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스포티파이 한국 진출 - 스포티파이 라이브 미디어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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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안녕, 한국!
오랫동안 기다렸다. 글로벌 오디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Spotify)'가 지난 2일 한국에 정식 출시됐다. 스포티파이는 전 세계 3억 4천 5백만 명 이상의 이용자들에게 7천만 곡 이상의 트랙과 40억 개 이상의 플레이리스트를 제공하는 세계 최대 오디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다.
약 2년 전부터 스포티파이가 한국에 들어온다는 소식은 루머처럼 떠돌고 있었다. 많은 아티스트와 리스너들은 기대감에 부풀어 스포티파이의 한국 출시만을 기다렸다. 언제 어떻게 출시될지 정확한 정보는 없었지만, 스포티파이라는 거대 스트리밍 공룡이 들어온다는 소식은 한국을 떠들썩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스포티파이는 출시와 동시에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다운로드 1순위를 기록했다. 해외 계정을 통해 스포티파이를 이용하던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한국 서비스로 넘어왔다. 스포티파이를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 또한 3개월 프리 트라이얼을 계기로 쉽게 접해볼 수 있었다.
그런데도 아직 스포티파이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스포티파이의 구독료는 타 서비스 대비 높은 편이며, 이미 타 플랫폼에 구축된 개인적 취향을 두고 넘어오는 일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아직 주위의 반응이나 좀 더 많은 후기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스포티파이의 한국 진출을 기다렸던 사람으로서, 스포티파이의 구독을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 서비스의 장점을 소개하려 한다. 지난 8일 개최된 국내 첫 라이브 미디어 데이에서 소개한 내용을 토대로, 스포티파이의 국내 서비스 특장점 및 혁신적인 기술서비스를 알아보겠다.
2. 극강의 개인화(Personalization)
스포티파이 하면 떠오르는 건 '귀신같은 큐레이션'이다. 스포티파이가 우리의 취향을 감시하고 있는 게 아닌지 의심된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체감할 수 있는 스포티파이의 추천 적중률은 실로 대단하다.
스포티파이의 큐레이션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스포티파이 스톡홀롬 본사 수석 프로덕트 매니저 이쓰라 오메르(Issra Omer)는 전 세계 3억 4천 5백만 명의 이용자를 사로잡은 혁신적인 개인화(Personalization) 기술서비스를 설명했다.
개인화는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기술이다. 흔히 콘텐츠 큐레이션이나 알고리즘이라고 불리는 개인화 기술은 넷플릭스, 유튜브 등 콘텐츠 플랫폼을 넘어 아마존, 쿠팡과 같은 쇼핑과 광고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스포티파이는 음원 스트리밍 개인화 기술의 선두주자다. 2014년 머신러닝으로 음악을 분석하는 데이터 기업인 '에코 네스트(Echo Nest)를 인수하며 음악 추천 기능인 'Discover Weekly'를 성공적으로 런칭했다. 이후 스포티파이의 추천 기술은 음악산업의 패러다임을 차트 중심에서 추천 중심으로 조금씩 옮겼다.
하지만 국내 사용자들은 스포티파이를 이용하기에 앞서 플로(FLO), 바이브(VIBE) 등의 서비스가 더욱 익숙하다. 또한, 유튜브 뮤직을 통해 새로운 음악을 발견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개인화 콘텐츠를 즐기던 국내의 사용자들은 스포티파이에 큰 새로움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이미 국내에서 경험할 수 있었던 개인화 서비스와 스포티파이의 차별점은 무엇일까?
이쓰라 오메르 매니저는 스포티파이의 차별점에 대해 '고도의 개인화', '집중', '혁신'의 세 가지 요소를 언급했다.
스포티파이는 데이터와 기술을 바탕으로 고도의 개인화를 제공한다. 개인 맞춤 음원 추천 서비스는 단순히 이용자가 듣는 몇몇 음원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닌, 오랜 기간 동안 축적된 전 세계 데이터 분석 등 여러 요소들이 통합되어 제공되는 첨단 기술이다.
또한, 스포티파이는 모든 임직원들이 새로운 음원 청취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집중한다. 다양한 각도에서 최고의 추천과 디스커버리를 만들며, 항상 새로운 기술을 테스트하고 전반적인 사용자 경험의 진보를 위해 노력한다고 전했다. 스포티파이라는 조직의 목표와 서비스의 방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스포티파이의 개인화는 UI에서도 섬세하게 드러난다.
음악 청취에 따라 추천이 변화하듯, 스포티파이의 UI 또한 알고리즘을 반영한다. 사용자의 기록과 패턴이 반영되거나, 추천 목록을 숏컷으로 상단에 띄우기도 한다. 또한, 시간대에 맞춰 플레이리스트가 변화해 템포나 길이가 달라진 목록이 생성된다. 스포티파이의 UI는 좋아하는 음악을 더욱 빠르고 편리하게 들을 수 있도록 한다.
