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어쩌다 발견한 여행, 그리고 삶 - 방구석 인문학 여행 [도서]

<방구석 인문학 여행> 리뷰
글 입력 2020.09.2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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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도 떠나지 못하는 요즘,

여행의 갈증을 풀어줄 인문학 지식 여행!

 

2020년을 강타한 코로나19로 우리의 일상은 완전히 변했다.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훌쩍 떠나는 해외여행도, 시간을 쪼개서 잠깐 떠나는 근교 여행도 어려워졌다. 그래서 우리는 마음 놓고 떠날 수 있는 그날을 기다리며, 방 안에서 여행을 떠난다. 안전한 내 집에 앉아 커피 한 잔과 책 한 권만 있으면 언제 어디든 내 맘대로 떠날 수 있는 ‘방구석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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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그 모순적인 동경


 

 
길을 잃었다. 어딜 가야 할까.
 

 

목적지를 향해 가다 길을 잃은 순간, 누구나 한 번쯤을 불러봤을 노래 가사다. 인터넷에 떠도는 유머 중 ‘한국인이라면 꼭 해봤을 행동’에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내용이기도 하다.

 

길을 잃었을 때의 곤란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중요한 약속에 늦거나 야심한 시각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는 여행에서도 마찬가지다. 여행은 제한된 시간 속 많은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일명 ‘뽕을 뽑아야’ 하기에 헤맬 여유도, 두리번거릴 여유도 없이 정해진 코스로만 내달려야 한다.

 

여행은 이처럼 모순적이다. 즐겁지만 피곤하고, 피곤하지만 보람차다. 여행이 장기화되면 집에 돌아가고 싶으면서도 막상 돌아가면 그리워진다. 그럼에도 2020년 현재 쉬이 여행을 가지 못하게 되자 더욱 가고 싶은 마음을 들여다보니, 여행은 어쩔 수 없는 ‘동경’의 존재이다.

 

 

 

‘방구석 여행’, 그리고 ‘인문’


 

코로나19로 ‘방구석’이 트렌드가 된 요즘, 여행 또한 ‘방구석’에서 즐기게 되었다. 도무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단어가 합쳐진 셈이다. 하지만 딱히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건, 여행의 근본적인 목적인 ‘즐거움’과 ‘경험’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일반 여행과 방구석 여행의 차이점을 꼽으라면 다시 ‘길’을 언급하고 싶다. 바로 마음껏 길을 잃어도 되고, 도중에 목적지를 바꾸어도 (나 스스로를 포함한) 누구도 불만을 품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변화무쌍한 루트를 더 즐거워할지도 모른다. 시공간과 금전의 제약이 없으니, ‘여유’를 갖게 된 덕이다.

 

마음에 빈 공간이 생겼으니, 멋진 풍경과 맛있는 음식 외에 다른 무언가를 채워 넣어도 좋겠다. 여행지에서만 느낄 수 있는 ‘인문(人文)’이 그 주인공이다. 특히 여행지가 국내라면 그 가치가 더욱 빛을 발한다.

 

개인적으로 해외보다는 국내를 여행할 때 옛 정취가 느껴지는 장소를 선호한다. 국어국문학과를 택했지만 정작 학창 시절 국어보다도 역사를 좋아했고, 지금도 시대극을 즐겨 보는 편이니 당연한 현상이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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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8월 말 친구와 국내 여행을 계획하다

이와 관련한 의견의 차이가 나타났다.

다만 코로나19로 여행은 결국 무산되었다.

 

 

그러다 여유로운 방구석 여행을 즐기면서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 답은, 의외로 뻔한 곳에 있었다.

   

 
마을마다 서로 다른 이야기가 있고 각각의 문화가 존재했다. … (중략) … 내가 제대로 몰랐던 역사, 문화,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를 평생 접할 수 있다니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p.5
 

 

결국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가 정답이었다. 옛 사람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눈으로 접하는 게 여행의 본질이었으니, 나의 여행 취향이 일관적인 건 이미 정해진 미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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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여행’의 종착지


 

이처럼 여행지에는 ‘인물’이 있다. 머나먼 역사 속 유명 인사부터 불과 몇 년 전까지 거주했던 평범한 주민까지, 그들이 살아온 이야기가 녹아 있다. 그 이야기는 여행자에게 웃음이 빵 터지는 즐거움을 선사할 수도, 눈물짓게 하는 슬픔을 선사할 수도, 아프게 새겨야 할 교훈을 선사할 수도 있다.

 

그러니 여행지에는 ‘시간’이 존재한다. 모든 서사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이루어진 것이니, 여행이라는 단어는 곧 ‘시간’ 여행인 셈이다.

 

여행지의 ‘공간’은 그 모든 것을 품고 있다. 자연이든, 유적지이든, 하물며 현대적인 건축물이라 할지라도 공간은 인물의 시간을 담는 그릇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모든 이야기를 기억하며, 때로는 흔적으로서 그것을 기록한다.

 

결국 세상 모든 여행지에는 “삶”이 있다. 그 삶을 엿보고 공감하며 느끼는 것, 그 경험이 내 삶의 또 다른 뿌리가 되는 것. 그것이 ‘인문학 여행’에서 배울 수 있는 가장 귀중한 가치임에 틀림없다.

 

*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코로나 블루’가 전 세계를 덮쳤다. 더군다나 올 여름 유난히 길었던 장마와 지독했던 태풍까지, 우리 모두는 삶의 햇빛을 찾아보기 어려운 시기를 지나가고 있다.

 

이러한 시기 속, 방구석 인문학 여행은 누구도 걸어보지 않은 길이니 마음껏 길을 잃어도 괜찮다는 위로를 건네며 삶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모쪼록 직접 두 발로 걷는 여행을 다시 즐길 수 있는 그날까지, 방구석에서나마 길을 개척하기를 권하고 싶다.

 

   


 

 

방구석 인문학 여행

 

지은이 : 남민

 

출판사 : 믹스커피

 

발행일 : 2020년 9월 20일

 

쪽수 : 272쪽 / 크기 : 신국판(152*225)

 

분야 : 인문 / 정가 : 17,000원

 

ISBN 979-11-7043-119-0 0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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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혜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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