오랜만에 그런 낯선 분위기들을 정말 자유롭게 맘껏 느끼고 싶다.
 
지금은 모두가 자신의 취미, 자유, 일상을 절제하고 조심하는 시기인데, 물론 답답하고 힘들지만 이렇게라도 글을 통해 내가 갔던 장소를 돌아보고 추억하니 기분이 한결 나아지는 것 같다. 여러분에게도 잠시나마 유럽에 대한 일상의 사진과 영상을 통해 기분전환이 되었길 바란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모두가 여행을 마음껏 꿈꾸며 갈 수 있을 그날이 지체 없이 빨리 오기를 바란다.

 

 

[조민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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