사실 음원 서비스의 '개인화'는 사용자가 정량적으로 확인할 수 없다. 청취 경험의 만족도는 주관적이며, 알고리즘에 사용자 데이터가 쌓일 때까지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포티파이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직접 경험해 보길 권하고 있다. 박상욱 디렉터는 '가격만 보지 말고 꼭 먼저 체험한 후에 판단해달라'고 말했다. 스포티파이의 기술력은 외부에서 확인할 수 없지만, 사용 후의 음악 청취 경험은 최고 수준임을 자부하고 있다.
3. 스포티파이와 오디오 콘텐츠의 미래
그렇다면 스포티파이만의 특별한 서비스는 무엇일까? 이어지는 세션에서 박상욱 한국 매니징 디렉터는 국내 서비스의 특장점과 향후 계획을 소개했다.
박상욱 디렉터는 음악 산업에서 플레이리스트의 영향력을 강조했다.
스포티파이가 국내에 진출하기 전부터 많은 한국의 아티스트들은 플레이리스트를 통해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었다. 해외 리스너들이 케이팝을 접한 중요한 계기는 플레이리스트였다. 예로, 스포티파이의 연말 결산 격인 Wrapped 케이팝 플레이리스트는 한국 런칭 이전에도 106억 회가 재생되었다.
스포티파이는 알고리즘과 함께 에디토리얼 팀을 통해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었다. 알고리즘으로 구성되지 않는 '시대를 거스르는 명곡', 혹은 한 장르 내에서 달라지는 세분화 장르를 소개하며, 휴식이나 카페 음악 등 상황에 맞는 기능적인 음악들도 제공했다.
스포티파이의 플레이리스트는 차트 중심의 감상이 아닌 국경을 뛰어넘는 추천을 받게 했다. 방대한 음악 카탈로그, 알고리얼 플레이리스트로 혁신적인 음악 플랫폼임을 말했다.
박상욱 매니저는 스포티파이의 팟캐스트 런칭 계획도 설명했다.
스포티파이의 팟캐스트는 2018년 시작해 빠르게 성장했다. 팟캐스트는 스포티파이의 활성 사용자 중 25%가 사용 중일 정도로 스포티파이가 집중하고 있는 사업이다. 한국의 팟캐스트 서비스는 아직이지만, 연내 빠른 시일 내에 런칭하기 위해 국내 팟캐스트 전문가들을 영입 중이라고 밝혔다.
스포티파이는 다양한 팟캐스트 콘텐츠를 제작 중이다. 인지도 높은 팟캐스트인 '카탈로그', 플랫폼 독점 콘텐츠인 '익스클루시브', 스포티파이가 독점적으로 제작한 '오리지널'을 서비스 중이다. 팟캐스트도 음원과 마찬가지로 실시간으로 큐레이션 되며, 양질의 팟캐스트를 사용자에게 제공한다.
또한, 스포티파이는 팟캐스트 시장의 성장을 위해 생태계를 조성한다. 컨텐츠를 적극적으로 수급해 사용자들에게 공급하며, 큐레이터 커뮤니티를 만들고 창작자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포티파이는 음악 창작자를 위한 '스포티파이 포 아티스트(Spotify for Artists)'를 준비했다. 스포티파이 포 아티스트는 팬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아티스트에게 플랫폼의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아티스트는 해당 기능을 통해 팬들에게 소식을 전달하거나 투어 일정을 공유할 수 있다. 또한, 티켓 구매 사이트로 바로 연결되거나 온라인 티켓을 판매할 수 있다. 아티스트는 플레이리스트와 음악 취향을 공유하고, 팬들은 아티스트의 Promo 카드로 아트워크를 바로 공유한다.
또한, 스포티파이 포 아티스트는 아티스트에게 각종 통계분석을 제공한다. 아티스트는 통계분석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전 세계 청취자 및 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투어 일정을 짜거나, 특정 국가에 적합한 스타일의 음원을 제작할 수도 있다.
박상욱 매니저는 “국내 서비스 수년 전부터 스포티파이는 이미 한국 아티스트들과 그들의 음악이 전 세계에 소개될 수 있도록 가장 큰 글로벌 무대이자 파트너의 역할을 해왔다”고 하며, “오랜 시간 기다려주신 만큼, 국내 이용자에게는 스포티파이만의 차별화된 경험을 선사하고, 아티스트와 창작자에게는 더욱 강력한 성장 발판을 제공함으로써 혁신과 상생을 통한 국내 음악 시장의 동반성장에 적극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스포티파이가 런칭한 지 어느덧 2주가 지났다. 런칭 이후 한국 스트리밍 서비스 점유율이 0.67%라는 소식이 들렸다. 공룡 플랫폼이라는 기대감과 달리 한국에서 큰 돌풍을 일으키지 못하는 모습이다.
스포티파이는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남아있다. 소비자들은 새로운 스트리밍 서비스를 '그래서 아이유 들을 수 있어?' 혹은, '통신사 할인받을 수 있어?'라는 기준으로 선택했다. 스포티파이의 장점이 부각되기 어려운 시장환경이지만, 아직 런칭 초기에 스포티파이의 진출 결과를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을 것이다.
[김용준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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