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나를 위한 담백한 일상 탐구 - 일상이 포레스트

넘쳐나는 시대 속, 나를 위한 담백한 일상 탐구
글 입력 2020.07.0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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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통해, 사람을 통해,

자연을 통해 뭔가 깨달음을 얻어

조급한 마음에 삶의 방향키를 휙 돌려버리면

넘어지기 쉽습니다.


“천천히 조금씩 일상에 스며든 것만이

진정한 변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 <들어가는 글>에서


 

 

『일상이 포레스트』

_이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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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나를 위한 담백한 일상 탐구

 

 

해야 할 것, 먹어야 할 것, 가져야 할 것, 봐야 할 것이 넘쳐나는 시대다. 아니, 당신도 해야 하고, 이것을 먹어봐야 하고, 가지면 더 좋은 삶을 살 수 있고, 이것을 보면 유행에 뒤처지지 않을 것이라고 속삭이는 말이 넘쳐나는 시대라 해야 할까. 어느 방식으로 다가가든, 무엇을 말하든, 이전의 시대와 비교하든 과잉의 시대에 사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그런 와중에 이런 질문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우리는 충분히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가. 먹어보고, 소유하고, 소비하는 것으로 우리는 충분한 일상을 보내고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 걸까.

 

어떤 대답을 할 수 있다는 것 이전에 너무도 익숙한 일상 풍경에 대해 잠시 살펴보는 여백을 마련해보려 질문으로 글을 시작해보았다. ‘충분한 삶’ 혹은 ‘원하는 삶’이란 무엇일까. 질문은 조금 더 구체적이고 가까운 것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그 삶을 살아가는 일상은 어떤 모습일까.

 

이번에 리뷰할 도서는 이 질문에 대해 이야기하는 한 사람의 에세이가 담긴 책이다. 반짝거리거나 거창한 내용이 아닌, 글 제목에 쓰여 있듯 소소한 일상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책. 무겁지 않고 가볍지만 그렇다고 부족하지는 않은 담백한 매력이 있는 책. 익숙해서 아무렇지 않게 흘려보낸 일상 속의 사소함을 통해 삶의 태도를 이야기하는 도서 <일상이 포레스트>다.

 

 

좋은 정보를 취하고, 나쁜 습관을 버리며 하나하나 바꾸다보니 어느새 미니멀리스트, 플렉시테리언*으로 살고 있다는 저자. 애초에 거창한 의도 따위는 없었다. 건강한 먹거리에 집착한 것도 아니고, 환경 문제를 염두에 두고 시작한 것도 아니다. 단지 제대로 된 먹거리와 본연의 맛, 본연의 모습, 본연의 삶을 추구하다보니 가장 심플하고도 이치에 맞으며 자연스러운 모습에 이르렀을 뿐이다. 내 몸이 살아나고, 지구가 건강해지는 것은 덤이자 순기능이었다.

 

- 책 소개 중

*플렉시테리언(Flextarian) : 반채식주의자, 식물성 식품을 주로 섭취하면서 상황에 따라 육류를 최소한으로 섭취하는 사람.

 

 

제목만으로도 무엇인가 파릇파릇한 장면을 상상하게 하는 도서 <일상이 포레스트>는 책읽는고양이 출판사의 ‘일상이 시리즈’의 첫 번째 도서다. ‘일상이 시리즈’는 “원하는 삶을 지금 산다”라는 모토를 가지고 내가 추구하는 본질적인 삶을 매일매일 살아가는 글쓴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로 이루어진다. 그중 <일상이 포레스트>에서는 먹거리의 이면에 대해 접하고 나서 더 제대로 된 먹거리를 찾다가 반쯤은 채식주의자로 살아가게 된 이야기, 앞으로도 이어질 일상을 위한 절약과 가벼운 살림을 찾아가다 미니멀리즘 삶을 살게 된 글쓴이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나 오늘부터 비건으로 살거야”

어느 날 선언했습니다. 남편은 집에서는 채식 요리만 먹어도 상관없지만 자기에게 채식주의자가 되라고 강요만 하지 말아달라고 하였지요. 그로부터 3주 후 저는 채식을 포기하고 남편과 함께 소고기 샤브샤브를 먹으러 갔습니다.

 

“나 오늘부터 미니멀리스트로 살거야”

(…) 하지만 몇 주 후 저는 남편이 쓰지 않는 책상을 중고로 팔고, 읽지 않는 책들을 버리는 바람에 두고두고 원망을 들었습니다.

