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뮤지컬다운 뮤지컬, '아이언 마스크' [공연]

화려함과 웅장함에 압도되다
글 입력 2020.01.15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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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공연이 한창 클라이맥스로 다가가면서 분위기는 더욱 고조되었다. 배우들의 힘찬 노래와 웅장한 오케스트라는 귀를 꽉 채우고 화려한 조명은 눈부셨다. 등받이에 기대던 척추를 곧게 세우고 호흡을 한껏 들이마셨다. 무의식적으로 입에서 툭 하고 튀어나오는 한 마디는 '와!'였다. 나는 분위기에 압도되었고, 소름 돋았다.


'소름 돋다'라는 표현은 여러 가지 의미로 쓰인다. 불쾌한 기분에 소름이 돋기도 하며, 환상적인 기분에 소름이 돋기도 한다. 또한,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소름이 돋기도 하고, 예상하지 못한 신체적 감촉에 소름이 돋기도 한다. 그중, 공연이나 작품을 보고 얻는 미적 쾌락에서 오는 '소름'은 아주 귀중하다. 어쩌면 끝없는 탐미의 이유 또한 이러한 '소름'을 즐기기 위해서일지도 모른다.


'소름 돋게' 만드는 작품은 아주 다양하다. 뮤지컬, 연극, 영화, 음악, 소설 등 거의 모든 예술 작품들은 사람들을 소름 돋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몇 가지 변수가 있는데, 작품에 대한 몰입도와 이해도가 '소름 돋음'을 결정한다. 사람들은 각자 작품에 대한 몰입도와 이해도가 다르고, 이에 따라 작품을 보고 느낀 감정도 달라진다.


누군가가 베토벤의 음악을 듣고 소름 돋았다고 말했을 때, 그가 느낀 감정을 모두가 동일하게 느낄 수는 없다. 베토벤에게 개인적인 애착을 가지고 있어 그의 음악을 듣고 소름이 돋을 수도 있다. 마치 "베토벤의 음악은 그의 어두운 인생이 드러나는 것 같아"라는 감상은 베토벤의 인생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적용될 수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비슷한 감상을 전달할 수 있는 장르나 작품들이 있다. '모두가 좋아할 만한' 작품들이 그중 하나다. 누구에게나 비슷한 감상을 제공하는 작품들은 '대중적'이라는 표현으로 설명된다. 대중적인 작품들은 진입장벽이 낮다. 그래서 힘들이지 않고 볼 수 있으며, 어려운 이해 없이도 감상할 수 있다.


그래서 대중적인 작품들은 사람들을 '소름 돋게' 만들기 좋다. 그 이유는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을 넣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이해를 요구하지 않고,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대중적인 작품이다. 그래서 대중적인 장르는 작가와 내용이 달라져도 장르만으로 큰 인기를 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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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은 대중문화다. 다수의 사람들이 모여서 관람하는 극장 문화가 뮤지컬의 출발이기 때문에, 뮤지컬은 극장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춤과 노래를 보여준다. 난해하지 않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며 사람들의 몰입을 돕는다. 화려한 조명과 무대를 통해 웅장한 음악을 들려주며 배우들은 연기를 펼친다. 이렇게 관객들을 즐겁게 만들 수 있는 요소들이 가득한 뮤지컬은 '소름 돋기' 딱 좋은 예술이다.


나는 <아이언 마스크>를 보기 전, <삼총사>를 읽어보지도 않았으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동명의 영화 <아이언 마스크>를 본 적도 없다. 간단히 어떤 소재를 다루고 있었는지만 확인하고 뮤지컬을 관람하러 갔다.


평소에 연극 뮤지컬 분야에는 큰 관심이 없었고, 삼총사와 달타냥과 같은 이야기도 모르고 있었으니 관람이 어려울까 조금 걱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언 마스크>는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던 뮤지컬이었다. 뮤지컬이라는 장르가 관객 친화적이었고, <아이언 마스크>라는 작품이 가진 매력 때문이었다. 2시간 30분이라는 시간은 전혀 길지 않게 느껴졌다. 계속 이어지는 노래는 집중을 놓을 수 없었고, 중간중간 들어간 유머 코드는 현장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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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마스크>의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배우들의 연기였다. 특히, 필립과 루이 역을 맡은 노태현 배우의 연기는 놀라웠다. 작품 중간 필립과 루이의 속마음이 번갈아 가며 교차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상반된 두 인물의 감정을 표현하는 모습이 마치 <지킬 앤 하이드>의 장면을 보는 것만 같았다.


<아이언 마스크>의 캐릭터들 또한 매력적이었다. 원작 소설과 영화와는 달리 뮤지컬이라는 특성 때문에 어느 정도 캐릭터가 각색되는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그런 부분들 또한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초반의 진지한 분위기 이후로 포르토스가 중간중간 던지는 유머 코드는 뮤지컬의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또한, 달타냥은 선과 악 사이에서 줄다리기를하며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는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아이언 마스크>는 연극과 뮤지컬에 깊은 조예가 없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작품이었다. 원작 뮤지컬의 곡들과 스토리 전개의 아쉬움이 약간 남았지만, 배우들의 연기와 무대의 화려함과 웅장함은 그러한 단점을 가릴 수 있었다. 뮤지컬에 조금 두려움을 갖고 관람했지만, 아주 즐거운 기억으로 남을 관람이었다. <아이언 마스크>는 평소 연극 뮤지컬에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 연극 뮤지컬을 평소에 보지 않던 사람들에게도 추천할 수 있는 뮤지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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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마스크
- THE MAN IN THE IRON MASK -


일자 : 2019.11.23 ~ 2020.01.26

시간

화, 수, 목, 금 8시

토 3시, 7시

일 2시, 6시

윌요일 공연 없음

목요일 4시, 8시


장소 : 광림아트센터 BBCH홀

티켓가격

VIP석 140,000원

R석 120,000원

S석 80,000원

A석 60,000원

 
주최
㈜플레이앤씨

주관
㈜글로벌컨텐츠

제작
㈜메이커스프로덕션

관람연령
만 7세 이상

공연시간
150분
(인터미션 : 15분)
 


 


[김용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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