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싱그럽게 아려오는 사랑 - 뮤지컬 '베르테르' [공연예술]

글 입력 2020.11.03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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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아름답고 서정적으로 보여주는 뮤지컬 <베르테르>.

 

비록 그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20년의 시간 동안 사랑을 받는 이유가 있다. 생기 있으면서 아련한 한 폭의 수채화 같은 작품이 많은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풀잎에 이슬이 굴러떨어지듯 싱그럽고 풋풋한 롯데의 넘버와 걷잡을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져 허우적대는 베르테르의 넘버가 감미롭게 어우러지는 오묘한 느낌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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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의 제목이 보여주듯, 극의 주인공은 베르테르다. 하지만 베르테르보다 더 눈에 띄는 인물들이 있다.

 

특히 그 누구보다도 내 눈길을 사로잡은 인물은 롯데였다. 아마 그녀가 내 눈길만을 사로잡은 것은 아닐 것이다. 싱그러운 생동감이 가득한 롯데가 순수하게 웃으며 하는 모든 말들이 너무나도 사랑스럽게 다가온다. 내가 베르테르였어도, 그녀를 보자마자 첫눈에 반했으리라.

 

그녀가 베르테르의 사랑을 알아채며 격한 태풍 속 두려움을 마주할 때, 행여라도 그녀가 다칠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봤던 것이 기억난다. 그녀가 언제나 싱그럽기만을 바라게 되는 듯했다.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가 왜 롯데를 기업의 이름으로 했는지 단번에 이해가 갔다.

 

롯데만큼이나 그녀의 남편 알베르트도 인상 깊었다. 완전한 조화와 질서 속에서 롯데와 그녀의 세상을 풍요롭게 돌보고 지키는 알베르트. 이성적이면서도 로맨틱한 롯데만의 연인인 그의 모습을 보면, 오늘날에 봐도 참 멋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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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가 아른거린다. 극의 시작과 끝을 장식한 해바라기. 해만 바라보는 해바라기처럼, 롯데만을 바라보던 베르테르. 사실 그의 사랑 표현 방식과 극단적 선택은 이해가 가지 않지만, 그 감정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자기 스스로도 통제할 수 없는 그 마음을 잘 타이르고 숨기기엔, 베르테르가 너무 순수하고 감성적인 존재가 아니었을까. 사랑하는 사람이 꺼내준 권총을 받아들고, 자신을 향해 겨눴을 때 그의 진짜 마음이 어땠을지 궁금하다. 아무쪼록 가슴이 잔잔하게 아려오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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