 

- <들어가는 글> 일부

 

 

비건과 미니멀리즘. 두 단어만 보면 우연히라도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주제인 것 같다. 한편으로는 갑작스레 채식을 하고 물건을 내 소유에서 덜어낸다는 것이 너무도 혁명처럼 느껴져 실천할 수 있을 거란 확신이 서지 않아 붙잡기보다는 지나쳐버린 주제일지도 모른다. 그런 중에 글쓴이는 책의 들어가는 글에서 고백한다. 단번에 삶의 태도를 바꾸겠다 선언하고 이리저리 충돌에 맞닥뜨리면서 자신 역시 포기할 때가 있었다고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전한 포기가 아닌 한 권의 책으로 플렉시테리언과 미니멀리스트로서의 일상에 대한 에세이를 쓰게 된 글쓴이의 이야기에서 떠오르는 중요한 주제는 바로 ‘삶의 태도’다. <일상이 포레스트>를 읽으며 독자는 비건과 미니멀리즘에 대한 간단한 정보와 노하우뿐만 아니라 글쓴이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추구한 태도를 중심으로 그것을 실천한 일상 이야기를 읽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일상이 포레스트>의 본질적인 정체성은 일상 속 삶에 태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삶의 태도를 가지게 된 계기와 일상 속의 실천, 비건과 미니멀리즘에 대한 정보와 누구나 충분히 실천할 수 있는 노하우가 작은 책 한 권에 간단하지만 명료하게 차곡차곡 정리되어 있다.

 

사실 필자는 책을 읽기 전 그래도 비건과 미니멀리즘의 태도는 내 일상에 쉽게 불러올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처음에는 일상의 변화를 아주 다짐하고 잡은 책도 아닐뿐더러, 비건이나 미니멀리즘에 대해서는 정말 실천할 수 있을지 스스로를 의심한 적도 한 두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페이지를 하나씩 넘기면서 어느샌가 “이 정도는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지금 돌아보면 놀라운 생각의 전환인 것 같다. 거창한 깨달음 같은 것 없이 아주 가만히, 어느샌가 내가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비건과 미니멀리즘의 삶에 대해 그려보기 시작했다.

 


이 책 《일상이 포레스트》는 살아 있는 이 순간과 공간, 내게 생명을 주는 먹거리는 물론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의 가치를 일깨워 생활의 의미를 찾고 풍요롭게 이끈다.

 

우리의 꿈은 자칫 먼 미래에 머무르곤 한다. 그날을 위해 지금 이 순간은 마땅히 조연이 되어도 좋다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이 책은 ‘언젠가 멋지게’가 아닌 ‘지금부터 제대로’ 살기 위한 생활 속 작은 실천과 생각을 공유하며, 누구나의 마음 한 구석에 품어온 ‘리틀 포레스트’를 지금 머무는 이곳에서 펼쳐낼 수 있도록 엄두를 내게 만든다.

 

- 책 소개 중

 

 


*

 

“작은혁명!”

 

 

비유하자면 참으로 담백한 두부 같은 책이라는 생각을 했다. 자주 손이 가지는 않았어도 어디서나 쉽게 접할 수 있고, 그 맛이나 경험도 아주 특별하다 할 게 없는데 곱씹을수록 왠지 모르게 고소한 풍미가 올라오는 그런 두부 말이다. 채식과 미니멀리즘은 실천하기 어려운 것이고 내 일상에는 들어올 일이 없으리라 생각했는데 책을 읽을수록 어느 순간 그것을 실천하는 내 일상에 대해 상상하게 된다.

 

 

달걀이 부화하여 닭이 될 때까지 몇 달이 걸릴까요? 요즘에는 35~48일이 걸립니다. 닭의 급격한 체중 증가를 위해 배합 사료를 먹이거든요. 몸집은 기형적으로 커졌지만 본질은 병아리인 닭이 삐약삐약 소리를 내며 걷는 모습을 상상해보세요.

 

달걀에서 부화된 암평아리는 달걀을 낳기 위해 축사로 이동되지만 수평아리는 어떻게 될까요? 산 채로 기계에 넣어 갈아버리거나 쓰레기봉투에 생매장시킵니다. (...)

 

우유와 달걀. 진실을 알고 받아들이는 게 쉽지는 않네요.

 

- <우유를 마시면 뼈는 점점 약해진다> 일부

  

 

책 속 내용 중에서 달걀에 얽힌 내용에 대한 글쓴이의 이야기를 읽고 나서는 늘 간식으로 먹었던 삶은 계란을 베어 먹는 그 순간이 낯설게 느껴졌다. 먹을 때 일어나는 유해한 성분에 대한 내용보다 달걀을 먹기까지 동물에게 일어나는 상황이 불편하게 다가왔다. 그 순간 내가 떠올린 생각은 “달걀을 끊어야지”라는 다짐이 아닌, “그렇다고 달걀을 끊을 순 없지”도 아닌, “안 먹을 수는 없겠지만, 조금씩 줄여볼 수는 있지 않을까”였다.

