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불안감을 없애는 법? 불안감에 잘 대처하는 법! - 도서 불안한 마음을 잠재우는 법

불안하다고 불행한 것은 아니다.
글 입력 2020.12.22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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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극복의 대상이었던 불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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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유독 걱정이 많다. 당장 며칠 전만 해도 지원서류를 제출하면서 정보를 잘못 적지는 않았는지, 다른 문서를 첨부하지는 않았는지 확인하려고 몇 번이나 신청을 취소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번에는 자취방에 마지막으로 들렀던 두어 달 전 난방을 제대로 끄고 나왔었는지 불현듯 걱정이 되었고, 언젠가는 길을 물었던 외국인에게 혹시 잘못된 방향을 알려준 건 아닌지 재차 확인하기도 했다. 뭐든지 과하게 신경을 써서 그런지 현실의 고민거리가 꿈에 등장하는 것도 비일비재하다.

 

이렇게 내가 일어나지 않을 일에 대해서도 항상 과하게 걱정한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고 있다. 과한 기우가 내 정신을 피곤하게 한다는 사실 역시 알고 있다. 그래서 이 두 가지 사실을 인지하기 시작한 뒤로는 의식적으로 불안해하지 않으려고 했다. 과하게 걱정하는 내 모습은 바로잡아야 하는 틀린 자세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불안감을 억누르고, 걱정하는 내 모습을 무시하는 새로운 자세는 그래도 효과적이었다. 결과는 나중에 수습하더라도 일단 선택을 내려버리는 태도는 이전에 비해서는 생산성이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지금의 나는 지나친 기우로부터는 어느 정도 벗어났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최근 《불안한 마음을 잠재우는 법》이라는 도서를 접하게 되었다. 과하게 걱정하는 태도를 나름대로 극복했다고 생각했는데도 책의 제목에 이끌린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취업 준비를 시작해야 하는 대학교 3학년생으로서 아무리 노력해도 불안감은 완전히 떨칠 수 없는 존재라서 그랬는지, 평소 독서를 즐기지 않는데다 바쁜 시험 기간이었는데도 책을 펼쳐보게 되었다.
 
 
 
《불안한 마음을 잠재우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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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은 잘해보고 싶다는 마음의 신호다.”
“불안하다고 불행한 것은 아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알려주는
무너지지 않는 마음 장벽 세우기


 
《불안한 마음을 잠재우는 법》은 먼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불안의 모습, 여러 가지 복합적 불안의 원인들을 보여주고 더 이상 불안에 끌려다니지 않고 새로운 문을 향해 한 걸음 나아갈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과 ‘질병’으로 바라본 불안에 걸맞은 물리적인 처방도 알려주는 책이다. - 출판사 책 소개 中 -
 
 
<목차>

 

1부 불안을 끌어안고 살아도 괜찮습니다
1장 불안은 어디에서 오는가
2장 불안의 다양한 모습들
3장 평온한 일상을 무너뜨리는 것들
4장 불안한 몸에 대처하는 방법


2부 남들보다 조금 더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
5장 강렬한 불안이 갑자기 찾아옵니다: 공황장애
6장 사람들 앞에 서면 불안합니다: 사회불안장애
7장 일상의 수많은 일들을 미리 걱정합니다: 범불안장애
8장 원하지 않는 생각과 행동을 반복합니다: 강박 스펙트럼 장애
9장 과거의 기억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트라우마 및 PTSD


 
 
책 펼쳐보기

 

우리는 막연한 불안감과 두려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지금의 고민 이전에도 나름대로의 근심이 있었고, 지금의 걱정거리가 해결된다고 한들 또 다른 불안감이 찾아올 것이다. 마치 줄지어 서 있는 불안감을 하나씩 퇴치하며 삶이 진행되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그리고 세대를 막론한 정신적 피로 한가운데에는 ‘자존감’이라는 키워드가 자리한다. 많은 책이나 조언들은 낮아진 자존감이 모든 문제의 근원인 것처럼 이야기한다.
 
