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다시 만난 작은 아씨들

글 입력 2020.03.04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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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씨들'. 너무도 익숙하고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제목이다. 고전소설과 영화를 좋아하던 과거, 몇 번이고 읽고 몇 번이고 보았던 추억 속 작품인 작은아씨들은 크리스마스를 시작으로 펼쳐지는 따뜻한 네 자매의 이야기로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 개봉한 영화 '작은아씨들' 때문인지, 넷플릭스에 1994년도 개봉했던 과거의 작은아씨들이 추천되었다. 과거를 회상하며 감상한 영화는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에 봐도 촌스럽지도, 불편하지도 않았으며 네 자매는 기억 속 모습과 다름이 없었다. 그렇게 네 자매의 매력에 빠져 나날을 보내던 와중에 날아온 도서 작은아씨들의 문화초대는 영상으로 만난 네 자매를 글로써 만나보고자 하는 마음을 일으켰다.

 

그렇게 만나게 된 도서 작은아씨들은 오랜만에 만난만큼 나를 놀라게 했다. 과연 과거에 읽었던 책이 맞나 싶을 정도로 두꺼운 두께와 고전소설의 표본 같았던 과거의 책과는 달리 아기자기하고 세련된 표지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어진 시간 안에 책을 모두 읽을 수 있을까 하는 염려와 함께 네 자매를 만나기 시작했다.

 


성질을 다스리는 데 40년이나 걸렸단다. 그러고도 겨우 제어할 수 있는 정도밖에 안돼. 사실은 거의 매일 화가 나. 그저 겉으로 티를 내지 않는 방법을 익힌 것 뿐이야. 화를 느끼지 않는 방법을 배우기를 바라는데, 그러려면 앞으로 40년은 더 걸리지 싶어.


- p.135


 

네 자매를 만나기 위해 시작한 독서는 마치부인의 발견으로 이어졌다. 과거에는 그저 온화한 네 자매의 엄마로만 생각되었던 마치부인은 사실 굉장히 지혜로웠고, 자신의 사랑스러운 네 자매에게 들려주는 인생의 교훈은 마치 나에게 들려주는 교훈 같았다.


조의 대사가 나의 생각과 정신을 깨웠다면, 마치부인의 대사와 편지는 나의 인생을 다독이 토닥여주면서도 위로해주는 것 같았다. 어찌보면 동화 속에 나오는 따스한 교훈과도 같은 느낌이지만, 내게는 '인생은 원래 그런 거란다', '사람은 원래 그런 존재란다'와 같은 다독거림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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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네 자매의 그 누구도 나와 비슷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메그처럼 온화하지 않고, 베스처럼 천사 같은 심성을 지니지도, 조처럼 자신의 당차지도 않았으며, 에이미처럼 자신의 길을 나아가지도 못했다. 그래서 네 자매 중 그 누구에게도 이입되지 않고 이야기의 흐름을 바라보는 해설사의 입장으로 책을 마주했다. 영화를 볼 때도 각자의 캐릭터에 매력이 있다고 느꼈지, 주인공들에게 이입이 되어 관람하지는 않았다.

 

네 자매 중 그 누구에게도 이입되지 못한다고 생각했던 초반에는 책의 재미가 반감되는 듯한 생각이 들어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제 3자의 입장에서, 해설의 입장에서 네 자매를 바라보니 그 누구에게도 치우치지 않고 모두의 마음을 이해하고, 객관적으로 그들을 바라볼 수 있었다. 또한 그들을 나타낸 섬세한 표현을 마치 네 자매가 옆에 존재하듯 더욱 깊게 감상할 수 있었다.

 

책을 읽어 내려가며 모든 인간은 각자의 삶을 살아간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같은 부모, 같은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모두가 가진 성향, 생각 등이 모두 달랐으며 그녀들이 나아간 길 또한 달랐다. 여성에게 투표권 조차 주어지지 않았던 시대를 살았음에도, 삶을 살아가는 도중 이것이 인생임을 알려주듯 드러나는 삶의 빈틈에도 그녀들은 자신의 인생을 위해 나아갔다. 시대의 차이는 있어도 생생한 작가의 표현이 마치 네 자매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듯한 경험을 했기에 더욱 그녀들의 삶이 직접적으로 다가왔을지도 모른다.

 


네 자매 중 누구를 모델로 삼아도 읽는 이들은 타인의 시선보다, 내 안의 힘을 더 소중히 여기는 강인한 어른으로 무르익을 수 있을 것이다.


 

추천의 말처럼 주인공들을 모델로 삼아 읽지는 않았지만, 한 걸음 떨어져 바라 본 마치가의 이야기는 내 안의 힘을 소중히 여기도록 만들었다. 네 자매가 가지고 있던 인생의 대한 생각과 그들이 직접 취한 행동처럼 나의 마음 속에는 과연 어떠한 힘이 들어있을지 더욱 궁금하면서도 소중하게 여기게 된 것이다.

 

책을 읽고 난 지금, 네 자매들이 그리워 돌아오면 항상 그랬든 그녀들은 한결같이 나를 맞이해줄 것 같은 따뜻함을 남았다. 네 자매와 마치부인의 공감가면서도 새롭고, 따뜻한 이야기가 항상 나의 책장 속에서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

 

성격도 생김새도 완전히 다른 네 자매, 메그, 조, 베스, 에이미. 소설 역사상 가장 사랑받은 자매들의 이야기를 968쪽의 디럭스 양장본으로 만난다. 긴 스토리지만 한번 읽기 시작하면 손에서 놓을 수 없는 매력 만점 작품이다.


온화하지만 허영심이 강한 메그, 천사 같은 심성을 지닌 이타주의자 베스, 투덜대면서도 자신이 나아갈 길을 아는 막내 에이미, 그리고 엉뚱한 사고뭉치지만 책을 좋아하는 작가 지망생 조. 가난하고 초라한 환경이지만 고비마다 서로에게 위로자가 되어주며 인생의 참의미를 찾아가는 네 자매는 1868년 첫 발표 이래 약 150여 년간 전 세계 50여 개국 독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독자들은 누구나 네 자매 중 한 명을 자신과 동일시하며 마치 집안의 자매들에게 빠져들었고, <타임>이 최고의 100대 소설로 선정한 것도 바로 이런 공감의 힘에서 나왔다.


작가의 의도대로 1부와 2부를 합쳐 한 권의 책으로 묶었고 완역본이다. 젊은 여성 번역가가 가급적 현대적 언어로 번역하여 가독성을 높였으며 세계적 디자인 브랜드 Rifle Paper Co.의 애나 본드가 커버를 디자인하여 소장욕구를 자극한다. 엠마 왓슨, 시얼샤 로넌, 티모시 샬라메가 출연하는 동명의 영화가 개봉되어 색다른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조앤 K. 롤링, 시몬 드 보부아르, 줌파 라히리가 평생 사랑한 책, <작은 아씨들>과 만나라. 물질보다 영혼의 부유함을 찾은 그들이 내면의 아름다움을 갖춘 강인한 어른이 되는 법을 기꺼이 나눠줄 것이다.

 





작은 아씨들
- Little Women -


지은이
루이자 메이 올컷
 
옮긴이 : 공보경

출판사 : 윌북

분야
영미소설 / 고전

규격
124*178mm

쪽 수 : 968면

발행일
2019년 07월 30일

정가 : 15,800원

ISBN
979-11-5581-217-4 (02840)




 


[김태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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