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7월의 ELLE Woman, Sandra Oh [사람]

변화를 일궈내는 노력을 할 수 있는 세대에 제가 속해 있다는 사실이 기뻐요.
글 입력 2020.07.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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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영국 드라마 ‘킬링 이브’의 주연인 ‘산드라 오’는 한국계 캐나다인이다. 그는 미국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 중 ‘크리스티나 양’을 연기하며 뜨거운 인기를 얻기도 하였다.

 

한국계 캐나다인으로서 동양인의 외모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6개의 ‘미국 배우 조합상’에 이어 ‘골든 글로브 어워즈’ 여우주연상 수상을 차지한 그가 지금의 커리어를 완성시키기까지는 수많은 차별의 잣대를 견뎌내야만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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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배우 생활을 하면서 ‘싫으면 싫다’고 말할 수 있는 위치에 오르기 위해, 작품의 서사를 이끌어가는데 빠질 수 없는 캐릭터만을 연기해왔다고 한다. 자신만의 개성 있는 캐릭터를 구축하며 커리어와 힘을 쌓아온 것이다.

 

또한, 서양 배우들과는 조금 다른 억양을 고치려고 애써왔다고 한다. 그의 억양이 소통하는 데에 있어서 문제가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연예계에 안착하기 위한 나름의 노력을 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와 같은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 그가 한국계 캐나다인으로서 걸어온 배우의 길은 얼마나 외롭고 쓸쓸했을지 감히 상상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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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 배우들은 자신의 억양 그대로 캐릭터를 연기해요. 억양을 고치려고 애썼던 나와는 다르죠. 변화를 일궈내는 노력을 할 수 있는 세대에 제가 속해 있다는 사실이 기뻐요."

 

 

하지만, 최근에 인종과 성별에 대한 차별에 대응하는 움직임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전 세계인들이 지지하는 페미니즘 운동과 'Black Lives Matter' 운동이 대표적이다.

 

기득권층을 기준으로 생성되어 있던 다양한 틀에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한 시위와 운동이 벌어지며, 그 과정을 통해 사람들의 인식도 조금씩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그의 배우 생활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오히려 이제 캐릭터의 인종적 배경을 탐구하는 일에 구체적인 관심을 갖게 됐어요."

 

 

캐릭터를 연구하고 연기하는 일에 몰두함과 동시에 차별로부터 비롯된 시선을 신경써야만 했던 그는 보이지 않는 틀에서부터 한층 자유로워졌다고 할 수 있다.

 

그가 앞으로 표현할 캐릭터의 특징들을 더욱 세심히 연구하고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보장된 것이다. 그의 연기와 가치관이 변화함에 따라 전 세계의 시청자들에게도 자연스럽게 문화의 다양성을 인식시킬 수 있으며, 사회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책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는 이와 같은 말을 전하고 있다. "'우리'밖에 있는 존재들은 쉽게 배척된다. 울타리 밖에 있는 이들의 상처나 억울함, 슬픔과 죽음은 공동체 구성원에게 고려의 대상이 아닐 때가 많다. '우리'의 안과 밖을 구분하는 담은 견고하고 높아서 일단 한번 만들어지고 나면 좀처럼 허물 수가 없다. 그러니 방법은 하나뿐이다. 누군가 문을 여는 것."

 

ELLE 7월호를 장식한 '산드라 오'를 발견한 뒤, 이 글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이미 우리의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굳어진 벽을 허물기 위해서는 다수의 힘과 용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와 같이 차별 속에서도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온 인물이 문을 여는 역할을 해준다면, 그의 발자국을 따라 힘을 실어주고 움직이는 지원군들이 생겨날 것이라고 기대하는 바이다.

  

 

[송아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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