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시대를 풍미한 작은거인 툴루즈 로트렉의 세계 : 툴루즈 로트렉전

연필 한자루와 함께 몽마르트를 거닐던 그 화가
글 입력 2020.07.25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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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에 위치한 헤라클레이던(Herakleidon Museum) 미술관에 있던 툴루즈 로트렉의 작품이 한국에 상륙했다. 후기 인상주의 화가이자 현대 그래픽 아트의 선구자의 작품을 서울 한가운데에서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작품 이외에도 그의 일생을 소개하는 등 어디에서보다 툴루즈 로트렉을 가깝게 만날 수 있다. 

 

2007년부터 유럽과 미국 등 13개 미술관에서 순회를 돌고 있는 <툴루즈 로트렉展>은 사실 올해 1월14일부터 5월 16일까지 한국에서 진행하였다. 이번에 열리는 전시는 앵콜전시이다.

 

코로나19로 다음 순회전시 예정이었던 미국 플로리다에서의 전시가 취소되고 코로나19를 성공적으로 이겨내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다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앵콜전은 6월 6일부터 9월 13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1층 제1, 2전시실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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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의 특이점은 150여 점의 미공개 작품이 한국에서 처음으로 소개된다는 것이다. 그가 그린 드로잉, 리소그래피, 포스터, 스케치 등을 진품으로 공개된다. 또한 8점의 유화를 삼성 the frame을 이용한 미디어아트로 공개되는 것도 눈여겨볼 만한 요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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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에는 프롤로그, 에필로그와 총 7개의 섹션이 있는데 각 섹션마다 그를 소개하는 한 문장과 함께 안내되어 있다.

 

특히 프롤로그에서는 앞서 말한 삼성 the frame을 이용해 미국 필라델피아 미술관에서 제작한 호트렉의 작품 12점을 소개한다. 이는 매우 희귀한 자료로서 이 전시에서 포인트로 작용한다. 또한 192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전 세계 곳곳에서 출판된 로트렉의 도록과 작품집도 볼 수 있다.

 

 

 

SECTION 1 : 연필로 자유를 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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툴루즈 로트렉에게 연필은 그의 친구이자 영감의 원천이었다고 말한다. 그런데 사실은 친구를 뛰어넘는 인생의 동반자로 여기고 세상을 해석하는 눈으로 이용하는 등으로 보아 연필이 곧 그고 그가 곧 연필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그는 "연필로 자유를 샀다"라며 3개월 수용되었던 정신병원을 탈출한 도구로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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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SECTION1에서는 그의 독특한 드로잉 작품이 굉장히 많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는 19세기 말 사람으로 당시에는 인상주의가 만연해 있을 시기이다. 그러나 그의 드로잉을 보면 현대적이며 감각적이다.

 

그의 드로잉은 크로키 느낌이 강하다. 날카로운 선을 이용해 빠르게 그린 것이 특징인데 빠르지만 사실적으로 보이기도 하고 동시에 일러스트적인 느낌도 강하게 든다. 작품을 감상할 때 그가 19세기 인상주의 시대 화가였다는 사실을 알고 본다면 그가 얼마나 현대적인 화가였는지 시대를 앞서본 화가였는지 알게 될 것이다.


 

 

SECTION2 : 상류사회를 비웃다


 

보통 화가들이 상류사회 혹은 정부를 비판하려는 의도의 그림을 그릴 때는 과장, 희화 등을 이용해 직설적이기보다는 우회적인 표현들을 이용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로트렉은 그가 살던 파리의 몽마르트에서 그는 여인들을 주로 어떠한 과장 없이 사실적으로 정직하게 그림으로써 상류사회를 비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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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사회에서는 그의 방식이 적잖이 충격이었는지 그가 그린 포스터는 금방 유명해졌다. 그러면서 그에 포스터에 등장한 여인들도 일약 스타덤에 오르는 발판이 되기도 하였다.

 

위 작품에 등장하는 제인 아브릴도 그중 하나이다. 그런데 그럴 만도 한 게 그의 포스터는 그 시대와 다르게 현대적이며 폭넓은 색채를 이용하여 지금 보아도 눈에 띈다. 이 SECTION에서는 그의 색채를 눈여겨보면 좋겠다.

 

 

 

SECTION3 : 몽마르트의 작은거인


 

로트렉이 살던 시대 19세기 프랑스는 사치의 극을 달렸다고 말하도 과언이 아니다. 귀족부터 평민까지 유흥을 안 하는 사람이 없었을 정도라고 하니 말이다.

 

다양한 계층이 즐기는 만큼 유흥의 종류도 다양했다. 대중적인 카바레쇼부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리는 그리스의 비극이나 클래식 콘서트 같은 고급적인 공연까지 현재같이 다양한 즐길 거리가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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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트렉 또한 그 시대를 살던 사람이기에 유흥 장소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주제로 삼아 그림을 그렸다.

 

특히나 석판화를 이용해 그린 그림이 대부분인데 그림체가 굉장히 현대적인 일러스트와 비슷하다. 또한 그는 사람의 얼굴은 사실적으로 그리지만 그에 반해 몸은 러프하게 그리며 생략의 미학을 보여준다. 특히 얼굴은 이목구비 등에 명암을 주어 표정을 다양하게 구사했다.

