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 제행무상(諸行無常)

영원해 보이는 고통조차도 금방 사라질 수 있는 연기 같은 것
글 입력 2021.03.08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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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스러운 시기가 나를 찾아올 때

내 세상은 지옥이 되어버립니다.

 

왜 괴로운 것일까요?

그 고통을 영원한 것으로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 고통이 끝날 것을 안다면,

이 터널의 끝이 있다는 것을 안다면,

이 고통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안다면,

 

우리는 괴로울까요?

 

*

*

*

 

"제행무상(諸行無常) : 영원한 것은 없다"

 

 

부처가 사위국 기원정사에 있었을 때의 일화입니다.

 그는 흙을 조금 집어서 손톱 위에 올려놓고 제자에게 물었습니다.

“이 흙이 얼마나 많은 양인가?”

 

제자가 대답했습니다.

“그것은 넓은 대지에 비하면 아주 적은 양입니다.”

 

그러자 부처님이 말했습니다.

 

“수행자여. 

만일 요만큼이라도 

물질이나 감각이나 의지나 현상이나 의식이 

항상 존재하는 것이 있다면 

범행을 닦는 사람은 그것을 알고 

괴로움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손끝의 흙만큼도 

항상 변하지 않는 존재가 없기 때문에 

수행자는 그것을 바르게 알고 

범행을 닦아 괴로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것이다.”

 

*

*

*

 

고통의 시기가 우리를 찾아올 때,

터널을 통과하고 있을 때,

 

우리는 이 시기가 영원할 것이라고 느낍니다.

 

하지만 잊지 마세요.

고통조차도 금방 사라질 수 있는

연기 같은 것이라는 걸요.


우리의 인생이 하늘이라면

우리의 인생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은 구름과 같습니다.

 

하늘 위를 스쳐 흘러가는 구름처럼,

사건들은 다양한 모양을 띄며

내 인생 위를 스쳐 흘러갑니다.

무수한 형태의 사건들이 나를 스쳐 지나가는 동안,

 

'나'라는 존재만큼은 영원하고

고요하게 그 자리를 지킵니다.

 

잊지 마세요, 

한 치 앞도 모르는 게 인생이라는 걸.

 

이 터널의 끝은 반드시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

 

참아 온 나날 

힘겹던 날

다 사라져 간다

연기처럼 멀리

 

-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캘리그라피 by 미나

 

 
[김한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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