 

<일상이 포레스트>가 이야기하는 삶의 태도가 그런 것이었다. ‘우리가 지금 당장 고기를 끊고 달걀을 안 먹는 건 어렵겠지만 조금씩 실천하고 줄여나가는 것은 시작해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작은 혁명의 태도. 작지만 꾸준히 실천하는 가치의 실현 말이다. 어느 날 비건이 되겠다고 호기롭게 다짐한 것과 달리 삼겹살 앞에서 무너질 수 있지만 그럼에도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지구를 지키는 일상의 가치를 그려보는 것. 그것이 글쓴이가 전하는 일상 속의 포레스트였다.

 

중요한 것은 채식의 실천이 단지 사회, 환경과 같이 외부 문제만을 의식한 것뿐이 아니란 것이다. 그러한 실천은 실제로 글쓴이 자신의 일상을 건강한 모습으로 조금씩 바꾸어 나가고 있었다.


 

하루에 딱 한 끼만 야채로 바꿔보세요. 통곡물이나 생채소가 좋은 이유는 그 안에 생명력이 듬뿍 담겨 있어서 입니다. 자연에서 나온 그대로를 먹기 때문이지요. 일주일만 시도해보세요. 해봤는데 몸에 전혀 변화가 없다면 다시 예전 식단으로 돌아가면 됩니다. 분명 달라질 거예요.

 

- <하루 한 끼는 야채를 먹어야지> 일부

 

 

미니멀리즘 일상에 대한 내용을 읽으면서는 ‘원하는 것을 채우는 삶’이 아닌 ‘본질적으로 충분한 삶’이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었다. 툭하면 필요하다며 가지고 싶다며 이것저것 사려는 궁리를 아무렇지 않게 하던 내게 잠시 ‘더 사지 않아도 이미 충분히 소유하고 있지 않을까’ 다시 성찰할 기회를 주었다.

 

 

편리를 위해 하나씩 모은 물건이 서랍 가득 있지는 않나요? 거의 사용도 안 하면서 그것들을 쓸고 닦고 하느라 시간을 소비하고 있지는 않나요? 물건이 적을 수록 요리와 청소가 쉬워집니다.(...)

 

물건이 적어지면 신기하게 욕심도 그만큼 사라집니다. 저도 미니멀리즘에 관련된 책을 처음 읽었을 때는 이런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가진 소유물이 적어질 수록 저도 모를 물욕이 사라지는 걸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물욕이 사라지니 돈을 쓸 일이 많이 줄어들어 마음이 예전보다 가벼워짐을 느낍니다. 소유가 아닌 존재로 살아가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 <물건이 적을수록 삶이 편해진다> 일부


 

오히려 간단한 질문이 일상을 다시금 살펴보게 한다. 아무렇지 않게 사고 싶은 물건들을 머릿속에 기억하다가도 ‘작은 방구석에서 이 물건을 거둬내면 또 어디에 보관하지’, ‘혹시 더 작은 집으로 이사하면 이것들을 어디에 두어야 하지’, ‘사고 나서 그만큼 내가 자주 쓸까’라며 생각하게 되면서 섣부를 수 있는 소비의 결정을 잠시 미뤄둘 수 있게 한다. 그 작고 우연한 것으로 보이는 원동력이 충분한 일상의 방향을 맞춰나갈 수 있는 시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상에서 당연하게 여겼던 먹거리와 소비, 소유를 성찰하는 것. 일상의 사소한 부분은 그 사소한 변화만으로도 일상의 방향과 풍경을 바꿔주기에 중요한 부분들인 것 같다. 늘 먹던 것을 이렇게 먹으면 어떨지, 늘 사서 놓았던 것이 정말 내게 필요하고 앞으로도 쓸모가 있는 것인지 잠시 생각하는 것은 고정되어 있던 일상에 작은 바람을 불러오기 시작한다. 그러한 과정이 소비와 광고의 사회가 속삭이는 더하고 또 더해야 쫓을 수 있는 충분한 삶이 아니라, 일상의 주체로서 본질적으로 나의 삶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나로서 충분한 것이 무엇인지 성찰하는 순간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 않을까.

 

글쓴이의 표현을 빌리면 이는 곧 ‘스며드는 삶’이었다.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가치나 태도를 갑작스레 버거운 것으로 들여놓는 것이 아니라, 하나씩 조금씩 스며들며 다가오는 것으로 마주하는 삶의 태도인 것이다. 그 과정은 하나의 가치를 나의 일상에 가장 어울리는 모습으로,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으로 찾아 나서는 방법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담백한 글과 일상 이야기를 읽으며 내가 정말로 스스로 원하는 일상을 살고 있는지, 지금의 일상이 정말로 내가 주체적으로 추구하는 일상이었는지 나에게 돌아가 질문하게 되었다.

