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우리는 겨우, 서른 - 삼십이이(三十而已) [드라마]

글 입력 2021.02.25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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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인가, 어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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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웹툰 <모죠의 일지> 144화 中


 

네이버 웹툰 <모죠의 일지>에서 흥미로운 장면이 있었다. ‘성인’과 ‘어른’은 다르다고 설명하는 내용이었는데, 예컨대 ‘성인’은 마음 가는 대로 살아도 만 19세가 넘으면 성인이라 이에 따른 자격이 나이 말고는 없음을 말한다. 그러나 ‘어른’은 다르다. 어른은 ‘어른스럽게’ 살아야 한다. 자신의 언행에 모든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하는 존재여야만 한 것이다.

 

10대에는 스무 살만 넘으면 다 일이 술술 풀릴 줄 알았다. 그러나 막상 20대가 되니 우리의 상상과는 다르다. 우리는 ‘성인’이 되었지 ‘어른’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20대가 되어서는 30대를 꿈꾼다. 멋진 커리어 우먼이 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은근한 기대와 함께. 그러나 점점 서른이 다가올수록 슬슬 ‘뭔가 이상하다.’라고 생각한다. 나는 여전히 세상을 모르는데 시간은 빨리 지나가 버리고 만다.

 

 

 

겨우, 서른


 

공자는 “서른에는 자립한다. (三十而立)”라는 말을 남겼다. 여기에서 자립은 아마 경제적, 심리적 등의 환경적인 요인을 갖추었다는 것을 뜻할 것이다. 그러나 요즘 느끼는 서른 살은 어떤가. 현대 평균 수명으로 볼 때 살날이 한참 남은, 오히려 사회 초년생에서 막 벗어난 나이이다. 혹은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는 나이이기도 하다.

 

과거의 서른과 현대의 서른은 다르다는 것을, 중국 드라마 <겨우, 서른 (三十而已)>에서는 공자님의 말씀에서 ‘立’을 ‘已’로만 바꾸어 서른을 다시 설명한다. 우리의 서른은 “겨우” 서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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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시에서 내 자신은 앞을 향해 고군분투하고, 또 끊임없이 삼켜야만 생존할 수 있는 작은 괴물처럼 느껴져.”

 

 

<겨우, 서른>에서는 왕만니, 구지아, 종샤오친 세 여성이 주연으로 서사가 이어진다. 왕만니는 상하이 명품 매장 직원으로 뛰어난 영업 실력으로 유능함을 인정받았다. 구지아는 왕만니가 일하는 명품 매장 아파트에 거주 중인 가정주부로, 조강지처에 걸맞은 유형이다. 종샤오친은 다정한 성품이 눈에 띈다.

 

그들의 삶을 모르는 사람들이라면 이 세 여성의 조건만 보고, 불행과는 전혀 거리가 먼 인물들이라 생각할 것이다.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느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발전을 위해, 혹은 적어도 현재를 유지하기 위해 날마다 전쟁처럼 살아간다.

 

왕만니는 집에서는 결혼 압박에, 업무에서는 유능한 직원으로 회사 직원들의 시기와 질투에 휘말린다. 단순히 손님을 빼앗는 정도가 아니라 건강에 위협받을 정도의 견제를 받는다. 구지아는 집안일은 물론 회사 사장인 남편 업무 보조, 게다가 아들의 유명 사립 영어 유치원에 입학시키기 위해 발로 뛰는 인물이다. 아들이 유치원 입학시험에서 선생님의 팔을 물어 입학이 취소될 위기에 처하자 명품 아파트의 우두머리 학부모급인 사람에게 직접 찾아가 선물을 주며 부탁할 정도이다.

 

그러나 뛰어난 내조에도 불구하고 남편이 다른 여성과 외도를 하고 만다. 종샤오친은 남편과 좋은 관계를 이어나가고 싶지만 무뚝뚝한 남편의 성격과 유산을 겪으며 결국 이혼 위기를 겪는다.

 

이들은 닥치는 고난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한다. 그들 역시 서른 살은 처음이라 어떤 지름길이 있는지, 애초에 지름길이 있기는 하는지도 모른다. 그저 정신없이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버틸 뿐이다. 서른인 그들에게 현실은 박하기만 하다. 그러나 ‘겨우’ 서른이기 때문에 다시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다.

 

왕만니는 결국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유학을 떠나고, 구지아는 남편과 이혼했지만, 남편 없이도 잘 살 수 있음을 보여준다. 종종 남편에게 무심한 말로 상처받았던 종샤오친은 어느 날 취미생활로 성공하여 오히려 관계가 역전된다.

 

서른 살의 왕만니, 구지아, 종샤오친의 행보는, 이 드라마가 완결이 나서도 그들의 이야기가 계속될 것임을 보여준다. ‘겨우 서른’이라는 제목으로 무수한 가능성을 비친 드라마 <삼십이이(三十而已)>처럼 우리도 겨우 ‘OO’이라는 나이에 맞추어 새로이 나아갈 수 있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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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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