 

그가 아티스트들 표정을 그릴 때는 또 다른 느낌을 보여준다. 조명을 아래서 위로 올라오게 설정하여 얼굴에 명암의 대비가 확실하게 그림으로써 그들의 표정이 약간 호러스럽게 보인다. 이는 해석할 여지가 있지만 그가 그림을 마치 사진처럼 어떠한 확대 없이 그림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실제 보이는 대로 그렸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SECTION 4 : 추한 것이 아름답다


 

"언제 어디서나 추함은 또한 아름다운 면을 지니고 있다. 아무도 그것을 알아채지 못한 것에서 그것들을 발전하는 덧은 매우 짜릿하다" - 툴루즈 로트렉

 

근대에 프랑스 문학이 경우 추악하거나 부도덕한 것을 주제로 한 예술이 유행하였다. 그 또한 그 시대를 살아온 작가이므로 파리의 카바레 무대 위 퍼포먼스와 공연자 혹은 그것을 즐기는 파리지앵 등이 그에게 예술작품의 원천이었다. 대부분은 여성을 등장시켰는데 그들을 과장하는 등 다른 기법을 사용하지 않고 사실적으로 그들을 묘사하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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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런 특징 있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3년 동안 환락가에서 공연하는 여자들과 섞여 살다시피 했다고 한다. 그들의 자유로움은 로트렉에게 작품의 뮤즈가 되기도, 연인이기도 하며 그를 정신적으로 조금은 해방시키는 도구로 작용하였다.

 

그는 대체적으로 쨍하고 강렬한 컬러를 주로 이용해 그 시대 화려한 파리의 밤을 그대로 옮겨놓았다. 가끔 그림을 보다 보면 과장하여 그린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사실은 아무런 과장 없이 그린 그림이라는 사실이 소름 돋게 할 때도 있다. 전시를 볼 때 그림 속 등장하는 사람들의 표정을 유심히 본다면 필자의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SECTION 5 : 이상보다는 진실을 그리다


 

매거진 저널리즘이 한창인 프랑스 미술계에 등장한 로트렉은 잡지를 위한 일러스트나 만화 그래픽 디자인을 그리면서 유명세를 날렸다. 특히 당시 연예인들의 가십거리, 정치 풍자, 군대 스캔들 등의 비판적 요소가 들어간 그림을 그린 것이 불티나게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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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트렉 특유의 날카로운 선으로 그들을 통찰했다. 또한 채도 낮은 색을 이용해 자연스러운 빛을 표현함은 그의 날카로운 선과 대조를 이루면서 완전한 강한 느낌보다는 부드러움 속 통렬함을 살렸다고 생각한다.

 

 

 

SECTION 6 : 나는 단지 기록할 뿐이다


 

'남성보다는 동물을 동물보다는 여성을 좋아했다'라며 로트렉을 회상한 그의 친구. 그는 '말'에 환장했지만 타지는 못했다. 그 당시 말이라 함은 귀족들만이 쉽게 접할 수 있었는데 그의 귀족 출신은 말에 대한 접근이 쉬웠고 애정을 크게 가진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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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말을 접해서 그런지 청소년기부터 말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 SECTION 내에 대부분의 말 그림은 그의 청소년기 작품이다.

 

어렸을 적에 그린 그림이지만 상세하고 세밀한 그의 드로잉은 그가 얼마나 말을 애정하고 사랑하는지 느껴지게 해주는 작품들이다. 심지어 그가 얼마나 말에 대한 사랑이 뛰어난지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도 상상만으로도 말을 사실적으로 그려내기도 하였다. 그의 머릿속에는 항상 말이 존재했나 보다.

 

그의 그림을 보면 일러스트적인 느낌이 강한데 말에 있어서는 한없이 리얼리즘적이다. 질감과 양감을 살리고 특히 근육에 대한 묘사를 상당히 신경 쓴 느낌이다. 말에 대한 애정을 넘어 집착으로도 볼 수 있을까.

 

 

 

SECTION 7 : 현대그래픽 아트의 선구자 상업미술을 순수미술로 승화시키다


 

19세기 프랑스에서 예술은 부유층만을 위한 전유물이었다. 언제나 그랬듯이 시대가 변화하면서 예술도 대중성을 얻는 날이 왔는데 그 전초선에 서있던 인물이 툴루즈 로트렉이다.

 

그는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예술품을 만들어 시장에 팔기 시작하면서 당시 변화하던 경제 상황과 맞아떨어지고 성행을 맞이했다. 중산층을 타깃으로 삼아 석판화나 사진을 대량으로 제작하여 판매함으로써 대중들도 예술에 참여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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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성행하였으면 길거리에 걸어놓은 그의 포스터를 모두 훔쳐 갈 정도였다고 한다. 출판 분야의 기술적인 진보와 그의 감각적인 상업 포스터가 어울린 것이 프랑스 전체에 퍼지고 중산층이 열광하는 이유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의 대담한 대각선 구도, 과감한 자르기와 생략, 선명하고 강렬한 색채나 굵고 날카로운 선 등은 그의 솔직함과 담대함을 보여준다. 

 

 

 

로트렉전, 그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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툴루즈 로트렉은 생전에 반 고흐와 절친한 사이라고 한다. 우리가 흔히 반 고흐는 다 알고 있지만 툴루즈 로트렉은 많이 알려지지 않은 화가이다. 이유가 무엇일까? 로트렉은 그 시대를 함께 풍미했던 다른 화가들과는 다르게 인상주의파를 따르지 않으며 순수예술의 길보다는 상업 예술의 길을 걸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일러스트적 그림을 현대 포스터 혹은 출판 디자인에 대입해보면 지금의 디자인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감각적이다. 그러나 그 시대에는 그렇게 주목받지 못할 수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그는 그가 살던 시대에서도 인정받는 화가이자 디자이너였다.

 

전시를 보면 우리가 여태 봐왔던 마네나 반 고흐 처럼 그런 회화 그림을 기대하면 안된다. 대신 그의 감각적이고 현대적인 그림과 포스터들은 우리를 단숨에 빠져들게 만든다. 그림 이외에도 영상, 미디어아트, 포토존이 우리를 지루할 틈이 없게 만들 것이다.

 

더운 여름, 예술의전당을 방문하여 그에게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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