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호랑공주의 우아하고 파격적인 성인식 - 인생, 이름값 하면서 살면 좀 좋잖아

글 입력 2020.02.25 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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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의 제목부터 파격적이었다. [호랑공주의 우아하고 파괴적인 성인식] 딱 봐도 뭔가 때려 부수고 난장판이 일어나리란 것 정도는 알 수 있었다.


내가 주로 읽는 책은 공포, 추리물, 서스펜서물 그 외 비슷한 류들. 하지만.. 난.. 사실 이런 류의 책도 좋아한다. 책에 꼭 추리가 들어가고 감명이 들어가고 교훈이 들어가먄 할까? 가끔은 이렇게 속 시원한 책도 읽어줘야 한다. 그리고 읽다보니 정말 속이 뚫리는 기분도 들었다.


처음 책을 읽을 당시에는 시대상 반영이 조금 어려웠다. 주인공과 친구들이 얘기하는 말들을 보면 현대적인 것 같으면서 고종? 혜종? 뭔가 서울 느낌인데 왕이 있어? 외려 이런 컨셉 때문에 조금은 판타지스러운 느낌이 들었던 것 같기도 했다. 사실 배경보다 주인공의 행적이 더 판타지스러웠지만.(..)


도서를 읽으면서 네이버 웹툰의 '어글리후드'가 많이 생각났다. 처지는 다르지만, 여성 서사의 스토리에 그들이 하고자 하는 일들을 찾아 나서는 일이 닮았다고 생각했다. 아니, 어쩌면 그냥 다 때려부수는 모습이 닮아서였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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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주인공 호랑의 성장기라고 했지만, 보편적인 성장 스토리와는 조금 달랐던 것 같다. 슬픔과 좌절 기타 좋지 못 한 일과 상황들을 겪은 뒤 아픔을 딛고 일어서서 '가치관의 변화'가 오는 것이 성장기 스토리라고 생각한다. (성급한 일반화라기보다는, 내가 보았던 대부분의 성장기 이야기가 그러했다)


그렇다고 주인공 호랑에게 그런 일이 없었다는 것은 아니다. 성장을 못 했다는 뜻도 아니었고, 180도 바뀐 변화 보다는 본래 호랑의 가치관, 성향, 성격이 바뀌지 않고 그대로 자란 느낌. 올곧게 커간다는 말이 더 어울리는 것 같다. 그리고 나는 그렇게 해서 자라난 호랑이 더 대견하고 좋은 결말이라고 느꼈다.

 

 

"레드카펫 위에 선 호랑은 야생에서 뛰어놀던 짐승 같던 이전의 모습과 지금을 연결 짓기 어려울 정도로 우아하고도 화사한 인상을 주었다. 그제까지만 해도 궁궐 안의 고릴라처럼 날뛰던 호랑이 이렇게나 진중한 모습을 보이니 기존 이미지와의 격차에서 오는 파괴력은 비할 데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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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호랑은 내가 되고 싶은 인물이었다. 나름의 고민도 가지고 있고 무엇보다 학창 시절을 저렇게 자유분방하게 살다니. 고등학생 때의 소박한 꿈 중 하나가 야자를 신청하고 한 번 정도 째는 거였는데 그 다음날 선생님에게 혼나는 것이 두려워 도망쳐 본 적이 없다. 오히려 반에서 혼자 남아 야자를 했으면 했지.


사실 정말 별 것도 아닌데 괜스레 겁이 나 해보지도 못하고 꼭 이렇게 커서 후회하는 일만 늘어갔다. 한 번 정도 한다고 누가 죽는 것도 아니고, 혼나더라도 삶을 포기할 정도로 혼날 사안도 아니었는데 왜 무섭다고 시도해보지 못 했을까. 이래서 사람들에게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 나는 그런 용기가 부족했다.


생각해보니, 어쩌면 나는 일탈을 꿈꾸는 것일지도 모른다. 학창 시절 양아치들이 무서운데 그럼에도 뭔가 멋있어 보였던 이유는 그래서가 아닐까. 다른 사람들은 모두 착하고 예의 바르고 모범적으로 살아야된다고 하지만, 그 아이들은 그런거 필요 없이 자기들 하고 싶은 대로 했으니까. 예의 밥 말아먹은 행동이 잘 한 행동이란 것은 아니다. 그저 하고 싶은 일을 했다는 것이 나는 부러웠다. 내가 하지 못하는 일들은 그 애들은 했었으니까.


공부하는 반친구들 불편하게 난장판 피워대는 꼴은 솔직히 지금 생각해도 싫고 욕하고 싶지만. (여담으로 중학생 때 소위 노는 애들이 반 자습시간 때 대걸레를 들고다니며 저들끼리 노는 모습에 신물나기도 했다... 그 더러운 대걸레 잘못 휘둘러서 내 가방에 맞는 모습 보고 정말 경악을 했었더란) 나는 남의 시선, 남의 눈길, 남의 평가에 너무 목매달고 살았던 것 같다. 아니, 사실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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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신기하게도 책을 읽는 동안에 그런 소리를 들었다. "왜 이렇게 눈치를 봐, 눈치 안봐도 돼, 편하게 해"라고. 나도 어렴풋이 내가 남의 눈치를 많이 보고 산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솔직히 눈치 없이 살고 욕 먹는게 나는 좀 싫었다. 상대가 나의 행동으로 인해 또는 외부의 영향으로 인해 기분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나의 말이 상대를 더 불편하게 하면, 그냥 그 상황이 끔찍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사실 내가 항상 바라던 나의 이미지는 자유롭고 눈치 안 보는 삶이었다. 그럼에도 나는 주위에 너무 많은 신경을 써서 예민해졌고 피로해져만 갔다. 하지만 이제는 주변에서 그런 소리를 듣기도 했고, 내 로망의 주인공인 책도 읽었겠다 눈치 안 보고 살고 싶어졌다. 이름값 하는 호랑이처럼.

 


"호랑은 짐승이었다. 구 창천동 뉴클리어펀치라는 이명은 허세가 아니었다. 지웅과는 달리 호랑에게 체급차는 아무런 문제도 아니었다. 호랑의 묵직한 양 주먹이 복면남들의 턱 끝을 재빠르게 강타하면 그 복면남들은 바로 뇌진탕의 충격으로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호랑은 복면남들의 갈비와 턱 그리고 명치 등 다양한 곳을 드럼 연주하듯 두들기면서 이제까지 억눌러야만 했던 화를 풀었다."


 

표지.jpg

 





호랑공주의 우아하고
파괴적인 성인식
- 안전가옥 오리지널 3 -


지은이 : 홍지운

출판사 : 안전가옥

분야
장르소설
역사소설, 팩션

규격
128X200mm

쪽 수 : 284쪽

발행일
2020년 02월 03일

정가 : 15,000원

ISBN
979-11-90174-66-4 (03810)



 

 




[배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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