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서울은 미술관 공공미술 축제 'I MEME YOU'로 보는 밈 예술 [시각예술]

글 입력 2020.11.27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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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의 역사에 관해서 공부하다 보면, 각 미술 사조는 모두 그 시대 사회 전반에서 영향을 받아 태어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종교의 힘이 강했던 중세에는 종교적 의미를 가진 미술 사조가 크게 유행하였고, 왕권이 강해지기 시작한 시기엔 르네상스 등의 인본주의적인 미술이 등장하였다. 기술의 혁신이 일어난 시기에는 사진기의 개발로 추상화가 등장하게 되기도 하였다. 이처럼 사회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미술은 21세기 인터넷의 대중화로 인하여 또다시 커다란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인터넷이 대중화가 된 것은 20세기 말이지만 사람들이 인터넷을 필수로 여기게 된 것은 21세기 스마트폰의 보급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전까지는 인터넷이 단순히 원격으로 정보를 주고받는 것, pc 게임을 하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면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나서 인터넷은 우리 삶의 전반을 책임지는 필수품이 되어버렸다.

 

이제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 인터넷으로 뉴스를 보고 음악을 듣고 강의를 들으며, 인맥을 관리하고 장을 보고 심지어 집의 안전을 관리하기도 한다. 이제는 인터넷을 다룰 수 없으면 도태된 사람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나이 든 사람들은 학원에서 인터넷 사용법을 배우기도 한다.

 

 


밈 문화


 

우리의 삶과 가까워지고, 누구든지 그리고 어디에서나 쉽게 접근이 가능하게 된 인터넷의 특성이 미술에도 영향을 끼쳤다. 그 중 ‘밈’문화는 이러한 인터넷의 특성으로 인해 날개를 달은 듯 빠르게 커지며 새로운 문화적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밈(meme)’은 문화가 마치 DNA를 가지고 있듯 복제되며 진화한다는 뜻의 용어로, 영국의 생물학자인 리처드 도킨스가 그의 저서 <이기적 유전자>(1976)에서 처음 제시하였다. 밈 문화의 예시로는, 흔히 우리가 ‘짤방’이라고 부르는 것이 있는데, 예능이나 드라마 등의 한 장면을 캡쳐하여 그것을 원 장면의 의미와는 다른 의미로 사용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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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밈 이미지

(출처: MBC 복면가왕)




[서울은 미술관] 공공미술 축제 "I MEME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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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미술관 공공미술축제

"I MEME YOU" 포스터 이미지

(출처: 서울은 미술관)

 


[서울은 미술관] 공공미술 축제는 2017년부터 시작하여 매년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여 작가와 함께 작품을 완성할 수 있는 관객 참여형 공공미술 행사를 매년 진행하였는데, 올해에는 밈 문화를 주제로 "I MEME YOU" 라는 제목의 공공미술 행사를 열었다.


오프라인 행사는 11월 13일부터 15일까지 문화비축지기에서 열렸으며, 온라인 행사는 11월 30일까지 진행 중이다. 주제가 ‘밈’인 만큼 온라인 행사는 스마트폰과 인터넷만 있으면 간단히 참여할 수 있다. 코로나 시기로 공공장소에 나가는 것이 부담스러워졌는데, 집에서 작가의 예술작품을 향유하고 직접 참여도 해 볼 수 있어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온라인 전시 참여는  공식 사이트에서 무료로 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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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MEME YOU 공식 사이트 홈 이미지

(출처: I MEME YOU 공식 사이트)



공식 사이트에 들어가면 참여작가인 주재범, 도파민최, 빠키, 정크하우스 네 명의 아이콘을 눌러 작품관람과 참여를 시작해볼 수 있다.

 

주재범 작가는 관객이 직접 픽셀로 된 작품을 마치 색칠놀이하듯 자유롭게 만들어 볼 수 있게 하였으며, 도파민최 작가는 성격유형 테스트를 하듯 나의 도파민의 유형을 확인해 볼 수 있는 테스트를 마련하였다. 빠키 작가는 기하학적인 이미지를 직접 배치하여 나만의 작품을 만들어 볼 수 있게 하였다. 마지막으로 정크하우스는 귀여운 몬스터의 집에 침입한 바이러스를 무찌르는 게임 형식의 작품을 제작하여 관객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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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 최 작가의 작품 이미지

(출처: I MEME YOU 공식 사이트)

 

 

밈을 주제로 한 행사답게 작품에 참여한 후 SNS에 공유하며 작가의 작품을 마음대로 모방하고 복제하여 확산 시켜 볼 수 있었다. 또, 해시태그를 통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참여하였는지도 확인해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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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범 작가의 "픽셀(pixel)을 픽(pick)하다"에

참여하여 만든 작품

 

 

요즘 코로나로 인해 다양한 곳에서 온라인 전시를 시도하고 있다. 2020부산비엔날레에서도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전시를 선보였으며, 루브르박물관도 온라인으로 내부를 감상할 수 있게 VR 전시장을 개설하였다.

 

하지만 아무리 기술이 발전했어도 아직은 오프라인 전시장에서 느낄 수 있는 현장감과 작품의 디테일이 온라인 전시에서는 충분히 담기지 않는다는 아쉬움이 있으며, 온라인 전시는 그저 오프라인 전시의 대체에 불과하다는 느낌이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인터넷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 특성을 이용하여 만들어진 밈 예술은 오히려 온라인 공간이기 때문에 더 빛을 발한다.

 

밈 예술은 복제가 쉽고 불특정 다수가 원본을 변형시킨다는 점에서 예술적인 의미를 담지 못하고 단순한 오락으로 소비되어 버리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새롭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이미 태어나 버린 하나의 예술 흐름이 이러한 우려를 뛰어넘어 의미 있는 한 장르로 자리 잡을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

 

 

[유지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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