 

다른 것이 아닌 나로서 충분한 삶을 무엇일까. 본연의 것을 찾고 추구하다 보니 가장 심플하고도 이치에 맞으며 자연스러운 일상의 모습에 이르렀다는 글쓴이의 책 <일상이 포레스트>는 이 고민을 두고 풍요로운 일상을 위해 다른 것을 덧붙이기보다, 이미 그 자체로 충분하기에 다가가 지금 살아갈 수 있는 ‘충분한 삶’의 모습을 제안하고 있었다.

 

*

 

야채를 먹고 보관할 수 있는 노하우에 대한 내용은 ‘야채는 금방 상해서 사서 먹기 부담스럽다’라는 나의 출처 모를 고정관념을 전환해주었고 육류, 우유, 계란에 얽힌 숨겨진 뒷이야기는 다시금 그것을 먹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었다. 필요하다며 사 놓았던 방 안의 물건들을 한번 돌아보고 일상과 상관없이 소비가 습관이 되어 낭비된 것이 없는지 잠시 고민해봤다. 변화하겠다는 다짐 이전에 너무도 당연하게 여겨서 지나쳤던 것을 짚어가는 시간이었다. 거창한 고민이랄 게 없었다. 정말 잠시 생각해본 것인데 어쩌면 그런 잠시의 순간이’ 플렉시테리언으로 살 수 있지 않을까’, '더 이상 무엇인가를 살 필요가 없지 않을까’라며 평소 해보지 못한 생각까지 다가가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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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요일에 평소처럼 일주일 치 장을 보았다. 늘 마시던 우유를 넣다가 다시 빼고 아몬드 우유를 담았다. 늘 빠지지 않는 구매 품목이었던 계란은 잠시 내려놔 보았다. 드레싱 대신 과일을 넣어도 맛있다는 말이 기억나 간식 겸 먹으려고 가격이 제일 만만했던 바나나를 담았고 고기 대신 두부를 담아보았다. 평생 그렇게 살 수는 없을지라도 일상의 며칠은 그렇게 살아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란 생각을 했을 뿐이었다. 기분 전환을 하겠다고 방을 꾸밀 새로운 물건을 사려 했던 고민을 돈도 아껴볼 겸 잠시 내려놓기로 했다.

 

앞으로 그렇게 살겠다는 단호한 선언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조금씩 덜어내는 시도, 그러니까 처음이니 연습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책을 읽으며 분명히 느낀 것은 일상에서의 “해볼 수 있지 않을까?”는 그저 안일한 태도만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것이 삶의 태도와 일상을 바꿀 수 있는 하나의 시작점이라면 충분히 의미 있는 방법이었다.

 

나의 담백한 일상은 어디 있었을까? 장을 보고 글을 쓰는 지금까지 5일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일주일이 지나기도 전 계란 10구를 다 먹었던 식사 습관을 가졌었는데, 저번 주에 남아있던 4구가 그대로 남아있다. 저녁으로 라이스페이퍼에 야채를 넣어 만드는 월남쌈을 먹어봤다. 야채가 질릴 수 있고, 손질이나 보관이 어려워 금방 포기할 수도 있겠거니 싶었는데 글쓴이의 야채 보관 노하우는 오히려 식사 준비 시간을 간단하게 줄여주었다. 미리 한꺼번에 손질해 놓으니 언제든 바로 월남쌈으로 싸서 먹거나 더 든든하게 먹고 싶을 때는 밥에 넣어 비빔밥으로 먹으면 그만이었다. 살다보니 생각보다 충분히 잘 지내고 있는 것이었다. 평소에는 아침을 샐러드로 먹었으니, 저녁을 이렇게 먹으면 이따금 나만의 비건데이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까지 하게됐다.

 

어렵지 않았다. 복잡한 고민이라 할 것도 없었다. 너무 간단했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먼저 해보는 것으로 시작했을 뿐인데 고정관념이 하나씩 바뀌기 시작한다. 이것이 나로서 실천할 수 있는 충분하지만 버겁지 않고 담백한 일상이라는 걸까. 어느 날 고기를 먹거나 순간 마음에 휩싸여서 굳이 필요 없는 소비를 하기도 하겠지만 조금씩 스며들어 가면 지금처럼 작은 것부터 하나씩 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꽤 오랫동안 넘쳐나는 시대 흐름에 휩쓸리며 살아봤으니, 이런 담백하고 가벼운 일상을 살아가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할 수 있는 것으로 덜어냄으로써 찾아가는 내 일상 속 여유로움, 이렇게 담백하고도 충분한 시작도 없는 것 같다.

 

 


 

 

[도서 정보]


나를 살리고

지구를 지키는

작은 혁명


도시에 살아도 일상은 포레스트!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의 가치를 일깨운다.

뚝딱뚝딱 만들고, 비우고, 아끼니 풍요로워진다.


『일상이 포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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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이하림


쪽수

144쪽

 

가격

11,900원

 

출판사

책읽는고양이


발행일

2020년 6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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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예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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