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가족의 형태 [사람]

글 입력 2021.01.22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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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가족의 형태는 이렇다. 엄마와 아빠 그리고 그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

 

실제로도 대부분의 가족이 그러한 형태를 띠고 있으며 내 가족 역시 그렇다. 하지만 이러한 형태는 어디까지나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가족의 형태일 뿐이지, 모든 가족이 반드시 그런 형태인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동성 커플이 가정을 이뤄 엄마나 아빠가 둘인 가족도 있고, 엄마 혼자 혹은 아빠 혼자 아이를 키우는 가족도 존재한다. 하지만 이러한 가족의 형태는 아직 많은 사람에게 ‘비정상적인’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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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가족의 이미지

 

 

얼마 전, 예능인 사유리가 정자를 기증받아 아이를 낳은 것이 밝혀지며 큰 이슈가 되었다. 예전부터 아이를 갖고 싶어 했던 사유리는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고 사귀고 있는 남자친구도 없었지만, 난자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진단을 받고 정자를 기증받아 아이를 낳기로 한다.


개인적으로, 사유리의 결정에 대해 합리적인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임신과 출산에 관해 공부하며 알게 된 것은, 가능하다면 한 살이라도 더 어릴 때 아이를 낳는 것이 의학적으로 더 낫다는 것이었다. 출산 나이가 늦어질수록 산모의 회복도 더뎌지고, 다운증후군 등의 유전자 질병이 있을 확률도 20대 임신과 비교해 40대 임신에선 10배가 넘는 수치로 나타난다.

 

그렇기에, 아이를 낳아서 키우고 싶은 마음도 확실하고 재정적으로 아이를 책임질 수 있는 능력도 있는 사유리가 결혼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가진 것은 매우 합리적인 결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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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리와 사유리의 아들. (이미지 출처: 사유리tv)


 

반대의 의견도 있다. 남편도, 남자친구도 없는 사유리의 아이에게 아버지의 역할을 해 줄 양육자가 없기에 문제가 된다는 의견이다.

 

현대에 들어서선 여성과 남성이 할 수 있는 일의 경계가 모호해지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체적인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기 때문에, 아버지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는 것에는 공감한다.

 

예를 들어,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대중목욕탕에서 서로의 등을 밀어주며 유대감을 쌓거나, 면도 등의 신체와 관련된 노하우를 알려 주거나, 같은 성별로서 공감대를 쌓는 등의 일은 어머니가 대신해 줄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러한 아버지의 역할을 해 주는 양육자는 물론 있다면 없는 것보단 낫겠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없어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옛날과 달리 아버지가 없다고 경제적으로 불안정해지는 것도 아니고, 아버지에게 배우지 못한 정보가 있어도 인터넷을 통해 쉽게 정보를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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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1년간 미술 공부를 했을 당시, 페미니즘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일본의 페미니즘은 어떠한가에 관해 주변의 일본 지인들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책도 읽어보며 공부했었다. 그러던 중, 일본의 페미니스트 사상가인 다케무라 가즈코의 글을 읽게 되었다.

 

 

생식이라는 ‘종족’의 드라마와

개인의 ‘사랑’이란 드라마,

그리고 가족이라는 ‘제도’의 드라마를

하나로 엮어서 근대적 개인을 탄생시키려는 근대의 픽션


 竹村和子, 『愛について』, 98쪽, 신하경, 『일본 젠더/섹슈얼리티 논의의 현재 (페미니스트 사상가 다케무라 가즈코(竹村和子)를 추도하며)』, 일본비평 11호, 200쪽에서 재인용

 

 

지금처럼 엄마와 아빠와 아이들로 이루어진 가족의 형태가 일반화되기 이전, 아이가 어떻게 생겨나는지에 대해 사람들이 정확히 알게 되기 이전엔 지금과 같은 가족의 형태보다는 공동육아를 하는 가족의 형태가 일반적이었다. 여럿의 여성 어른들과 여럿의 남성 어른들이 누구의 아이인지도 모르는 채로 여럿의 아이들을 돌보는 공동체적인 가족이었던 것이다.

 

다케무라 가즈코의 글에 의하면 지금의 사회에서 일반적이라고 여겨지는 가족의 형태는 인간의 본능이나 삶의 순리로 인해 빚어진 것이 아닌, 그저 이성애주의 드라마를 위한 환상일 뿐이다.

 

우리가 ‘일반적’ 혹은 ‘정상적’이라고 여겨왔던 가족의 형태가 사실은 생식의 행위를 조금 더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짜 맞춰진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의학이 발달한 현대 사회에서 그러한 가족의 형태를 고집해야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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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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