언젠가 언니가 ‘자존감을 높여’ 주기로 유명한 베스트셀러를 읽으며 투덜거리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책에서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의 갖가지 유형이 전부 나를 가리키는 것 같아서 도리어 자존감이 낮아지는 것 같다며 말이다. 그 말을 들은 이후로는 자존감이 쉽게 조절되는 것인 양 조언하는 책들이 달갑지 않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자존감은 불안의 결과일 뿐 문제의 원인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pp.26-27
 
“자존감은 모든 것인 동시에 아무것도 아닙니다. (...) 하지만 시작이 아니라 끝입니다. 자존감은 불안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입니다. 뭔가 조그만 일이라도 하면서, 작은 변화를 경험하면서 자존감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자존감이 낮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생각을 더 깊게 해보기를 꺼려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심으로 자기를 돌아보는 것보다 힘든 부분을 심리학 용어로 포장하는 것이 더 쉬우니까요.”
 
 
곱씹어 보면 당연한 말인데 왜 지금까지는 몰랐을까. 자존감은 마음을 고쳐먹고 나 자신을 사랑한다고 쑥쑥 자라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뭔가를 해냈다는 사실을 몸으로 증명해야 쌓이는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낮은 자존감을 운운했던 것은 그저 핑계댈 구석을 남겨두기 위함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당장 포털 사이트에 ‘자존감’이라는 단어를 입력하면 상단에 ‘자존감 높이는 책’이라는 검색어가 뜬다. 하지만 저자는 이 책을 읽다가 뭔가를 깨닫더라도 당신의 인생이 바뀌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그저 내가 불안해하는 이유를 알고, 불안감을 느끼는 나의 감정을 솔직하게 받아들이며 그 상황에 대처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방법을 조언할 뿐이다. 그렇다면 불안감이 찾아올 때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p.36
 
“다들 불안할 만하니까 불안합니다. 불안 자체만으로 충분히 힘든데 굳이 죄책감까지 느낄 필요 없습니다. (...) 불안하다면 그 이유를 갖고 불안해하지 말라며 다그치기보다는, ”지금 불안하구나.“라는 이 한 마디를 해주는 게낫습니다. 남들이 이해하지 못해도 나는 나 자신을 이해해줘야 합니다.”
 
 
과하게 불안해하는 내 모습을 고쳐야 할 단점으로만 바라봤던 내게 가장 기억에 남았던 구절이다. 나는 언제나 내 감정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유독 걱정하는 모습에 대해서는 그렇지 못했다.
 
걱정은 내 행동력을 방해하는 장애물이라고만 여겼던 나머지 내 모습을 숨겼는데, 사실 불안감을 오롯이 받아들이고 보듬어야 하는 사람은 나였던 것이다. 내가 무언가에 불안함을 느꼈다면 그것은 나름대로의 중요한 이유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불안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뒤에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p.85
 
“불안에도 양극화가 진행됩니다. 불안해서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는 사람은 더 불안해지고, 진취적으로 무엇인가를 하는 사람은 걱정거리가 생겨도 벗어나기가 좀 더 쉬워집니다.”
 
 
저자는 책 전반에서 불안한 삶이 곧 불행한 삶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불안함은 변화의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불안함을 느끼면서도 계획을 실천으로 옮기지 않는 것보다야 완벽히 준비되지 않았더라도 일단 시작해 보는 것이 낫다. 불안이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다른 일에 집중하다 보면 불안이 설 자리가 좁아지기 때문이다. “머리는 경험을 이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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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불안감에 대처하는 보다 쉽고 현실적인 방법 역시 알려준다. 그중에서도 실행에 옮기고 싶다고 느낀 한 가지는 ‘생각 퇴고하기’다. 글을 완성한 뒤에는 언제나 퇴고의 과정을 거치는데, 글과 달리 비물질적인 사고의 과정은 어떻게 퇴고하는 걸까? 그 방법은 어렵지 않다.
 

