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세상의 모든 "이찬란"에게 - 찬란하지 않아도 괜찮아 [도서]

글 입력 2020.10.04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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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기 전에 나는 ‘까마중’이라는 작가의 소개글이 인상 깊었다. ‘자살을 꿈꾸다 하나님을 만나 이야기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자’는 비전을 품었다는 작가.

 

어쩌면 이 이야기는 허구가 짙은 만화라기보다 작가 본연의 이야기일지도 모르겠구나. 누구나 가슴에 하나씩은 묵직하게 간직하고 있을 ‘나’ 자신에 관한 이야기라는 생각을 하며 책장을 넘겼다.

 

“찬란하지 않아도 괜찮아”는 ‘이찬란’이라는 대학생 여주인공을 중심으로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는 현실에 아등바등 살아가다 우연히 연극부원에 합류하게 되며 도래, 진, 유, 시온과 함께 청춘이라는 시절의 소중함과 ‘내 삶’의 소중함에 관하여 새로이 눈뜨게 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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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이찬란’이라는 인물은 타인에 냉담하며 자신의 미래에 대하여 단 한 번도 좋은 무언가를 꿈꿔 본 적 없는 인물이다.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 대학을 갔지만, 정작 대학 등록금과 생활비 때문에 아르바이트에 허덕인다. 남들에겐 당연하고 평범한 일상, 이를테면 좋아하는 사람들과 밥을 먹고 간단한 차 한 잔도 그녀에겐 사치일 뿐이다. 그 시간에 아르바이트를 해서 생활비를 벌고, 학비에 보태야 하는 삶, 여유는 일찌감치 포기한 지 오래다.

 

그런데 정작 이러한 삶은 ‘이찬란’만의 삶일까. 현실에서 금수저, 은수저가 아닌 대다수의 평범한 대학생과 일반인들 모두 일면에는 ‘이찬란’같은 모습을 지니고 있지 않은가. 꿈을 이루려 대학을 갔지만 정작 꿈을 이루기 위한 시간이 없다. 대학교 이후의 또 다른 평범한 삶을 살기 위한 관문인 직장인이 되기 위해 대학 졸업장이 필요하다.

 

등록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고, 학자금 대출을 갚아야만 한다. 발 쭉 뻗고 내 몸 하나 뉘일 ‘나의 공간’인 원룸을 얻기 위해, 자취방을 얻기 위해, 오피스텔을 얻기 위한 생활비와 숨만 쉬어도 매달 꼬박꼬박 나가는 돈 100만 원 이상의 지출금은 그 어디에서도 뚝딱 하고 나오지 않는다.

 

쉽지가 않다. ‘이찬란’뿐만 아니라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삶이 쉽지가 않다. 그러나 그럼에도 우리는 모두 살아가고 있고, 살아내고 있다. 분명 쉽지 않은 녹록지 않은 삶의 여정이지만 그 안에서도 우리는 작고 소중한 행복을 가끔 만나며 내가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찾는다.

 

나의 작은 행복을 잠깐 이야기하자면, 끝나지 않을 듯한 회사업무를 끝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들른 편의점의 캔맥주와 작은 컵라면, 초코맛 빵빠레 아이스크림을 사가는 게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샤워를 하고 좋아하는 TV를 켜놓고 좀 전에 사온 캔맥주와 컵라면을 함께 먹으면 세상 부러울 게 없다. 다 먹은 상을 치우지도 않은 채, 냉동실에 빵빠레를 꺼내어 소파에 누워 TV를 보고 있노라면 하루를 잘 마쳤다는 안도감과 감사함에 또 내일을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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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의 ‘이찬란’을 바라보는 그녀의 동료인 도래, 유, 진, 시온도 그녀에게 이야기한다. 찬란하지 않아도 좋으니 속내를 꺼내고 스스로 즐거움에 대하여 생각하고 조금씩 그려나가라고 말이다. 그녀를 위로하고 세상 밖으로 이끌어주는 그들이지만 그들 역시 각자의 내면에는 ‘이찬란’과도 같은 그늘이 있고 슬픔이 있다.

 

그렇지만, 그들은 ‘찬란’처럼 스스로를 '어쩔수 없는 현실'이라는 어둡고 깊은 벽속에 가둬두지 않고, 각자의 방법으로 스스로의 상처를 치유하고자 한다. 현재보다 나아지려 무언가를 행하고 계속해서 실천하려 한다. 그래야만 지금보다 조금은 더 나은 삶이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우리에게 얘기하고 있다. 가슴에 진 응어리를 묻어둔 채, 어쩔 수 없다며 자신의 삶을 스스로 포기하려 한다면 그 누구도 해답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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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이 없다. 우리의 삶도, 그들의 삶도 정해진 정답은 없다. 너무도 뻔한 말이지만 그저 주어진 내 삶에 이유 없는 상처가 주어지더라도, 그 길 위에 생각지 못한 소소한 기쁨 같은 것 또한 분명 존재할 것이다. 그렇기에 적어도 스스로 내 삶을 외면하지는 말자. 다 같을 순 없는 삶이지만,

 

“상처 하나 없는 사람은 없다.”

 

정도의 크기만 다를 뿐 크고 작은 상처와 가끔은 풀리지 않는 의문들로 내 맘대로 되지 않는 삶이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반면에 이렇게도 또 웃는구나. 하는 순간들을 맞이하는 것 또한 삶이니까.

 

까마중 작가의 어느 인터뷰에서 했던 마지막 말이 기억에 남는다.

 

“우리 모두 자신에게도, 다른 사람에게도 ‘찬란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진심으로 말할 수 있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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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말하지 않아도 혼란스럽고 어려운 이 시기에 더욱이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괜찮지 않지만 괜찮다고 여겨야 하는 순간들이 많고, 이기적인 사람들에 피해를 봐야만 하는 시국에 화가 머리끝까지 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야만 하는 우리의 일상이 위태롭고 버거울 때도 있지만, 그래도 난 세상의 모든 ‘이찬란’이 자신의 삶을 떠올리며 진심으로 기쁘게 웃을 수 있는 날이 많았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진심으로.

 

 

*

 

찬란하지 않아도 괜찮아
- 웹툰과 연극의 감동을 고스란히 책에 담다 -


지은이 : 까마중

출판사 : 넥서스

분야
웹툰/카툰에세이

규격
153*215

쪽 수
1권 192쪽
2권 260쪽
3권 248쪽

발행일
2020년 08월 10일

정가
1권 12,000원
2권 14,000원
3권 14,000원

ISBN
979-11-9092-7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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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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