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감정의 형태를 그려보는 일 - 예술적 감정조절 [도서]

글 입력 2020.09.07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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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MBTI 테스트처럼, 사람의 성격/성향을 유형화하고 분류하는 심리 테스트가 유행하고 있다. 시시각각 변하는 사람의 심리를 하나로 규정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한 항목에 비슷한 답을 선택했다고 해서 같은 ‘성격 유형’으로 분류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따져봐야 하지만, 이런 테스트가 소속감과 동질감을 주는 것은 분명하다. 이렇게 자신의 감정을 언어화, 유형화하면서 안정감을 얻고 싶은 사람이라면 <예술적 감정조절>에 매력을 느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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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기 전에는 이 책이 에세이 형식으로, 저자가 개인적인 경험에 기반하여 자신이 느낀 감정을 서술하고, 예술 작품을 통해 소위 말하는 ‘힐링’을 하자고 말하는 책일 줄 알았다. 그런데 책의 두 파트 중 첫 파트인 ‘이론편: <감정조절법>의 이해와 활용’을 읽으면서 저자가 생각보다 훨씬 더 집요하고, 체계적으로 자기만의 감정 설명 방식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저자에게 ‘감정조절은’ 자신의 ‘마음먹기’에 달려있는 것이고, “인생을 스스로 책임지고 잘 경영”하기 위해서는 감정조절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상에서 느끼는 사소한 감정 하나하나에 이름을 붙이고 그를 잘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니까 결국은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그것을 잘 조절해서 안정적인 상태를 찾아가는 것이 저자가 추구하는 이상이라고 볼 수 있을 듯하다.

 

저자의 감정분석체계는 감정을 형상화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먼저 음양법을 도입해서 다양한감정을 ‘음’과 ‘양’으로 나누고, ‘음기’와 ‘양기’를 수치화한다. 그리고 감정의 형태를 균형, 면적, 비율, 심도, 입체, 표면이라는 여섯 가지 측면에서 분석한다.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지점도 이 부분이었는데, 어떤 감정은 사방이 원만하게 둥글고, 또 다른 감정은 사방이 각져있다는 식으로 감정의 형상을 규정하려는 시도가 아주 과감하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또 <감정조절 시각표>와 <감정조절 질문표>를 사용해서 세부적으로 항목을 나누고는 있지만, 그 기준이 추상적이라서 독자들이 공감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감정을 조절한다는 것은 여전히 모호하고, 책의 첫 번째 파트에서 제시하는 감정조절표는 복잡하기만 하다. 저자가 책을 ‘이론편’과 ‘실제편: 예술작품에 드러난 감정 이야기’의 두 파트로 구성한 것은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두 번째 파트에서는 예술작품 속 얼굴을 사례로 들어서 그것이 표현하는 감정 상태를 분석하고, 그 감정을 조절하고 해소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

 

책 속의 사례를 들어보자면 이렇다. 저자는 두 점의 초상화, 존 싱글턴 코플리의 <실바누스 본 부인>과 장 바티스트 그뢰즈의 <한 여인의 두상 연구>를 ‘색조’라는 기준을 두고 분석한다. 노부인의 모습을 그린 <실바누스 본 부인>에는 ‘힘들었던 고민’과 ‘홀로 된 외로움’, ‘인생의 씁쓸함’, ‘가족에 대한 사랑’ 등의 감정이 담겨 있고 젊은 여인의 모습을 그린 <한 여인의 두상 연구>에는 ‘차오르는 번뇌’, ‘투쟁의 의지’, ‘치미는 분노’, ‘몰려오는 두려움’ 등의 감정이 담겨 있다. 여기까지는 인물의 감정에 주목하여 미술품을 분석하는 방식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그러나 저자의 목표는 그림을 통해 ‘감정조절법’을 조금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이고, 그래서 저자는 감정을 분석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이 감정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를 설명한다. ‘매일 같은 무료함’을 기회로 삼아서 여러 일을 벌이고, ‘몰려오는 적적함’은 “원래의 일상에 새롭게 마음을 쓰며” 해소해야 한다는 식이다.

 

사실 책의 내용에 공감하기는 쉽지 않았다. 감정은 항목화, 수치화하기에는 너무 복잡하고 책에서 설명하는 것처럼 내적 갈등을 명쾌하게 해결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책의 내용은 이론상으로는 아주 구체적이지만 실천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거라고 느꼈다.

 

그럼에도 저자가 나름의 기준을 세워 감정조절체계를 세세하게 정리한 것은 흥미롭고, 대단해 보인다. 앞서 말한 것처럼 자신의 감정을 유형화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의 감정조절표를 살펴보며 감정의 형태를 그려보는 것도 의미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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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적 감정조절
- 감정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


지은이 : 임상빈

출판사 : 박영사

분야
예술일반

규격
153*225

쪽 수 : 512쪽

발행일
2020년 07월 30일

정가 : 24,000원

ISBN
979-11-303-1056-5 (03600)
 
 


[도혜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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