 

p.169

 

“부정적인 생각을 붙잡아 소리 내서 그 생각을 말해봅시다. 생각의 큰 틀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생각을 퇴고하려면 일단 생각을 문장으로 정리하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냥 불안하다고 하는 분들이 많은데 순간적으로 스쳐지나가는 생각을 잘 모르기 때문에 이유가 없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부끄러움, 무시당했다는 속상함, 억울함, 죄책감 등을 불러오는 생각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 생각을 짚어내려면 불안해지는 순간에 드는 느낌과 생각을 구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도 이런 경험이 있다. 묘하게 불쾌한 초조한 감정을 느꼈을 때 평소 같으면 그 원인을 대충 덮어 두었을 것이다. 원인을 파헤치면 내 못난 모습을 마주할까봐 두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젠가 내가 내 감정의 시작점을 파헤치고 글로 옮겨 봤다. 그러고 나니 오히려 찝찝함이 가셨다. 모자라고 속 좁은 모습, 혹은 알량한 질투심 등의 부족한 모습과 대면하고 나니 약간 머쓱하긴 해도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 머쓱함을 이후에도 곱씹으며 생각에 변화를 주려고 노력하기도 했다.


 
p.172
 
“소리 내는 것이 어렵다면 써보는 것도 좋습니다. 저는 ‘나에게 카톡 보내기’를 가끔 합니다. 차마 남에게 할 수 없는 이야기라면 내 자신에게 먼저 해봅니다. (...) 그렇게 쓰다 보면 확실히 맞다고 여겼던 생각에서 문제점을 발견합니다.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것보다는 마치 남에게 보내는 듯 카톡으로 쓰면 한 번 더 단어를 거르게 됩니다. 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소리 내서 한 번 더 읽어보면 무능력이나 바보와 같은 단어에 거부감이 생깁니다.”
 
“말도 안 되는 생각도 머릿속에서는 마치 말이 되는 이야기처럼 곧잘 흘러갑니다. 부정적인 생각은 깊어집니다. 이럴 때는 써보거나 소리 내서 말해봅니다. 가장 고치고 싶은 부분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 말이나 글로 옮기지 않은 원초적인 생각은 날 것 그 자체이기 때문에 내가 마음대로 통제하거나 검열할 수 없다. 그런데 그 생각을 눈에 보이거나 귀에 들리는 실체로 옮겨 보면 그 문제점과 더 확실하게 대면할 수 있을 것이다.
 
*
 
지금의 나에게 꼭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그 내용이 크게 새롭진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껍데기 같은 격려보다 선명한 조언과 제안이 더 큰 위로가 됐다. 책의 제목, ‘불안한 마음을 잠재우는 법’은 불안함을 없애는 방법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불안한 감정과 그 이유를 똑바로 마주하고 나아감의 계기를 마련하는 방법이다. 그 과정에서 불안함은 큰 문제가 아니게 된다.
 
만약 마법처럼 불안함이 사라진다고 해도, 과연 그것이 내가 원하는 삶일까? 아무런 고민과 두려움 없이 주어진 생활에 몸을 맡기는 것, 혹은 스스로 변화하며 새로운 과제에 직면하는 것. 불안함이 있기에 가능한 삶은 후자다.
 
또 한 가지, 이 책은 나만 불안한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나와 같이 불안해하며 산다. 오직 나만 불안함을 느끼며 산다면 억울하겠지만, 피차 모두가 비슷한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그런 불안함을 어떻게 이용하고 다루는지에 대한 문제다. 이 책은 그 방법을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한 방향으로 차근차근 알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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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마음을 잠재우는 법
- 불안하다고 불행한 것은 아니다 -
 


지은이 : 하주원


출판사 : 빌리버튼


분야
인문>심리학


규격
136*210*18mm


쪽 수 : 332쪽
 
발행일
2020년 12월 01일


정가 : 16,000원


ISBN
979-11-91228-00-7 (03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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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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